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초보 및 중급자들 상대로 영어강습을 하다보면요.

 

대부분 영어로의 전환과정이 이렇습니다.

   

 

1. 할말을 한국어로 작문한다(머릿속으로).

 

그래서 눈동자가 딴 데로 돌아가고 흔들리고 시간이 걸립니다.

 

2. 한국어 작문한 내용을 일대일로 영어로 단어를 바꾼다.

 

이 과정에서 단어라도 정확하게, 빨리 바꿀 수 있다면 중급 정도는 됩니다.

 

3. 일대일로 바꾼 단어를 영어로 나열한다.

 

이렇게 나열할 때 문법이라도 제대로 되면 중급 정도는 됩니다.

 

4. 직역식, 일대일 대응에 단어/문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상한 영어문장이 탄생합니다.

 

 

그 결과는? 

 

 

자-괴-감

   

 

이렇게 해서 영어에 대한 한은 계속 악순환됩니다.

   

저 위에서 제가 드린 4번까지 항목을 하나 하나 곰씹으면서 그 해결방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번의 '할말을 한국어로 머릿속으로'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렸을 때 오지 않은 이상은

 

반드시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혹자는 '영어는 영어식으로 생각하라'고 외치지만요. 

 

 

아니, 한국 사람이 어떻게 영어를 영어식으로 생각합니까? 

 

 

그건, 여자더러 '남자처럼 힘쎄져라'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잔데!!!!

 

여잔데 어떻게 남자처럼 힘이 쎄집니까?

 

 

 

영어로 말하기 전, 영어로 하려는 말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자신을 탓할수록 자괴감은 더 커집니다.

 

그건 본능이거든요!

 

 

 

단, 머릿속으로 한국어를 생각하되 '글자'를 생각하지는 마십시요.

 

한국인의 정서로, 한국 마인드로, 한국 문화를 토대로, 한국어를 생각하되,

 

'글자'를 너무 완벽하게 나열하지는 말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글자'에 얽매여서 일대일 대응이 불가피해집니다.

 

 

 

생각은 한국어로 하십시요.

 

하지만 '글자'를 생각하지 마시고,

 

 

 

'메시지'를 생각하십시요.

   

무슨 말인지 설명을 드리지요.

   

 

제가 오프라인 강의할 때, 이 훈련을 하는데요.

   

 

처음에는 제가 문장을 짧게 말해도 꼭 되묻습니다. 학생들이요. 

 

 

"나는 어제 몰에 갔다가 고등학교 때 은사님을 만났는데 그 분의 부인이 돌아가셔서 슬퍼보였다."

   

 

이런 문장을 불러주고 영어로 해 보라고 하면, 열이면 열... 

 

 

"선생님! 뭐라고 하셨죠? 다시 한 번 불러주세요."

 

 

합니다.

 

   

하지만 적당히 훈련하면, 저렇게 긴 문장도 다시 묻지 않습니다.

 

제가 혼내키거든요.ㅎㅎ 

 

 

긴 문장이라도 한 번 들으면 각인되는 게 있습니다. 

 

 

누가, 뭘했는데, 누구한테, 왜...

   

 

이 정도 '골자' 말입니다. 이거면 충분합니다. 진짜로 충분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뭐라고요?"하는 건 '글자'에 연연해 '일대일' 대응이라는 덫에 걸리기 쉽습니다.

 

 

 

중요한 건 메시지입니다!!!!!

   

 

메시지를 기억하세요.

 

글자를 기억하시지 말고요.

 

   

아까 위에서 길게 말했던 문장,...의 내용 기억나시죠?

 

위로 다시 올라가실 필요 없죠?

   

 

힌트를 드릴까요?

   

 

나, 어제, 몰, 고교, 은사, 부인, 죽다, 슬프다 

 

 

이게 골자입니다.

   

 

이걸 영어로 '전환'하면 되는 겁니다.

   

 

'나'가 '고교은사'와 '몰'에서 뭘 하겠습니까?

 

(우연히) 만났든가, 이야기했든가, 보았든가....겠죠. 

 

뻔~~~~~한 겁니다.

 

I met my highschool teacher at the mall, yesterday but he looked sad because his wife passed away.

 

이 정도만 문장을 뽑아도 뭐, 그다지 큰 문제없습니다.

왜요? 원어민이 우리를 외국인으로 알고 있으므로, 감안하고 들어주면

내용 전달에 아무 문제없으니까요.

 

정말, 이 정도만 해도 큰 무리 없으니, 틀렸다고 좌절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요기부터는 뽀나스입니다.

 

Yesterday, I ran into my highschool teacher at the mall but he looked sad because his wife had passed away.

 

‘met'은 작정하고 만나기로 하고 만났다는 뉘앙스가 강하고요,

‘pass away'한 게 시점이 더 먼저이니‘대과거’, 즉 ‘과거완료(had passed)’를 써줍니다.

   

 

어쨌든 말입니다.

 

이 때, '(만났)는데' 같은 '토씨'가 개입되지 않을수록, 영어로의 전환이 빨라집니다.

 

왜일까요?

   

 

영어에는 토씨가 없거든요. 우리말에만 있거든요.

   

 

저렇게 우리말로 할 말을 떠올리되, '글자'가 아니라 '메시지'가 각인되도록

 

토씨를 흐릿하게(완전히 죽여서는 안 됩니다. 접속사/전치사 등의 연결고리들을 끼워 넣을 때 필요합니다) 가져가야 합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토씨'는 우리말에만 있는 음운 체계입니다. 

   

하지만 영어에도 우리말 '토씨'에 해당되는 '의미체계'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술에 취해서~ 

 

 

'취하다'는 'drunk'이지만, '취해서'는 'drunk'만으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토씨의 의미를 살리려면

'because', 'with', 'caused by'....뭐 이런 게 필요할 수 있겠죠? 

 

 

그래서 '토씨'는 필요하긴 합니다만,

 

우리말 토씨를 영어에서 '토씨'로 찾으려면 없다는 말입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영어와 우리말을 일대일 대응하려고 하는 순간, 

여러분의 영어는 어그러지기 시작한다는 걸 잊지 마십시요.

   

 

다음 시간에는 그 증거를 보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