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면서 놀란 부분중에 하나가 동네 한 가운데 공동묘지가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연이라고 절대 할 수 없이 동네의 다운타운, 중심지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뉴잉글랜드와 같이 오래된 주 일 수록 동네 중심에 있는 교회 옆에 오래된 공동묘지를 흔히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미국인들은 공동묘지 옆이나 앞의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는 다고 하는 부분에서 뭔가 세계관, 아니면 영혼관이 다르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미국 역사상 청교도인들이 종교의 자유를 위해 미국으로 이민와서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교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된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이다. 

전통적으로 기독교인들이 반 이상인 그런 나라로 몇백백년을 지나면서 저 공동묘지에 묻힌 이들이 대부분 기독교인였던 점이 다른점일까. 역사상으로만 봐도 기독교가 한국에 들어간지는 한국의 5000년 역사 중 100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은 장례 문화도 사뭇 다르다는 점이 생각이 났다. 한국에서의 장은 무조건 슬프고 옛날에는 며칠을 곡을 해야 하는 그런 일이었다. 그런데 미국에서의 장례식에는 특히 카톨릭 이나 기독교인들의 장례식은 ‘going home’ (고향으로 돌아가다) 라는 표현을 하며 죽음이 끔찍하고 싫은 그런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간의 삶의 한 부분, 그리고 그 다음이 있는 (그것이 천국?) 지나가야 하는 그런 과정인 듯한 느낌을 주었다. 또 천국에서 다시 볼 것이라는 확신이 많은 미국인들 (기독교인이고 아니고를 떠나) 안에 깊이 새겨져 있음에 놀라곤 했다.

다시 돌아가 미국의 공동묘지가 혐오스럽거나 무섭지 않은 것은 죽음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서가 아니란 생각을 해본다. 기독교인들은 영생의 삶을 약속으로 믿으며 지구에서 숨쉬고 사는 동안 그 후의 영원한 삶을 소망한다.그리고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거나 영생을 누리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면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묻혀져 있는 옛날 (몇십년전만 해도 미국의 80%이상이 기독교인이라고 했던 걸 생각하면) 미국 묘지들에는 귀신이 되지 않은, 천국에 가서 예수님과 함께 하고 있는 그런 영생을 누리고 계시는 분들이시기에 그렇게 무섭지 않은 것이 아닐까. 이 땅에서의 삶 그 후에도 같은 성령님 안에서 예수님의 뜻에 따라 사는 이들은  저 하늘 위에서 땅의 우리를 바라 보면서 응원도 하고 도와도 주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란 생각도 해 본다. 

사도신경에 보면 끝무렵 즈음에 ‘성도들 간의 교제’라는 부분이 나온다. 영어로 하면 ‘Communion of saints’라고 나온다. 이는 시공간을 넘어서 성령안에서의 성도들 간의 텔레파시 같은 교제가 존재함을 믿는 다는 뜻이다. 시간대와 공간이 다른 데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과 교재와 소통이 성령님을 통해 가능하며 이를 믿는 다는 고백이 나온다. 공간과 시간을 넘어서는 교재란? 뭐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겪는 그런 '우연의 일치'같은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간만에 새로 온 교인을 대접하면서 미역국을 끓였는데 알고봤더니 그날이 그 분의 생일이더라던지, 뭐 이런 일상의 소소하지만 '우연'이라고 보기엔 재미있고 뜻깊은 일들일 수 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교인들이라면 한두번 쯤은 경험해봤을 수 있다. 우연은 신이 익명을 유지하는 기술이라고 아인슈타인이 말하지 않던가. 이런 ‘우연'들이 사실 성령님안에서의 ‘성도들과의 교재'의 한 부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옛날에 쓰인 기독교 서적을 읽으면서 작가와의 영적인 교감을 느끼는 등이 있다. 다른 시대와 다른 공간에서 같은 하나님을 믿는 분에 대해 알아가며 이분은 어떻게 그 믿음을 실제의 삶에서 살아내셨는지를 배워가는 과정 역시 '성도와의 교제' Communion of Saint 일수 있는 것이다. 이런 성도들간의 교제는 기독교인들이 누려야 할 큰 특권과 기쁨의 원인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는 그냥 저절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훈련받아야 하는 부분임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이미 돌아가셨으나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가셨던 성인, 기독교인들에 대해 배울 점들을 배우고 이분들이 그 인생을 다 바치며 위해 살았던 하나님의 나라와 이들에 대해 더 묵상하고 공부하는 ‘communion of saints’ 를 장려하는 All Saints Day 가 신기하게도 할로윈 바로 다음 날 11월 1일인 것이다. 할로윈 10월 31일의 저녁밤과 All Saints 성인의 날, 11월 1일 새벽밤이 겹치게 되는 것이다.

여러 귀신들을 초대하고 축하하는 듯 하는 할로윈이 다가온다. 모두가 영적으로 high 되는 그런 시기에 다른 신 보다 성령님을 초대하고 성령님을 귀히 모시며 우리보다 더 먼저 이 세상을 믿음으로 살아낸 성인들이나 믿음의 선배를 한분이라도 기억하며 배울점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참고로 10월 31 할로윈은 Reformation Day 라고�년에 마틴 루터가 95개의 문항을 올림으로 교회 개혁을 일으킨 날이기도 하다. 뭔가 영적인 날이긴 하네..) 할로윈은 악의 기념일이라며 Trick or Treating을 못하게 하고 교회에서 할렐루야 나잇이나 홀리윈 등의 행사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기독교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도 참으로 귀하다. 그러나 교회에서 이런 행사를 하지 않는 동네에 사는 분들은 기독교인이라고 문을 걸어 잠그고 불을 꺼 놓는 것 보다는  Trick or Treating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더 알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Communion of Saint를 추구하면서 말이다. 우리 옆 집에 Saint가 될 수 있는 Sinner가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