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 하나 저 일하는데 있다고 남 흉 보려는게 아니고

제가 지금 직장에서 그런 존재가 되었음을 한탄 하려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식이요법 하는 자의 외로움이랄까?

 

 

어딜가서 일을 하던 저 자주 먹는 것 때문에

일 시작하고 며칠 지나면 꼭 이슈가 됩니다.

한국 직장이든, 미국 직장이든, 사무직이든, 기타 다른 일이었든

유독 여자 동료가 많은 곳들만 있었네요.

사장님도 여자 사장님들하고도 많이 일했고요.

 

 

저도 학창 시절에 소위

남자들 한테 인기 없고 여자들한테 인기 많은 그런 스타일이었고

언니들 셋 하고 컸으니

어디 가서 여자들이랑 어울리는 건

제 쪽에서는 아무 불편함이나 어색함이 없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저를 대할 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더라고요.

좋아하면 아주 좋아하고 싫어하면 죽어라 싫어하고.

뒤에서 모함하고 이런 진부한 스토리들 항상 있죠.

일 하는데만 써도 모자랄 에너지를 저런거 신경 쓰는데 쓰다보면

저는 오래 일 못하고 금방 때려칩니다.

 

 

사회 생활은 그저 두루두루 원만한 게 장땡인데 절대 저렇게 되지 않고

꼭 문제 생겨요.

 

 

제가 질타를 받는 원인 중 하나, 

우선 많이 먹는 것.

먹는 만큼 살이 안찐다는 것.

 

 

많이 먹고 먹고 싶은대로 다 먹는데 살이 안 찐다는 것은

그냥 남들이 대충 보기에 그런 것 뿐이고

 

 

파고 들어가 보면,

저는 양을 나눠 먹는다는 것이고,

먹는 것과 체중과 별 상관이 없는 것은 저희 노여사부터 시작해서

저희 집안 여자들 체질이 워낙 다 그래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제가 일 시작하고 며칠 지나면 꼭 저의 식생활에 대해

심층 토론, 분석을 하는데

지난 10여 년간 나온 결론은 하나.

 

 

살 찌는 걸 안 먹는다

(과자 아이스크림 초콜렛 등의 군것질을 안 함)

 

 

 

지난 연말부터 제가 식이요법 조금 더 빡세게 시작 했잖아요?

혈압 약 안 먹겠다고 발악 중이고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살아 보겠다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저는 접근 방법을 확실히 잡았어요.

내 맘대로 살다가 의사한테 가서

 

 

나 이렇게 망가졌으니 고쳐 주세요.

 

 

하지 않으려고.

 

 

예전엔 사람들이, 그렇게 먹는데 왜 살이 안 쪄요?

 

 

하면 대답할 게 없었어요.

그저 달달한 군것질 않고 원래 체질이 이렇다 라는 말 밖엔.

 

 

저거 듣기에는 상당히 재수없는 대답일 수 있겠는데

정말 저거 외에는 제가 할 말이 없었어요.

 

 

지금은, 할 말 조금 생겼어요.

특히나 저보다 나이 더 드신 분들이 중년되어 더 붙는 살,

우리가 나잇살이라고 하는거요,

그거 걱정 하시거나,

건강을 위한 체중 감량 이런 각도에서 물어 보시면

더욱더 적극적으로 말씀 드려요.

 

 

몇 달 전에 한국 신문에서 읽은 기사였는데

신진대사의 매직넘버는 '40' 이라더군요.

마흔 살 되면 신진대사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 한다고 그 기사에 써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군살이 붙기 쉽다는 말.

같은 양을 먹으면서 체중을 더 늘리지 않으려면 정말로 운동이 필요해 지는 나이.

하루 여덟 잔 이상 물 마시면 신진대사율이 높아진다는 팁도 써 있었고요.

 

 

저도 이제 곧 마흔줄 접어 드니

지금까지 먹어도 살 안 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계속 잘난척할 수 있을지 그건 모르죠.

허나 지난 6개월 여간 저의 바뀐 식습관과

이제 2년 여에 접어드는 걷기 운동,

이런거 저는 남한테 내가 하는 노력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거 생겼어요.

아 또 하나,

2년 여 전부터 해 온 밤늦게 안 먹기, 도 있군요.

 

 

 

사람은

어떤 주제든 어떤 상황이든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담고 싶은 말만 기억하기 때문에

같은 얘기를 해도

사실 받아 들이기는 제 각각이예요.

 

 

더 좋은 몸매를 위해서 체중을 줄이고 싶던

건강을 위해 줄여야만 하는 상황이던

여튼 저는 질문을 받으면 아주 성의있게 대답을 하는데

같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매번하고

저는 같은 사람들한테 같은 대답을 매번하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뱃살 빠지는데는 밤 늦게 안 먹는 게 직빵이라고

이건 며칠만 해도 바로 차이가 보인다고 해도

본인들은 그럴 수가 없대요.

저녁 한 끼 온가족이 먹는 거라.

