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규현 목사입니다.

열왕기상 9장 첫 시작 부분에는 성전 봉헌식을 거행한 솔로몬에게 하나님께서 언약을 맺어 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먼저, 하나님은 성전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그것의 하나님의 이름을 두겠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하시겠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눈길과 마음을 항상 거기에 두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무적으로 성전을 찾아오시는 분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길을 두시고 마음을 두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약시대에 오면 “그 성전이 완성된 것이 교회” 라고 이야기합니다. 예배당 건물이 아니라 성도가 모인 교회에 하나님이 자기 이름을 두시고 눈길과 마음을 두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그의 공동체 안에 하나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다면 하나님은 너무 가슴 아파하시고 힘들어 하실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 가운데, 마음을 두시고 찾아오시는 하나님과 깊이 만나는 믿음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본문을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떠나고 하나님을 배신할 때 그들을 끊어 버리겠고, 이 성전을 던져 버리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게 될 거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요즘 교회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세상 속에서 욕을 먹고 비웃음을 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우리로 인하여 주님의 이름이 욕 먹지 않도록 거룩한 교회 공동체를 세워가야 할 때입니다

9장 후반부에 보면 ‘바로의 딸이 다윗 성에서부터 올라와 솔로몬이 그를 위하여 건축한 궁에 이를 때에’ 라는 말이 나옵니다. 다시 말하면 솔로몬이 다윗 성 즉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어떤 곳에 바로의 딸을 위한 궁궐을 준비했다는 것입니다. 왜 예루살렘을 놓아두고 다른 곳에 궁궐을 지었을까요? 오늘 본문과 거의 같은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역대하 8장에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솔로몬이 바로의 딸을 데리고 다윗 성에서부터 그를 위하여 건축한 완공에 이르러, 이르되 내 아내가 이스라엘 왕 다윗의 왕궁의 살지 못하리니, 이는 여호와의 궤가 이른 곳은 다 거룩함이니라 하였더라’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곳이고 거룩하기 때문에 외국 공주 출신인 자기 아내를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겁니다. 아마도 그 부인이 애굽에서 가지고 온 우상을 섬긴 것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했을 겁니다. 분명 솔로몬도 이게 문제라고 인식한 겁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들춰내기에는 너무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공주의 고향인 애굽의 왕 바로의 비위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공주는 다른 곳에 궁궐을 지어 따로 살게 하고 솔로몬 자신은 1년에 3번씩 하나님께 번제와 감사의 제물을 드렸습니다.

문제는 감춘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솔로몬이 부인들 앞에서 이런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다가 나중에 부인들과 함께 우상숭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문제가 드러날 때 숨기기보다는 드러내고 치료해야 썩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9장 후반부에서부터 10장에서는 솔로몬의 성전과 궁궐 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축을 했고 조선과 무역에도 뛰어 들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배를 만들었고 오빌이란 곳에서 금도 가지고 왔습니다. 스바의 여왕이 찾아와서 솔로몬의 화려한 삶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금방패 500개를 만들었고 솔로몬이 사용하는 그릇도 다 모두 금 그릇이었습니다. 백향목이 길거리 뽕나무 보다도 더 흔했습니다. 병거와 마병을 갖추어 국방도 든든히 했습니다. 그야말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강성하고 가장 번성했던 시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여러분, 솔로몬 인생 말년에 지은 전도서에 보면 이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도다” 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솔로몬이 죽고 난 다음 이스라엘은 순식간에 기울어 졌습니다. 그의 성공이 화려해 보이지만 그런 이런 성공을 위해서 주변 나라 공주들과 정략 결혼을 했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나라가 안정되었고 평안한 가운데 화려한 문명의 꽃을 피웠습니다. 하지만 정당하지 않은 과정에서 나온 성공이 나중에는 파멸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걸  늘 기억해야 합니다.

그럼, 함께 열왕기상 9장에서 10장을 읽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