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1일 플로리다를 떠나서 Alabama로 향했다
미국 50개주를 알파벳으로 나열 했을때 제일 처음 나오는 Alabama는
북쪽은 자동차, 철강, 우주산업 등 중공업이 발달되어 있고,
남쪽 끝은 맥시코만과 접해있어 바다로 나갈 수있다.
주도인 몽고메리는,
흑인인권 운동가 마틴루터킹 목사가 목회를 한 곳으로 역사적으로도 흑인과 백인의 동등권에
관련된 많은 사건이 발생한 곳 이기도 하다( Montgomery Bus Boycott)
대충 알고 있었던 미국 역사를 여행다니면서 찾아 보고 공부하게 되니
그것도 이 생활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가는 곳 마다 인터넷을 찾아보고 역사와 배경을 공부하면서
학교다닐때 역사 시간이 생각난다. 교과서에 밑줄치고 형광펜으로 표시해 가며
억지로 외웠던 시간이 억울한건 왜 일까??
이렇게 흑백 갈등이 심했던 곳에 지금은 한국의 현대차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때 로사파크( Rosa Parks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 하라는
버스 운전사의 지시를 거부하고 결국 체포되어 버스보이콧 운동을 일어나게 한 인물)
를 체포했던 백인들의 후손들이 지금은 아시안이 주인인 공장에서 일하고 있겠지?
왠지 어깨가 으쓱으슥 해 진다.
몽고메리 근처로 가서 이곳저곳 다니고 싶었지만, 이번 여정은 남쪽에서 1주일 머물 예정이다.
움직인는 생황을 하니 언젠가 또 올 수 있겠지!
회원권이 있는 캠핑장은 대부분 동서 양쪽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작년 6월부터 동부를
남북으로 이동할때는 잘 이용해 왔다. 하지만 중부 지역은 해당회사가 운영하는 캠핑장이 없다.
지난 12월 부터 온라인 검색을 해 가며 직접 예약을 해야 했다.
지역별로 편차가 큰 미국에서 모르는 장소에서 캠핑장 찾기가 쉽지 않았다.
10번 도로 근처의 캠핑장을 찾고 리뷰를 꼼꼼히 읽어보면서 예약했다.
캠핑장을 찾을 때는
을 이용한다.
국립공원 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RV park 까지 찾아 볼 수 있도록 되어있고 최근 리뷰를 많이 볼 수 있다.
리뷰는 되도록 여러곳을 찾아 읽어본다.
구글리뷰가 기본인데, 구글리뷰는 오래된 것도 있고, 지역트립어드바이져(?) 라는 사람들이
올려 놓아서 객관성이 조금 떨어진다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위의 사이트 외에 내가 캠핑장 리뷰를 보는 곳 이다.
우리는 주중에 일을 해야해서 전기와 인터넷은 필수이다. 특히 인터넷 부분은
가지고 있는 케리어(버라이죤, AT&T,T-mobile 등) 마다 다르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한다.
이렇게 세 곳의 리뷰를 살펴본 후 예약을 한다.
그림은 그럴싸 해도 막상 리뷰를 읽어보면 ‘화장실에 주사바늘이 많다’는 험악한
리뷰가 보이는 곳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부대시설 없이 주차장처럼 되어 있고, 주변에 관광시설이 없으며
가격이 저렴한 곳 들은 리뷰가 좋지 못했다.
그래서 가격을 좀 부담 하더라도 가족단위로 즐길수 있는 시설이 있고( 수영장, 놀이터 등),
외진곳은 피해서 관광지와 접근이 쉬운 곳 으로 예약했다
알라바마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렀던곳은 폴리 라는 곳 이다.
바로 앞에 59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가면 걸프쇼어비치 와 오렌지비치로 갈 수 있다.
이 곳은 평범한 캠핑장 이었다. 가족단위로 머물 수 있도록 수영장 시설이 되어 있었는데,
비수기로 운영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싸고 여유가 있었다.
2월 비수기 기준으로 1박에 55불X7days .
이것도 일주일 머무는 조건으로 약간의 할인을 받은 가격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캠핑장의 경우 한달 머무는 것이 일주일 머무는 것 보다 경제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빨리 이 곳을 통과해서 회원제로 있는 캠핑장이 있는 지역으로 가야한다.
그 곳은 무료니까!
일요일에 도착해서 화요일 주변을 구경하기 위해 캠핑장을 나갔다.
바닷가로 가려고 하는데,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빠른 길로 왔더니, 무슨
다리를 넘기 위해 5불의 통행료를 내라고 했다.
통행패스도 안 되고 오직 현금만 내라고 했다. 돌릴 방법이 없으니 우선 내고 다리를 넘어갔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항상 차에 5불짜리 2개와 1불짜리 10개를 준비해서 가지고 다닌다
도심지를 벗어나니, 예상하지 못한 공원 입장료나 파킹비 등을 현금 만으로 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다리를 넘어 가는데 형형색색의 모양의 보트들이 줄지어 지나가서 잠시 정차하고 가 보았다.