이건 정말 맞는 말입니다.

일 하면서 먹는 점심, 얼마나 나 좋은대로 챙겨 먹기를 하며

편하게 먹을 수나 있나요.

정해진 점심 시간이 없는 환경에서도 저 일 많이 했었어요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놓고 하는 일 할 때도

의외로 점심 시간이라고 한 시간 딱 잘라 주는데 없는 곳도 있았어요.

한 시간 주더라도 하는 일 따라 업무가 너무 바쁘면 그렇게 다 못쓰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내 집에서 먹는 저녁 한 끼가 하루 중 오롯이 맘편히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식사인데

그것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

맞는 말이죠.

그런데 식단이나 양은 어느 정도 조절은 할 수 있고

저처럼 건강 문제가 절실해지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하루의 유일한 한 끼를 포기하는게 더 현명한 상황이 오기도 하고요.

저 일하는 날은 남편하고 저녁 같이 못 먹어요.

집에 오면 너무 늦기 때문에 남편한테 먼저 알아서 해결하고 있던가

나 집에 간 뒤에 먹더라도 혼자 알아서 먹으라고.

 

 

 

안 그래도 일 하면서 뭐 자주 먹는다고 미운털 박혔는데

(사장님은 괜찮다고 아무 때나 아무 거나 먹고 싶은대로 먹으라고 독려를 하시는데

동료들 중 한 명이 고깝게 생각하심)

저녁까지 먹고 올 수는 없어서

이젠 지하철에서 먹을 수 있는 제 저녁거리까지 싸들고 다녀요.

저녁을 아예 안 먹는 것도 건강에는 괜찮다고 하는데

저는 아예 굶는 건 몸이 너무 지쳐서 못해요.

집에 오는 길에 쓰러지면 안되잖아요 ㅎㅎㅎ

 

 

 

다음 날 일하러 가면

전 날 저녁에 삼겹살 세 팩을 구워서 애들이랑 먹었다고 하시면서

또 저한테 왜 먹어도 살 안찌냐고 물어 보세요.

 

 

 

저 물 굉장히 많이 마셔요.

제가 신진대사율이 높은 편이라는 건

남편이 십여년을 옆에서 하도 떠들어 대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신문 기사 보기 전까진 물 많이 마시는게 관계가 있는 건 몰랐었어요.

저 물 하루에 8컵 이상 당근 마셔요.

집에서 그렇고,

일 하러 나가서는 더 많이 마셔요.

(그렇다고 화장실을 시도 때도 없이 막 가야하지도 않아요)

고객들, 직원들 위해 물통 있지요.

그런데 저만큼 마셔대는 사람 아무도 없어서

사장님이 그러지 말라고 하시지만 그냥 나 마음 편하라고 제 물 사다가 마셔요.

32온즈(1 리터 조금 안되는 거) 짜리 물병에 아침마다 집에서 홍삼 액기스 타서 나가고요,

일 하면서 두 세 번 더 채워서 마셔요.

기운 떨어지면 저는 목부터 마르더라고요. 항상 옆에 놓고 실컷 마셔요.

 

 

 

물 사다 먹는다고 유난 떤다고 이것도 미운털 박힌 것 같아요.

안 사다 먹으면 또 쟤는 웬 물까지 저렇게 마시냐고 이래도 미운털 박히겠죠.

이래 저래 말 들을거면

그냥 나 마실 거 내가 사다 마시는게 제 속이 편해요.

 

 

저 출퇴근 길에 30분씩 걸어요.

일하는 날은 따로 시간내서 운동할 수가 없으니까

30분 걷다가 지하철 타고

올 때는 일찍 내려서 30분 걸어서 집에 와요.

지난 이른 봄에 잠깐 일했던 직장 다니면서 걷기 운동 끊었더니

몸이랑 마음에서 바로 신호를 보내길래

이번 직장 다니면서는 일을 하면서도 내가 하루 중 얼마는 꼭 걸어야 겠다, 결심.

(이게 말이 쉽지. 이거야 말로 이쁜아짐 진정으로 박수받을 만한 일이라 생각됨)

 

 

무슨 운동 하냐고 물으시길래 말씀 드렸더니

당연히 이유가 있어요. 할 수 없는 이유가.

나는 왜 아침 저녁으로 걸을 수 없는가 다들 타당한 이유가 한 가지 혹은 그 이상 있으세요.

쟤는 그렇게 걸어 다녀서 날씬 한가봐. 끝.

이것도 제가 걸어 다니시라고 말씀 드린것도 아니고

물어 보니까 대답한 거고

본인들은 할 수 없다니 그럼 그걸로 끝.

이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같은 사람들한테 같은 질문받고 같은 대답하고

앵무새처럼 매일 매일

지겹더라도 이렇게만 하면 그래도 괜찮을 뻔 했어요.

 

 

 

현미밥 먹는다고 뭐라 하세요.

유난 떨지 말고 그냥 쌀밥 먹으라고.

