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인생은 성공한 것처럼 보이고, 행복하며 멋져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이 아무리 화려해 보여도 결국 우울한 종말이 찾아온다. 구내식당 점심 반찬이 잘 나온 것과 같은 사소한 일에라도 행복을 느끼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 -이국종 교수

참 많이 웃고 행복했던 일주일이었다.

한 시간 반 거리에 살면서도 자주 만나기 힘든 지인의 부부가
우리 동네에서 제일 근사한 호텔 저녁식사를 사겠다고 갑자기 연락이 왔다.
함께 식사하고 오랜 일들을 추억하면서 사소한 일에 행복을 느꼈다.

지난 겨울, 딸아이가 챙겨온 보드 게임 목록 중에 ' 시퀀스'라는게 있다.
오목과 카드의 그림 맞추기를 섞어놓은, 고도의 지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이란게 필요한 게임. -그래서 남편과 나는 그것을 B(brain) sport 라고 부른다.
식후에 남편과 B sport를 하는 것이 거의 습관이 된 어느 날,
우연히 우리집에 방문한 몇몇 커플에게 게임을 가르쳐주었다.
해보니 재미있다고 그 커플들도 '시퀀스' 게임을 샀고 B sport 에 입문하게 되었다.

지난 목요일, 식후에 함께 게임을 하자며 두 커플이 집에 찾아왔다.
게임도 하며 차도 마시고 소소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내 친구들을 위해 남편이 돼지갈비를 구어주겠다 해서
우리 부부 포함 여덟 명, 네 커플이 우리집에서 모였다.
연령대도 다르지만 공통된 관심사가 있어 만나면 행복한 사람들.
날씨가 좋아 패티오에서 식사를 했는데 파란 하늘도, 살랑살랑 봄바람도 사소한 행복을 느끼기에 넘치고도 남았다.

오래 사는 것, 하지만 잘 사는 것이 화두가 된 요즘.
장수마을과 관련된 글에서 ' 외출과 교류'가 장수의 중요한 단서라고 읽은 기억이 있다.
집에만 있지말고 나가서 활기차게 보내는 외출이 중요하고(필시 움직이라는 말일게다)
혼자 외출하는 것 보다는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할 때 더 오래 살고, 더 잘 사는 것이라고.

대부분의 나날은 남편과 단 둘이 보내지만,
희한하게 지난 주는 평소보다 많은 만남이 있어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교류와 소통이 주는 사소한 행복이랄까!
남편을 위해, 나를 위해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보리라 생각해본다.
결국 인간은 혼자서는 제 아무리 발버둥쳐도 행복해질 수 없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