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막 끝낸 책이예요.

제목하고 표지 보고

식품 영양학 전공한 몸짱 아저씨가 우울증에 도움되는 음식 소개해주는 책인가..싶었는데

더 굉장한, 제가 처음 접해보는 주제의 내용들이 있더군요.

표지에 본인 사진을 저리 크게 왜 박아 놨는지는 독자로써 잘 이해가 안가지만

내용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넘어가 주기로 합니다.

제목 밑에 써져 있는 조금 문구는

NUTRITIONAL AND ENVIRONMENTAL APPROCHES TO MENTAL HEALTH AND PHYSICAL WELLBEING.

영양과 환경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정신과 육체 건강.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집중력 장애,

섭식 장애,

이런 정신과 질환의 영역에서 대체의학 요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임상 사례들이 있고요,

저런 질환들이 식이요법과 비타민, 미네랄 투여로 처방약 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낸 사례들.

정말 놀라웠고요.

Holistic Medicine 이라고 '전인 의학'이라고 해석하면 맞으려나요?

환자를 사람 전체로써 보고 치료에 임하는 의사들의 임상 사례들.

그러니까 증상 하나를 보고 그것을 치료하는 데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그 증상이 나오기 까지의 원인을 찾아서 방법을 찾는 치료법.

예를 들면,

내가 오늘 우울증이 심해 의사를 보러 갔는데

의사는 내가 평소에 무얼 먹는지도 물어 보고

과민 반응 보이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아주 자세한 알러지 반응 검사도 하고

피 검사도 하고

그래서 내린 처방은 프로작 같은 항정신성 처방약이 아닌

피해야 할 음식 가르쳐 주고

비타민 어쩌고 저쩌고 주사, 미네랄 어쩌고 저쩌고 얼마짜리 챙겨 먹으라 하고

경과를 지켜 보고 하는 식의 치료.

제가 설명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는데

챕터 하나 하나가 다 흥미로웠어요.

처방약에 대한 전면 반대라기 보다는

처방약이 만사형통이 아니라는데서 출발하는 치료법.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병의 원인을 알아내고 치료하는 의사들의 임상 사례들이요.

특히

아이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에 처방되는 리탈린(ritalin) 이라는 약의

처방전 남발에 대한 경고 인상 깊었어요.

아이들이 저런 처방을 받았다면 부모들이 다시 한 번 심사 숙고 해야겠구나..느꼈고요.

아이들의 식단을 바꾸고 환경을 바꾸고 이것저것 약에 선행해서 해 볼 방법들이 있고

이런 방법을 알려 주는 의사한테 가는게 참 중요하겠다는거 느꼈어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수업 시간에 집중을 안 한다고

선생님은 부모한테 아이 데려가서 검사한 번 받아 보시라고.

정신과 의사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같으니 약 먹어 보자고.

부모는 처방전 들고 가서 리탈린을 먹이기 시작.

아이는 얌전해 지고 선생님도 만족 부모도 만족.

그런데 이게 해피엔딩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는거죠.

모든 약은 효과에 따라 오는 부작용이라는게 있잖아요.

어른이야 내가 약을 먹을지 안 먹을지 선택해서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야 그렇지가 않잖아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작한 리탈린,

그러다 심한 우울증 생기고 불면증도 따라 오고.

저 부분 읽는데 무섭더라고요.

부모라면 정말 꼭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겠구나..

약이라는게 참 좋으면서도 무서워요.

하나 고쳐주면서 꼭 하나 이상 망가뜨려 주고.

이 달 초에 제가 항생제 일주일 먹었거든요.

잇몸 염증 잡는다고.

그 약 먹기 전에 일주일을 치통으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그랬죠.

치과가서 잇몸 치료 시작하고 항생제 먹었죠.

문제는 그 다음에 이어진 칸디다 균의 과잉 증식.

그나마 이 시점에 제가 저 책을 읽어서 얼마나 유용했던지.

지난 며칠 인터넷으로 칸디다증 (candidiasis) 열심히 공부했어요.

도서관에 책도 두 권 더 신청해 놓고.

항생제 먹은 다음 부터 생긴 이상한 몸의 현상들이 대체 왜 그런지 모르고 있다가

칸디다증 챕터 읽으니까 무릎이 쳐 지는 거예요.

항생제가 몸 안의 좋은 균들도 죽임.

이 틈을 타 칸디다 균이 창궐하게 됨.

칸디다 균은 설탕을 좋아함.

설탕 먹고 더 마구 마구 자라남.

자꾸 나로 하여금 설탕 먹고 싶게 함. 나쁜 칸디다!!!

그렇게 설탕 먹고 마구 자라서 내 몸 안의 소화 기관을 점령해서 교란시키고

대장에서 시작해서 위를 거쳐 입 안 까지도 차고 들어와서

백태를 만들고 좋지 못한 입안의 향기를 만들어  냄. 나쁜 칸디다!!!

이것들이 이렇게 몸 안에서 버티고 있을수록 상황은 더 악화됨.

내 몸의 면역력을 약화 시키고 그래서 염증이 더 잘 생기게 되고 그럼 난 또 항생제를 먹어야 하고

그럼 칸디다는 또 더 생기고 이런 악순환이 됨.

정말 나쁜 칸디다!!!!!!!

흐미...저 때 까지 일주일 동안 맥도날드 바닐라 콘을 하루에 한 개씩 꼬박

영양제 챙겨 먹듯 사 먹고 있었어요.

왜 갑자기 단 것이 이리 땡기나 이상타 하면서도 흐뭇한 마음으로.

이게 99전이네. 참 싸다. 미스터 쏘프티보다 두 배 이상 싸네.

이럼서.

일주일 동안 뱃 속에 칸디다 균 열심히 증식시키고 있었던 거임 흐흑.

칸디다 균의 과잉 증식으로 생기는 증상들은

흔한 질염부터 시작해서 아주 다양하고도 아주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더군요.

많은 증상들이 만성 피로 증후군의 증상과도 겹치고

(그래서 이 두 가지를 함께 치료 하기도 한다네요)

항생제 장기 복용이나 자주 복용했던 사람들

툭하면 질염이 찾아오고

평소에 만성 피로 증후군 증세를 달고 사는데

병원 가면 아무 이상 없다는 소리만 해서 더 환장하겠고

피검사로 나오는 갑상선 수치도 정상이라 하는데

나는 체력이 딸려 죽겠고

짜증이 잘 나고

밥 안 먹으면 손 떨리고

어깨 목 근육 엄청 뻣뻣하고

가끔 관절통도,

기분 좋았다 바닥쳤다, 이 통에 주변 사람도 힘들겠지만 나도 죽겠고,

우울한거...당연지사.

많은 검색 끝에 대충 지금 생각나는 것만 해도 저 정도.

여기 저기 싸이트 다니면서 자가 진단 차트를 쭉 읽는데

남편이 웃어요.

부인은 아주 교과서시네요.

지금 스물 한 개 문항 중에 해당 안되는게 하나 밖에 없어요.

(그 한 가지는 전립선 이상이었음)

딱 이 타이밍에 저 책을 읽게 되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

희망을 가지기로 했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바닐라 콘 여태 사 먹고 있었으면 어쩔 뻔 했어요.

싸다고 하루에 두 개씩 먹어볼까 이러고까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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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증에 관한 이야기 링크 하나 걸께요.

http://jjinee0809.blog.me/70096808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