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는데, 어느덧 근처까지 와 버렸다.캠핑장 예약을 하면서 키웨스트와 가까운 곳에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최 성수기인 12월과 2월 사이에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플로리다는 캠핑의 천국이다. 춥지않은 기온과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있으니, 미국전역은 물론
겨울이면 캐나다에서 부터 내려온 캠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각종 RV 관련 사업도 많이 발달해 있어서, 캠핑카의 수리나 보관을 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수리하는 곳이 많은 것은 이해가 가는데, RV 나 boat를 보관해주는 스토리지가 많은 것이 신기했다.
크기도 어마어마 해서 대부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 많은 RV들은 다 어디서 온 거지? 캠핑장 와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비어있던 옆 사이트에 작은 RV가 하나 들어왔다. 의례 이웃이 들어오면 간단하게 인사를 하는데,
이 사람은 셋업을 마치고 인사도 안 하고 바로 어디론가 가 버렸다.
그리고 2틀 즈음 후에 전혀 다른 사람이 와서 거주하기 시작했다.
RV 도 Airbnb로 사용 할 수 있나???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옆 캠퍼가 먼저와서 인사를 건냈다.
토론토에 거주하시는 이 할머니는 비행기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고 하셨다.
그럼 RV 는???
4년즘 전에 이 곳에 와서 RV를 사고, 이 근처 스토리지에 여름동안 보관을 한후, 겨울이 되어
날씨가 추워지면 이곳으로 내려와서 5개월 정도 거주 한다고 했다.
RV 보관 업체에서 보관 뿐 아니라 언제 어디로 가져다 달라고 미리예약을 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 하도록 청소와 이동 그리고 모든 셋업까지 완료해 준다고 한다.
뉴욕 번호판을 가지고 있던 맞은편 캠퍼는 RV를 근처 스토리지에 보관해 두고
본인은 뉴욕에서 이곳까지 트럭만 가지고 와서 스토리지에 가서 본인 RV를 픽업해 온다고 한다.
먼 길을 오는 동안은 트럭만 움직이면 되니 기름값이나 톨비 등을 생각하면
가까운 장소에 보관 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아! 그런 방법도 있구나..... 이제사 끝이 보이지 않았던 캠핑카 스토리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환경을 활용하기 위한 인간의 수요는 많은 공급을 창조하고 있었다.
이렇게 또 다른 세상을 하나 배워 나간다.
많은 캠퍼들의 사랑에 부응 하듯이, 플로리다는 캠핑장 환경도 휼륭해서 주립공원 캠핑장이 대부분 물과 전기까지 공급해 주고 있다. 대신 장소를 예약 하려면 11개월전에 해야한다.
가끔 취소가 생기면 하루 정도 예약을 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우리처럼 큰 차들은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주말을 이용해서 호텔을 예약하고 키웨스트( Key West ) 여행길에 올랐다.
캠핑장에서 대략 6시간 정도여서 2박 3일 일정으로 움직여야 했다.
금요일, 마이애미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토요일 일찍 남쪽으로 달렸다.
산호초 바다위를 달리고 달려서 다섯시간 만에 키웨스트 메인 스트릿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1번 국도의 시작점!
사실 두번째 방문 이지만 이번만큼은 감회가 남달랐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캠핑카 타고 이동하며 미 동부 남북횡단 하기!
무식하면 용감 하다고 했던가? 아무것도 모르고 덜컥 20년된 차를 사고, 한여름 더위와 갑작스러운
폭우에 노심초사 하며 꾸역꾸역 메인주 부터 이곳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지난 6개월이 6년 처럼 느껴지면서 그 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얼굴이 떠오르고
여행을 통해서 알게된, 반평생 모르고 살아왔던,- 어쩌면 절대 알 수가 없었던 -
여러가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 그래, 잘 해왔어. 이렇게만 하면 되는거야. 어렵지 않아. .... '
내 자신과 남편에게 스스로 찬사를 보내며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 또 이 길을 시작으로 다시 시작 하는거야!!!
섬을 걸어 다니며 셋(나편, 아들 그리고 나 )이서 왔던 10년 전을 회상했다.
