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컬럼을 계속해서 꾸준히 따라 오시지 못한 분들도 계실 수 있고,

또 너무나도 중요한 이야기라서

한 번 짚으려고 합니다.

지겨워도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했던 이야기 자꾸 할까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이 이야기도 순전히 저, 토종댁 생각이니 정답이라 생각지는 말아주십시요.

그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영어가 안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절대로 딱 두 가지 이유만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토종댁이 생각하는….

나름대로 영어를 하는데, 정말 지겹게도 영어가 잘 안되는 이유는?

 

네.

그동안 부지런히 따라오신 분들은 지금, 큰 소리로 답을 하셨을 겁니다.

문법과 단어입니다.

문법을 그렇게 오랫동안 공부하고도 영어가 잘 안되는 이유는,

 

말하기/듣기에  적용 혹은 응용할 정도로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영어의 문법은 두꺼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할 만큼 공부해야 할 분량이 많지만,

우리가 일상 생활에 적용할 생활 문법은 사실, 그렇게까지 어렵거나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주입시켜 왔는지도 모릅니다.

 

영어 문법서의 차례만 보면 골치가 지끈거리죠?

 가장 대표적인 것만 적어보겠습니다.

 

품사(명사/동사/형용사/부사/수사 등)

인칭

시제(과거/현재/미래/과거완료/현재완료/미래완료/과거진행/현재진행/미래진행/과거완료진행

         현재완료진행/미래완료진행)

관사(부정관사/정관사)

부정사(to 부정사/원형 부정사)

동명사

분사구문(능동분사구문/수동분사구문)

태(수동태/능동태)

법(가정법/명령법)

 

어떻습니까?

 

위의 문법용어들을 안 들어보신 분 계십니까?

그리고 그 기본적인 형태나 내용에 대해서도 웬만큼은 알고 계실 겁니다.

중학교/고등학교 때 저 정도는 꽤 높은 수준까지 배우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머리에 남아 있는 건 그 형태뿐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생긴 거만 압니다.

 

왜 그런 줄 아십니까?

왜 그렇게 생겼는지, 원인은 모른채 결과만 갖고 외웠기 때문입니다.

외우는 건 시간이 지나면 잊어 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시간동안 토종댁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 ‘원인’에 대해

나름대로 기본적인 내용을 짚어드렸습니다.

물론, 그 정도만으로도 턱없이 부족하실 겁니다.

그러나 이제껏 배워왔던 내용과는 사뭇 달라서 뭔가 적용이 될 듯 말 듯,

꿈틀거리는 건 느끼셨을 줄 믿습니다. 그랬으면 참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영어의 문법이 왜 그렇게 생겨 먹었는지,

부족한 지면상으로나마 차근차근, 조금 조금씩 알려드리겠습니다.

 

영어가 지겹게도 안 되는 두 번째 이유는 단어입니다.

단어 역시 얼마나 많이 공부했는데, 영어가 잘 안되는 이유는?

정작 말할 때 별로 안 쓰는 단어를 공부했든가,

단어의 뜻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문법과 단어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어가고자 합니다.

이 즈음에서 질문이 들어올 수 있겠네요.

"도대체 어떻게 공부해야 문법을 말에 적용할 수 있는 겁니까?"

저는 그에 대한 대답을 질문으로 해 보겠습니다.

 

영문법에 대해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잘 봐주십시요.

 

우리 말은

나는 밥을 먹었다

명사(주어)+명사(목적어)+동사(서술어)

의 순서로 말이 되잖아요?

 

그런데 왜 영어는

나는 먹었다 밥을

명사(주어)+(서술어)동사+명사(목적어)

 

의 순서로 말이 될까요?

 

혹시 여기에 의문을 가져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이것부터 고민스러웠거든요.

그런데 눈치보여 질문을 할 수도 없었고, 맞는 대답을 해줄 만한 선생님도 없었습니다.

정말 정말 용기내서 질문했다가 욕만 먹었고,

"원래 그런 거야, 임마!"하는 소리만 들었습니다.

전 그래도, 뒤돌아 자리로 들어가면서

"그러니까 그게 왜 원래 그런 거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도 영어야 원래 '명사(주어)+동사(서술어)+명사(목적어)'니까,

그냥 그렇게 외우는 거지, 뭐,

하셨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이런 접근입니다.

'근원'을 따져보는 거지요.

왜?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이 세상 모든 언어는 형태가 다르지만 그런 형태를 갖추게 된 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언어를 그 때부터 쓰기 시작한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저도 책에서 본 내용이지만, ‘아하!’하고 깨달음이 왔었기에 공유하고자 합니다.

 

영어의 발상지는 고대 로마입니다. 로마를 중심으로 정말 지중해 바다 근처에서는 하루도 전쟁이 끊일 날이 없었죠. 그런 배경이 언어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영어는 ‘동사’ 중심의 언어로 발전을 했습니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는 정적인 ‘목적어’보다  동적인 ‘동사’로 행동을 빨리빨리해야 했을 겁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느긋한’ 농경 사회였습니다. 우리말과 대단히 유사한 언어 구조를 가진

일본도 그렇지요. 그러다 보니 동적인 ‘동사’보다는 정적인 ‘목적어’ 위주로 언어가 발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꽤 설득력 있는 이야기같습니다.

 

이런 배경까지 꼭 알아야 영문법이 되나?

하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영문법은 될수록 이렇게 ‘이유’를 짚어볼수록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어야 적용이 됩니다.

자꾸 목적어부터 생각나는 우리말에서 빨리 영어로 전환시키려면 그 원어민들의 '입장'도

알아야 빨리 가능해질 겁니다.

 

언어란……

이해해야 하는 부분과 외워야 하는 부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결코 이해만 해서도 안되고,

결코 외워기만 해서도 안 됩니다.

그런데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십시요.

당신은 영어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고 계십니까?

그에 대한 답이, 지금 당신의 영어, 그 현주소입니다.

꾸준히 토종댁 컬럼을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드리지만,
그에 더해 또 '암기'와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영어는 힘들어집니다.

잊지 마십시요.

이해만으로도 안되고, 외우기만으로도 안 됩니다.
그러나 외우기 전에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토종댁이 그 '이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