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가 다녀갔다.
딱히 무슨 일이 있어서는 아니고
굳이 명명하자면, 효도방문!

유부녀가 된 후로 첫 방문이었지만
혼자 다니러 온거라 그 전과 차이점은 없었던 것 같다.
왼손 약지에 낀 반지 빼고는.

2박 3일의 여정을 함께 했는데
이번부터는 매 끼니마다 꼭 집밥을 먹여야한다는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음식 준비한다고 오기 전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것보다
그 체력을 아껴 오롯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집중하기로.

그랬더니 주머니는 좀 가벼워졌지만 경험치는 올라가고,
더 많은 시간 얼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2박 3일이 지나고 아침에 공항에 데려다주러 가는 길.
길이 뻥 뚫렸다.
비행기도 딜레이 없이 휘릭~갈 수 있기를.

데려다주고 집에 와보니 뭔가 휑하다.
다녀간게 꿈이었는지, 현실인지...
이불정리까지 깔끔하게 해놓고 간 자리에 눈길이 간다.

창을 열고 청소를 시작한다.
청소를 마치고나면 딸 아이가 다녀간 흔적은 다 지워지겠지만
시간의 흔적이 남긴 사진 몇 장과
마음 한 켠, 기억 한 자락엔 함께 한 시간이 선명히 저장되겠지.

그럼에도 보내는건 역시 서운한 일이다.
하지만 각자의 자리가 있고, 일상이 있으니 이렇게 잠시 머물다 가는 것도 참 좋다.
와줘서 고맙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