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지만

만 12세가 넘어가면 모국어처럼 외국어를 '몸으로' 습득하는

뇌기능은 퇴화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문법하나 모르면서 신통하게도 영어를 빨리 익히는데

할머니들은 알파벳 하나 외우는 데도 몇 달 걸릴 수 있지요.

나이먹는 것도 서러운데 참 속상한 일입니다.

 

우리는 아마도 모두 스물은 넘었을 겁니다.

60대도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이 정도 되는 나이에서는 영어를 공부로 하지 말고 그냥 들어라,

하는 식의 공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우간다 어를 하나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간다에 가서 1년 동안 라디오만 열심히 듣는다고

우간다어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인사말 정도는 캐치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저한테는 외계어로만 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저는 '공부하는' 영어를 추천합니다.

12세가 넘으면 영어를 공부하지 않고 터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생활환경이 매일 미국인과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이가 들었어도 몸으로 체득이 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분도 남편이 미국인인데 남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영어가 늘지 않는다고 답답해 합니다.

그리고 우체국이나 가게 등 미국인과 늘 접하는 일을 해도

하는 말만 사용하기 때문에 또 다른 상황에서는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고요.

 

그러니 아무래도 '공부'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공부'라고 한 건 책상 앞에 머리 싸매고 앉아

정자세로 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이 나이에 시간도 없고, 너무 부담됩니다.

 

다만, 설겆이 하면서, 청소하면서, 아이들 다 재우고 잠깐,

운전하면서도 짬짬이 '짬공부'를 하시라는 말입니다.

 

뭘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이전에도 말씀드렸고,

앞으로도 말씀드리지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어린 아이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자연스레

그 상황에 맞는 영어를 익히게 됩니다. 그래서 문법이 배제될 수 있죠.

그냥 따라하다가 그 상황에 맞으면 갖다 쓰면 되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어린아이가 '엄마'를 삼천번 들어야 '엄마!'하고 말을 한다 하는데요.

누가 우리한테 그 상황에서 그 영어를 삼천번 정도 들려줄지 말입니다.

그래서 가게에서 일하는 경우 '그' 영어만큼은 잘 합니다.

손꼽아 보면 삼천번 정도는 듣거나 했을 수 있는 말이니까요.

 

아무튼 우리한테는 그 상황에서 삼천번 정도 그 영어를 해 줄 사람도,

여건도 안 되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억지로 그 상황을 만들고,

억지로 영어 표현을 '만들어서' 해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공부'입니다.

 

억지로 상황을 만들고, 삼천번은 택도 안되지만 처음 그 말을 해보는 거지요.

그리고 그걸 앞으로 삼천번 정도 자연스레 하게 되면 좋겠지만

그럴 일 없을 테니, 또 억지로 '공부하면서' 삼천번을 해야 하는 겁니다.

 

여기서 꼭 '삼천번'이 중요한 거 아니란 거 아시죠?

삼천번은 '상징적'인 겁니다.

그만큼 '많이' 해봐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십시요.

 

뭘 말입니가?

 

우리가 공부하는 방법 말입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가 영어가 안되는 '비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영어 학습서 등에 수록된 수백, 수천가지 표현을 외웁니다.

형광펜, 빨간펜 다 동원해서 들들 외웁니다.

아니, 그나마 외우지도 않습니다.

눈으로 한 번 쓱 봅니다.

그러고서 이럽니다.

 

"아, 이 말은 이렇게 하는구나!"

 

그래놓고 영어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

 

자, 바로 이 때문에 이런 말이 있는 겁니다.

 

"영어공부는 꾸준히 헀는데, 왜 영어가 안 될까?"

 

눈으로만 보고, 머리로만 익힌 건 언어를 익힐 수 있는 효과적인 '공부법'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눈으로, 머리로 익힐 수 있는 언어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아마, 책을 읽는 능력은 갖추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반쪽 언어입니다.

 

언어를 표현하는 주된 수단이 글인가요?

 

아니요.

 

말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영어책 읽기는 뭐 그런대로 합니다.

쓰기도........문법이 엉성해서 그렇지 말보다는 좀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왜냐하면 쓰기는 사전도 볼 수있고, 시간도 좀 주어지니까요.

 

그런데 말하기, 듣기가 안 됩니다.

 

그렇죠?

 

왜 그렇죠?

 

말하기, 듣기.............에는 바로 '소리'가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꾸준히 했더니 이제 영어가 좀 되네."할 수 있으려면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익힌 다음,

'소리'를 만들어봐야죠.

 

설겆이 하다가도 중얼중얼,

청소하다가도 중얼중얼,

 

눈과 머리로 익힌 영어 표현을 소리로 만드는 순간, 우리의 영어는 늘어납니다.

 

그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의 영어는 자연스러워지고, 풍성해집니다.

 

눈으로, 머리로 익힌 영어는 뇌 속에 어느 정도 머물다가

(그 시간도 나이에 따라 큰 영향을 받지요), 사라집니다.

 

뿅!!!!!!!!

 

연기처럼 사라져버립니다.

 

그런데 눈으로, 머리로 익힌 영어를 '혀'가 기억하게 합니다.

'소리'를 만들어봄으로써 말이죠.

 

그러면 그건 사라지지 않고 '각인'됩니다.

 

언어에 있어, 뇌와 혀는 그런 관계에 있습니다.

 

혀가, 귀가 배제된 '언어'는 반쪽 언어입니다.

(여기서 저는 '혀', '귀'가 배제된 게 반쪽 영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혀, 귀만 개입되어도 또 반쪽영어입니다.

눈, 머리로 익히는 '공부'도 이루어져야 만 12세 이상 성인에게는

'온전한' 영어 공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으로, 머리로만 익힌 영어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머리로 영단어 수만개를 알고 있어도 그걸 내 '혀'에 싣는 것하고는

또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은 과연 영어의 '소리'를 몇 번 듣고, 몇 번 만들었나요?

 

한 번도 없었다면?

 

그 답은 여러분이 아실 겁니다.

 

다음 번에는 '영어로 말짓기' 요령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영어로 소리를 내려면 따라만 하지 말고 표현을 '만들' 줄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