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바닥'을 보면 영어가 보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말을 글자 그대로 옮기면!

다시 말해서, 우리말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닥'을 보지 않으면

영어로 바뀌어서 나오는 말이 좀 이상해지기 쉽습니다.

거 참.....

그냥 글자와 글자를 딱딱 대응해서 영어가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도대체 왜 이렇게 달라서!!!

그렇습니다.

우리말과 영어는 그 생성원리, 발전과정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연음이 북미영어보다 많지 않은 딱딱한 영국 영어에서 지금의 북미영어로 영어가 변모하게 된 것은

'productivity'를 중요시하는 미국인들의 사고가 그대로 반영된 탓이라고 합니다.

 

연음을 살리지 않고 딱딱 끊어서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만 해도 '수고'가 들어가고,

그걸 '불필요하다', '생산성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북미인들의 사고관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는 거죠.

 

이런 북미 영어의 생산성에 대해 생생한 사례를 들어 말씀드릴게요.

 

킨더에서 학기 첫날이나 첫주에 바깥에서 아이들을 모아놓고 줄을 서서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그걸 하루만 하는 경우도 있고, 며칠 하는 경우도 있죠.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된 엄마(한국에서 좋은 대학 나오고 영어 꽤 잘한다고 인정받았을)

가 킨더에서 미국 엄마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From now on, we don't need to stand on the line when they go into the classroom in the morning?

(지금부터        우리는 아침에 교실에 들어갈 때 줄을 안 서도 되는 건가요?)

 

완전히 엉터리는 아닐지 모르나 이건 우리말을 글자 그대로 옮긴 겁니다.

 

그런데 같은 내용을 미국 엄마가 미국 엄마에게 묻네요.

어떻게 물을까요?

 

No more line in the morning?

 

어떠세요?

 

두 엄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물론, 인종의 차이? 영어 원어민과 비원어민이라는 차이? ㅎㅎ

 

그것말고 '생산성'의 기준에서 한 번 보세요.

 

비원어민 엄마는 생산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원어민 엄마는 생산성을 십분 고려했어요.

 

어떻게 생산성을 고려했다는 걸까요?

 

현재 두 사람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정보(아이들이 평소 줄을 서는데 교실 앞에 줄 안선 상황)'를

최대한 활용해서 '생략'의 미를 발휘한 거죠. 그런 정보들이 전혀 없다면 아무리 원어민이라해도

더 보충해서 이야기했어야 할 겁니다.

 

토종댁이 말하는 '친절한' 우리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시겠지요?

바닥을 보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겠지요?

 

물론, 그렇다고

 

뜻만 통하면 된다,

생산성이 중요하다, 고 해서 '단어'로만 말을 하라는 건 아닙니다.

 

요는....'불필요해서 생략하거나 빼거나 없애도 되는' 말!!!!!

 

우리말에는 필요하지만 영어에서는 '굳이' 필요없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봅시다.

 

긴~~~~~~게 쉽습니까?

짧은 게 쉽습니까?

 

단어수가 많은 게 쉽습니까?

단어수가 적은 게 쉽습니까?

 

혹시 아직도 말이 길고, 문장이 길고, 단어수가 많아야 영어를 잘하는 것 같다고

생각되신다면!!

 

생각을 살짝 바꿔서 접근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