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
애들 학교 다닐 때 뭐하고 지내나 궁금해서 만든건데
하늘 사진 몇 장 올려놓고 비공개로 숨겨둔 계정이다.

우리 애들이 별로 SNS에 열심이 아니어서 별 재미를 못 보다가
딸래미가 엘라를 입양하고 나서는
가끔씩 엘라 사진도 올리고, 동영상도 올리곤 한다.
덕분에 나도 엘라의 사생활을 엿보게 되었다.

그런데 허스키 영상을 자주 들여다봐선지
허스키를 비롯해 시바견, 골든 리트리버 등 대형견들의 인스타그램이
줄줄이 사탕으로 올라온다.
귀엽고 사랑스러워 조금 더 공을 들여 들여다보면
순식간에 개스타그램으로 도배.
이것이 알고리즘의 힘인가?
무서울 지경이다.

4월임에도 더웠다 추워졌다를 반복하는 날씨 덕에
스카프가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스카프 매는 법' 한번 검색했을 뿐인데
전세계 스카프 좀 맬줄 안다 싶은
아줌마, 아가씨들의 스카프 매는 영상이
쉬지않고 뜬다.
심지어 내가 매보자 했지만 잘하지 못하고 버벅댔던
그 매는 법이 낚싯줄에 뭐 걸리 듯 줄줄이..

'이쯤되니 누가 날 보고 있는 거 아냐?'라는
의심이 들 지경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드는 순간,
나와 마주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저 카메라를 가려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제 어떤 정신과 의사의 말을 들었는데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운동 신경을 자극시키거나 억제시킬 때 사용되고
인간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조절해주는데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도파민의 부족이 될 수 있어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치매를 발병시키기도 한단다.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게 좋다고.

엊저녁 뉴스에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청소년 자살율이 2배 이상 증가했는데
그 원인이 스마트폰 중독일 수 있다고 한다.

정보를 재빨리, 손쉽게 알 수 있다는 잇점이 있지만
알고리즘도 섬뜩하고,
우울증도 생기게 하고,
자기 제어력도 약해지고,
대화도 단절되게 하고,
될 수 있으면, 가능하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시간을 최소화 해보리라 생각해본다.
너무 많은 것을 그에게 의지하고 사는 것 같지만,
내 의지력을 시험해봐야겠다.

전두엽의 건강을 위해,
정상적인 도파민 생성을 위해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고,
문자 대신 전화해서 목소리를 듣자.
꼭 그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