지난번에 말씀드렸지만,

많은 영어 학습책들이 '동사'를 강조합니다.

 

동사에 관련된 책들이 정말 많이 나와있죠.

그래서 우리도 알게 모르게 영어 동사에 많이들 신경씁니다.

 

우리 입에서 뱅뱅 돌고 안 나오는게 '동사'이니까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It's too early for supper.

 

이걸 우리말로 옮기려면 영어에 있지 않은 무언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뭘까요?

 

It=그것은

is=이다, 있다

too=너무

early=일찍이다, 이르다

for=(목표나 대상을 향한 전치사)

supper=저녁

 

그대로 풀어볼까요?

 

그것은(it is) 너무 이르다(early) 저녁을(supper) 위해(for)

 

그것은 저녁을 위해 너무 이르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온전한' 한국어가 아니죠.

문법적으로는 일절 오류가 없지만, 모태 한국인이라면 아무도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저녁을 먹기엔 너무 이르다.

 

이렇게 말하죠.

 

그러니 어떤 단어가 '추가'되었나요?

 

바로 '먹다'입니다.

 

It's too early for supper.=저녁을 위해 너무 이르다.

 

우리가 최소한 이렇게 말한다면 영어가 이 지경까지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아주 작은 예지만, 맛을 한 번 보십시요.

 

어쩐다?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이르네?

 

이런 표현을 영어로 옮기라 하면 십중 팔구 이렇게 나옵니다.

 

It's too early to eat supper.

 

아닌가요?

 

왜? 우리말에 '먹기에는'......즉 '먹다'라는 동사가 엄연히 존재하니까요.

 

이 선물은 우리 할머니께 드릴 선물이야.

 

이걸 그대로 영어로 옮기면?

 

This igift is the gift that I'll give to my grandma.

 

그렇죠?

 

그런데 영어로는 이렇게 간단히 표현됩니다.

 

This gift is for my grandma.

 

우리말에 있던 '드릴(주다)'라는 동사가 사라졌죠.

 

그렇게 해 주시면 톰이 힘이 나서 한 번 해 볼 거예요.

 

이걸 또 그대로 우리말을 다 살려서 영어로 옮겨보죠.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렇게 하시는 분 상당히 많으실 겁니다.

 

If you do that, Tom will get some more power? energy? strength? and he will do it once.

 

이런 '엄청난' 문장이 만들어집니다.

 

바로 이런 걸, 그 유명한 '콩글리쉬(broken English)'라고 하죠.

 

한 번 해보다.....는 한단어로 있습니다. try.....죠.

 

That will encourage him to try it.

 

어떠세요?

 

무릎 탁!! 쳐지시기 않으시나요?

 

아!! 왜 이렇게 쉬운 표현을 놔두고 난 모르는 걸까.....

 

모르는 게 아니라...'동사' 중심인 우리말에서 '동사'를 버리지 않아서입니다.

 

명사 중심인 영어의 '습성'에 신경쓰지 않아서입니다.

 

영어는 명사를 좋아합니다.

 

우리말은 모든 말이 뭘로 끝나나요?

 

동사로 끝납니다.

문장일 경우는요.

 

동사=서술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어는요?

 

동사가 주어 바로 다음에 오고, 문장 마지막에는 명사가 옵니다.

 

명사는 그 뒤에 관계 대명사를 이용해서 무한정 붙여갈 수 있습니다.

 

우리말은요?

 

동사로 끝나버리기 때문에 뭘 붙일 수가 없죠.

그래서 중간에 형용사나 수식어가 길어지는 습성이 있습니다.

 

영어는 명사로 끝나므로 뒤가 길어지죠.

 

이 말을 거꾸로 뒤집어 보면...

 

영어는 순서대로 착착착 짚어서 따라가기만 하면 독해가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말은 안 그래요.

여기갔다 저기갔다 우왕좌왕 이쪽 저쪽....

 

복잡합니다.

 

우리가 토종 한국인들이라 복잡하다고 못 느껴서 그럴 뿐이지요.

 

명사 중심인 영어는 오히려 우리말보다 독해가 쉽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오랫만에 '독해' 이야기를 해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