각종 장식을 한 배 위에서 비쥬 목걸이, 빵, 장난감 등을 던지고,
받은 사람들은 ‘해피 마디그라’를 외치고 있었다.
바로 그날이 마디그라(Mardi gras) 축제의 마지막 날인 펫 튜즈데이(Fat Tuesday) 였다.
어렴풋이 알고만 있어서 정확한 날짜를 몰랐는데, 바로 그 날일 줄이야!
부활절과 연관되어 매해 날짜가 변경되니 종교가 없는 나는 정확한 날짜를 알 수가 없다.
어쩐지, 원래는 이번주에 조금 더 서쪽에 있는 뉴올리언스를 가려고 계획했는데,
캠핑장 금액이 말도 안되게 비쌋다. 일주일 머무는데 천불 정도를 내야 했다. 그래서
일정을 한 주 미루어 이번주에 앨라배마에 머물게 된 것이다.
일주일 사이에 가격이 왜 이러지?
사이트가 에러가 났나? 하면서 저렴한 가격이라고 좋다며 예약을 했는데(뉴욜리언스)
이런 빅 이벤트가 있을 줄이야…
사람은 뭐든지 많이 알아야 한다.
마디그라는 부활절과 관련이 있다.
부활절을 준비하는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전 날인 화요일이 Fat Tuesday 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부활절 전 40일(사순절 기간)동안 기름진 음식을 피하기 때문에
그 전날 모든 기름진 고기종류를 먹고 즐기는 축제 라고 한다.
1700년 초기 프랑스에서 이주해온 군인과 이주민들이
고국에서 즐기던 행사를 그리워하며 앨라배마 모빌(Mobile)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작 했다고 한다.
모빌은 항구도시로 이곳에서 30분 정도 더 서쪽으로 가야한다.
중남부최대 항구도시로 해양무역이 한창이던 1700년도에는 중요한 요충지며 번화가 였다.
이렇게 시작된 축제가 지금은 세계적인 축제가 되어서
뉴올리언스의 마디그라를 보기 위해서는 1년 전 부터 호텔을 예약해야 한다고 한다.
그 곳 뿐 아니라 남부지역 전역에 걸쳐있는 가장 큰 축제이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축제시즌 이고 마침 그 화요일이 마지막 날 이며 하이라이트 였다.
나도 얼결에 거기 서서 던져주는 목걸이와 빵을 받았다.
주변을 보니, 사람도, 개도, 마네킹도, 나무에도, 차에도, 의자에도 온통 비쥬목걸이 장식이 되어있다.
나도 슬쩍 목에 목걸이를 걸었다.
초등학교 이후 40여년 만에 비쥬 목걸이를 주렁주렁목에 걸고 사진을 찍었다.
문득 알이 큰 비쥬목걸이를 사달라고 문방구 앞에서 엄마를 조르던 기억이 난다.
그때, 엄마는 결국 그걸 안 사주셨고, 나는 그 목걸이 하나가 없어서 목 놓아 울었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저기 널려있다. ㅎㅎ 내가 비쥬목걸이와 여기서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이야!!
사실 이 광란의 파티가 종교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조용한 남부지역의 지역경제를
먹여살리는 중요한 행사임은 분명했다.
이 비쥬목걸이 장식은 이후 우리가 텍사스로 갈때까지 모든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알라바마 남쪽에 위치한 걸프쇼어 비치는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로 리조트들이 즐비한 휴양지였다.
이름도 낯선 이 주에 이런 멋진 경관이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플로리다에서 멋진 바다를 실컷 봤다고 생각 했는데, 여기가 오히려 더 좋아 보인다.
바닷가 옆에는 Gulf state park 이 있다.
27마일의 산책로를 모두 나무로 덱을 만들어서 자전거를 이용할수도 있고 산책도 할 수 있다.
날씨가 점점 더워 지면서 이름모를 벌레들이 많이 보였는데
나무덱 위로 갈 수 있으니 편하고 좋았다
주차비는 하루 10불 이고, 이 산책로는 바닷가 해변까지 이어져 있었다.
우리는 락키때문에 바닷가로 이어진 곳은 갈 수가 없었다.
주차를 하려는데, 공원관리인이 바닷가도 못 보는데 굳이 돈 내고 하지 말라며
무료로 주차 하고, 개와 산책 할 수 있는 곳을 알려 주셨다.
오후늦게 도착해서 노을을 감상하며 가볍게 산책했다. 바닷가 부근은 다음날
가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그날 이후 계속 비가 와서 결국 못 가보고 왔다.
나무 꼭대기에 는 흰머리 독소리가 고고하게 앉아있고 덱 아래로는 고슴도치가 조심스레 지나간다.
망원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캠핑장은 작아서 캠핑장 내에서 산책할 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았다.