기억을 더듬어 가며 헤밍웨이 집 앞도 가보고, 반얀트리 나무도 찾아가 봤다.
주변은 별로 변한 것이 없어 보였다. 다만 그때 내 옆을 따라 다니던 아들은
독립을 해서 지금은 남편과 둘 뿐이고, 우리는 조금 더 늙어 있었다... 우리만 변했구나...
12월, 크리스 마스와 연말이 있어서 키웨스트 안에 있는 호텔은 너무 비쌌다.
아쉽지만 두 시간즘 올라온 키라고에 있는 작은 호텔에서 하루를 묵었다.
내부는 허름하고 카펫에서는 약간 냄새도 나고.. 그래도 하루만 있으면 되니 우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기위해 로비로 갔는데, 다른 사람들이 음식을 챙겨서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대충 밥을 먹고, 커피를 한잔 들고 그 길로 나가보니 백만불 짜리 뷰가 펼쳐졌다.
잔잔한 바닷가와 작고 깨끗한 비치는 아침 햇살을 받으니 고요하며 아름다웠다.
물이 너무 맑아서 아래있는 다양한 물고기들을 다 볼 수 있었다.
갑자기 남편이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해서 물을 보니, 조금 더 깊은 곳에서 매네티가
코를 물 위로 내 놓고 숨을 쉬고 있었다...우와.... 커피마시면서 메너티 만나는거 실화니???
이 곳에 오기 몇 주전, 메너티를 보기 위해서 카약타는 것을 한 적이 있었는데,
세시간 동안 열심히 노를 저었지만, 메너티는 볼 수 없었다. 그날 그 곳에 안 온 것을 누구를 탓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괜히 돈만 버렸다 싶었다.
신기하고 놀라운 자연이다. 먼저온 관광객 말로는 7마리 정도가 주변에서 서식 한다고 한다.
저녁이면 돌고래와 메너티를 함께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오늘 떠나야 했다...흑흑...
성격이 온순하고 행동이 느린 매너티는 상어들의 공격을 종종 받기도 하지만, 가장 큰 적은 인간이다.
무분별한 개발로 해초가 줄어들면서 매너티의 식량이 없어지고, 모터를 달고 있는 배에 부딪쳐서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수족관에서 본 매너티는 물 위로 올라와서 숨을 쉬는 것을 못 본거 같은데,
오늘 만난 야생의 녀석은 물 위로 코를 내고 물을 튀어가며 함참 숨을 쉬고 있었다.
매너티 들은 아는 것일까??? 지금 본인들이 있는 곳이 바다인지 수족관 인지...
무엇이 그들의 야생성을 없애 버렸을까?
물속으로 들어가서 조금더 가까이 가 보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왠지 나 까지 저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올라오는 길에 잠시 비스케인 국립공원에 들렸다.
이 곳은 해상 국립공원으로 차로 가는 것은 한계가 있고, 다른 섬에 가거나 바닷속을 탐험 하려면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한다. 차로 갈 수 있는 곳 까지만 대충 둘러 보자 생각하고
주차를 하고 비지터센터에 들어갔다.
유일한 해상국립공원이라 기대를 하고 갔는데, 국립공원이 된 배경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마이애미 남동쪽 섬들을 다리로 연결해서 키웨스트 가는 길 처럼 관광지로 개발을 하려고
계획을 했는데,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치게 된다.
결국 정부는 주민의 손을 들어주며, 다리가 생기는 것을 막기위해 국립공원 으로 지정해서
개발을 제한해 버린 것 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그 속에 사는 다양한 동물들을 보면서 그들의 용기와 절제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플로리다 남쪽 끝까지 와 보니 뭔가 하나 도장깨기를 한 거 같다.
어쩌면 2023년 한 해의 버켓리스트를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 무탈하게 마무리 된 것에 감사하며 또 다시 길을 나서야 한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할까?
아니, 이제 어디로 갈까??? 또 무슨 재미있고 황당한 일들이 있을까???
누구를 만나게 될까???
두려움 보다는 약간의 설레임을 채우며 새로운 계획을 세워 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세한 영상은 유툽을 참고해 주세요
4
쪽지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