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말짓기의 감을 좀 느껴봤습니다.

지난 시간에 말이지요.

 

영어든 우리말이든 '말짓기'를 하려면

무엇인가가 바뀝니다.

 

변신을 한다는 말이죠.

 

사실, 이 '변신' 때문에 영어가 어려운 거거든요.

 

I saw a girl.

The girl was wearing the red skirt.

 

이 정도는 다 하는데 말이죠.

 

나는 소녀를 보았다.

그 소녀는 빨간 치마를 입고 있다.

 

이건 된다 이겁니다.

 

되시죠? 그리 어렵지 않지요?

혹시 'be+ing'가 현재진행형이라는 문법적 지식이 없다면 저 또한 어렵겠지요.

그렇다면 중학 문법책을 다시 보시면 좋습니다.

중학 문법책이 간단하고 일목요연하게, 알아야 할 것만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중학'이라고 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그게 탄탄히 받쳐주지 않으면 영어는 죽도밥도 안됩니다.

 

아무튼 저 두 문장은 쉽습니다.

그렇죠? 이의 없으시죠?

 

그런데 이 두 문장이 합체가 됩니다.

 

나는 빨간 치마를 입은 소녀를 보았다.

 

이렇게 되지요?

 

우리말로도 뭐가 없어지고 날라가고 들러붙고 그렇게 되네요.

 

영어로는 어떻게 되나요?

 

I saw a girl.

The girl was wearing the red skirt.

 

====> I  saw a girl who was wearing the red skirt.

            (관계대명사 주격일 때, 주격 관계대명사(who)와 be 동사는 생략가능합니다)

====> I saw a girl wearing the red skirt.

 

암튼 뭐가 바뀌고 없어지고 들어가고 뭐 그렇죠?

 

네가 인사말 정도보다 조금 더 하는 언어가 독어, 일본어가 있는데요.

 

얘네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어는 정관사가 늘 붙는데 격에 따라 그 형태가 다 바뀌어요.

단어마다 '성별'이 있어서 성별따라 정관사를 붙여주고 그마저 격에 따라서

마구마구 바뀝니다.

 

멀리 갈 것도 우리 말만 해도 정신없습니다.

 

단문일 때는 간단한데,

문장과 문장이 합쳐지면 우리말보다

더 정신없이 형태가 바뀌는 언어도 드물거라 생각합니다.

 

그에 비하면 영어는 양반입니다.

 

단문과 단문이 합쳐질 때 변신하는 게,

 

to 부정사

ed/ing(분사)

 

이 정도 바뀝니다.

 

that 류의 접속사나 전치사가 등장하기도 하죠.

 

나는 그녀에게 선물을 주었다.

나는 그 선물을 어제 샀다.

 

I gave her the gift.

I bought the gift yesterday.

 

이 정도는 되는데요,

'나는 어제 산 선물을 그녀에게 주었다'

 

즉, 두 문장을 합체하라면 손이 머리로 갑니다.

긁적긁적.

 

I gave her the gift t(hat) I had bought yeasterday.

 

이 떄는 뭐, 바뀌는 것도 없이 그대로 붙여주면 되네요.

'that'이라는 접속사를 풀로 이용해서 말이죠.

 

그에 비해, 우리 말을 다시 보세요.

 

나는 (어제 산 선물을) 그녀에게 주었다.

 

나는 그녀에게 주었다........라는 큰 문장 안에 두번쨰 문장이 폭 싸여 들어가네요.

그리고 '샀다'가 '산'이라는 관형사형 어미를 써서 형태가 바뀌었고요.

 

솔직히, 변신을 우리말이 더 많이 하나요, 영어가 더 많이 하나요?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서도,

우리말이 훨씬 더 복잡합니다.

 

영어가 훨씬 더 쉬워요.

 

그런데도 우린 영어가 더 어렵죠.

당연하죠.

 

우리말이 아니니까요.

 

우리 의식의 흐름대로 따라가는 우리말이 아니니까요.

 

생각한 대로 나오는 게 언어입니다.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영어식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말을 생각하면서 영어를 생각하면 영어가 될 수 없습니다.

 

너무 어렵기만 합니다.

 

영어를 쓸 때는 너무너무 힘들지만, 생각까지 영어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럼, 한결 수월해집니다.

 

어떻게 하냐고요?

 

신토불이로 해야죠.

 

우리말은 우리식대로,

영어는 영어식대로!

 

2013년에는 영어식대로 존중해줘서

 좀 쉽게 만나보는 영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도록 하지요!

 

부디, 엄청나게 행복하고 기쁜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해도 토종댁 컬럼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