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표현이 다르면 의미도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왔습니다.

 

"이 말을 영어로 어떻게 하죠?"

 

하고 질문이 오면 답을 하는 사람들마다 각양각색 다른 답이 나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먼저 우리말부터 볼까요?

 

"(몽룡이 춘향이 집에 놀러갔습니다) 춘향이 있어요?"

 

이렇게 물으면 춘향이가 어디 갔는지 아는 가족들이 이렇게 답할 겁니다.

 

(춘향이는 런던에 갔습니다.)

 

"춘향이 런던 갔다."

"춘향이 런던에 가고 없다."

"춘향이 런던으로 떠났는데?"

"춘향이 이미 런던에 도착했을걸?"

 

뭐, 더 많은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정도로 정리하기로 하죠.

 

위의 네 가지 표현은 저마다 뉘앙스가 다릅니다. 그렇죠?

 

그런데 우리는 영어로는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 '하나'일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그녀는 런던 갔다"를 영어로 어떻게 말하나요?

하고 물으면 누군가 "She went to London."하고 답하면 그걸로 "아하, 그렇구나."하고 끝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위 우리말 경우처럼 알고보면 몇 개 더 될 수 있습니다.

 

She went to London.

She left for London.

She's gone to London.

 

위의 표현은 모두 '그녀는 런던 갔다'에 '해당되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저는 '해당되는' 이라고 했습니다.

 

왜??

 

우리말의 '그녀는 런던 갔다'에 담긴 '뉘앙스'를 제대로 담고 있는 건 꼭 'She went to London.'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그저 일반적인 답으로는 무리가 없습니다만).

 

우리 말도 그렇지만 영어도 표현에 따라 뉘앙스가 다릅니다.

각 표현대로 어떻게 다른 지 봅니다.

 

1. She went to London....'런던'이라는 곳을 목표로 그녀가 이동했습니다. 이동의 '도착점'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2. She left for London....'런던'이라는 곳을 목표로 그녀가 이동했습니다.  이동의 '출발', '시작'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3. She's gone to London......'런던'이라는 곳을 목표로 그녀가 이동했습니다. 이동의 '완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위 세가지 표현은 이렇게 '중점'을 둔 부분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위 세가지 표현 중에서 '그녀'가 지금 '런던'이라는 곳에 '있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 표현은

어느 것일까요?

 

굳이!!!

 

따져본다면,

 

3번입니다. 이동(go)이 '완성', '완료'되었다는 '현재완료'형을 쓰고 있으니까요.

 

그 다음은?

 

1번입니다.

 

went.........는 움직임의 '출발'보다는 '도착'에 조금은 더 무게가 실린 동사입니다.

 

그래서 굳이 '출발'을 강조하려면 '떠났다'의 의미를 지닌 'leave'가 유용합니다.

 

She left for London. (이건 런던을 향해 출발을 강조할 뿐, 런던에 도착했다는 결과적 의미는 별로 없습니다)

 

자,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무엇일까요?

 

우리말도, 영어도 표현이 다르면 의미도 다릅니다.

 

그런데 영어회화책을 보면 하나의 표현에 뭉뚱그려서 여러가지 영어표현이 제시되고

각각에 해당되는 섬세한 설명은 생략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디테일한 표현, 뉘앙스의 차이를 귀찮아서, 혹은 몰라서, 혹은 과소평가해서

그냥 지나친 것이 지금 영어를 버벅이는 이유가 되는 지도 모릅니다.

 

"너, 지금 뭐 생각해?"

 

I'm thinking of my mom.

I'm thinking about my mom.

 

아마 이 두 표현에 대해서도 "나는 지금 우리 엄마 생각해."하고 같은 표현 정도로

뭉뚱그리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말로는 딱히 둘을 구분해서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어 표현이 분명히 다른데 똑같이 '우리 엄마 생각해.'라고만 이해한다면

영어의 전치사 'of'와 'about'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할 기회를 버리는 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말 표현의 영어 대응 표현을 질문할 때, 그래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상황'입니다.

 

어떤 상황인가에 따라 '같은(사실은 같지 않은)' 내용도 표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말이 그렇듯 영어도 말입니다.

 

토종댁의 신토불이 영어........는 신토불이라고 해서 우리말만 귀히 여기지 말고,

영어의 신토불이도 존중하자는 취지가 있다는 거, 아시지요?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