캠핑장 오피스에 물어보니 Fairhope라는 타운이 예쁘다며 한번 가 보라고 추천해 주었다.
전혀 모르는 장소에 가면 캠핑장 오피스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모빌만에 위치한 이 곳은 바다가 보이는 공원을 중심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페어호프 에브뉴를 따라서 걸으면 예쁜 가게와 소품들을 구경 할 수 있다.
거리가 꽃으로 장식 되어 있고 미국에서 보기 드물게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다.
‘Love in Fairhope’ 라는 드라마의 장소로 유명하며 , 이미 그 전 부터
아름다운 거리와 작은 소품들이 많은 상점들로 인기 있었던 곳 이었다.
바닷가 위에 있는 공원을 거닐면서 노을을 기다렸다.
많은 사람들이 큰 카메라로 노을을 담고 있었다.
바닷가에서 낙시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미국 남부를 즐기려면 낚시를 배워야 하나?
그런데 바다색이 탁했다. 같은 맥시코만 인데 왜 물이 이리 탁한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캠핑장이 59번 도로에 있어서 59번 도로를 이용해서 바닷가로 갈 수 있었다.
이 도로에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아울렛도 보이고, 큰 테마파크도 보였다. 나만 몰랐던 인기있는 관광지였다.
옷이 구멍이 났다.
20살 이후로 옷이 이렇게 된 경험은 처음이다. 요즘 옷들이 잘 나오고 내가 무슨 험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니, 옷이 이렇게 되어 보기는 정말 오랜만 이다.
작년 6월말 집을 나서면서 계속 같은 옷들을 반복해서 돌려 입고 있어서 결국 그 중
하나가 구멍이 난 것이다. 날씨 변동이 없으니 새로운 옷이 필요 없었고 겹겹이 테트리스를 해가며
포장한 옷 박스를 굳이 풀고 싶지는 않았다.
마침 캠핑장에서 5분 거리에 아울렛이 있어서 비오는 금요일에 산책 겸 가 보았다.
비도오고 비수기여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분명 산책만 하러 갔는데, 나오면서
쇼핑백을 하나 들고 나왔다. 간만에 가는 쇼핑에 이성을 잃은 것 이다.
남편도 얇은 긴 바지가 필요했고, 나는 얇은 티셔츠 두개를 샀다.
집에와서 보니 10프로 가까이 세금을 지불했다.
기본 스테이트 텍스에 또 뭔가 로칼텍스가 이것저것 붙었다.
살던곳 에서는 옷과 신발에는 텍스가 없었는데, 뭔가 대단한 손해를 본 듯한 억울함이 드는건
오바육바 겠지?
그 길을 몇 번 왔다갔다 하면서 유독 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는 '카페' 가 보였다.
브런치 라도 먹어볼 생각으로 찾아보니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있어서 가 보았다.
내부는 입구부터 오래된 소품으로 장식 되어 있고 벽과 천정까지 가득 장식이 되어 있었다.
'여백의 미' 는 전혀 없는 , 전형적인 미국 서민의 훼밀리 레스토랑 이었다.
생각해 보니 미국에 20년 가까이 살면서 이런곳은 처음이다.
한인타운 근처에 살면서 주로 한식 위주로 외식을 했었고,
간만에 미국식당을 가는 날은 특별한 날 이어서 조금 비싼 곳을 찾아 갔다.
여행을 다니면서 간 곳은 대부분 여행객들 위주로 꾸며져서 전형적인 미국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었다.
미국서민이 미국서민 레스토랑에 오는건 당연한데, 나는 뭔가 영화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음식의 맛도 그리 특별할건 없고, 어수선 하고 복잡했다.
이 곳은 음식보다 더 특별한 전통이 있었다.
바로 오븐에서 갓 나온 빵을 손님에게 던져서 무료로 주는 것 이다.
한창 바쁠때 손님중 한 명이 ‘그냥 빵을 던져” 라고 해서 유래 되었다는데,
지금은 이곳의 명물이 되어 손님들을 모으고 있었다.
나도 받아 봤는데,빵이 보기와 다르게 맛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막 나온 빵은 처음먹어본다.
왜 미국 엄마들이 그렇게 집에서 빵을 굽는지 이해되는 부분이다.
일반 파는 빵 에서는 맛 볼수 없는 신선함과 따스함이 있었다
그런데, 빵이 뜨거웠다.
그래서 빵을 받고 다쳐서 항의도 받고 소송도 한다는데, 전통을 중시하는 가게의 특징상 없앨 수가 없다고 한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좋아했다
손을 들고 흔들면서 빵을 받고는 뜨거워서 떨어 뜨린다.
하지만 쿨 하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집어서 입으로 쏙!
주말에 비가 와서 버스안에서 꼼작 못하고, 일요일, 아쉽지만 또 길을 나섰다.
조금더 서쪽에 있는 루이지애나로 간다.
2024년 2월 11일 부터 18일까지 잘 쉬다 갑니다.
영상은 유툽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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