내가 남한테 현미밥 먹으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나 먹을 밥을 내가 싸가서 먹는건데

저더러 그거 먹지 말래요. 유난스럽다고.

 

 

간식 쏜다고 아이스크림 사오면 저 먹어야 해요.

이럴 때야 말로 나는 아이스크림 안 좋아한다고 안 먹으면

욕 대박 먹을 상황이라 그냥 먹어요.

 

 

아침 쏜다고 맥도날드 브랙퍼스트 사오면 저 그것도 먹어요.

이것도 안 먹으면 대박 찍히는 상황이라 먹어요.

어쩌다 한 번 저도 먹지요. 왜 못 먹어요.

사람이 어떻게 몸에 좋은 것 나 먹고 싶은 것만 먹어요.

이런 것도 어쩌다 한 번씩 먹어 줘야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꼬박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 저도 먹고 싶어서 사다 먹어요.

(정크 푸드 중에 제가 이거 제일로 좋아해요ㅋㅋ)

그런데 이런 일이 너무 자주 있어요.

오늘은 집에서 뭐 먹고 나왔다고 뻥쳐도 소용 없어요.

그래도 제 꺼까지 꼭 사오시니 먹어야 해요.

 

 

조미료 안 들어가고 간 심심하게 된 사장님 명품 집 밥,

일하러 가서 맛나고 좋은 거 실컷 먹는다고 좋아했더니 이런 변수가 있었어요.

먹기 싫은 것도 억지로 먹어야 하는.

 

 

 

한 주 째지게 멋내고 다니다 이것도 미운털 박혀서

지난 주에는 다시 얌전하게 하고 다녀요.

이런 저런 말 듣는게 너무 피곤해서요.

그게 결혼한 여자 옷 차림이냐...로 부터 시작해서.

절대 거지같이 후지게 하고 일 다니는 건 저도 싫어서

째지게 멋내는 것만 한 발 양보해서 대충 얌전하게 하고 다닙니다.

 

 

 

이 분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고

엄하게 일하는 데서 시집살이 하고 있다고 둘째 언니한테 말 했더니

그냥 듣고 참으래요.

그 분도 외로워서 그러는 걸꺼라 안쓰러운 마음으로 그냥 참으라고.

자식들이고 남편이고 다 자기 마음대로 안되니까

일하러 나와서 생판 남인 사람 쫒아 다니면서 잔소리 하는 게 안됬다..

그렇게 생각 하래요.

 

 

 

이 분은 예전 그 모든 직장에서 꼭 한 명씩 있었던,

나는 밥 맛 없어 죽겠고만 왜 다른 사람들은 이 사람을 싸고 도는가 괴로워 하면서

내가 미워서 안달이고 못 잡아 먹어 안달이던

그런 유형의 동료가 아니긴 해요.

 

 

제 지갑도 어느 날 하루 보시더니

그렇게 다 넣고 다니면 위험하다고 들고 다니지 말라고.

저렇게 뭘 해라, 하지 말라, 를 단도직입적으로 저한테 말하는 사람은

이 전 지구 전체에서

우리 노여사 밖에 없고 저는 그것조차도 못 견뎌하는 사람인데

저 그 다음 날로 장지갑 빼고

동전 지갑으로 바꿔 들고 다녀요.

 

 

 

내 엄마나 되면

네 네 만 하면 그만이거든요.

집 좀 치우고 살아라, 그러면 네~~~

저기 먼 데 다른 주에 살고 계신데

와서 확인하실 것도 아니잖아요.

네~~~

한 다음에 안하면 그만이거든요.

 

 

신랑 잡지 말고 좀 잘해 줘.

하시면 네~~~

한 다음에 내가 신랑을 구박을 해서 또 눈물 바람을 하게 한들

그거 노여사가 알 길이 없으시죠.

 

 

 

그런데 이 경우는 바로 확인 가능한 상황이라

지갑 바꿔 버렸어요.

말 듣는 거, 잔소리 듣는 거,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

너무 싫은데

그래서 스트레스 지금 과도하게 받고 있는 중인데

존중받아야 할 내 개성에 딴지를 거는 사람들한테

정면돌파를 하는 것은 사적인 관계에서나 하는게 또 저의 철학이어서

그냥 이러고 있습니다.

 

 

일은 해야하고

저 사람이 바뀌지는 않을테고

나는 더 중요한 일에 집중을 해야하니

곁다리로 오는 스트레스에 침몰해서 일을 놓을 수는 없잖아요.

 

 

 

저보고 어디 다른 데 가서 일 하면서도

이렇게 자주 먹어대면

아무리 사장은 괜찮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거라고 진지하게 말씀 하시대요.

 

 

나같은 사람은 진정 사회 생활을 작파해야 하는 것인가..

 

 

로또를 맞기 전까진 일을 해야 하니까

제가 덜 스트레스 받는 쪽으로 일단은 처신을 하기로 했어요.

하다 하다

다음 번엔 뭘로 트집을 잡으시려나..

저는 하는데 까진 해 보려고요.

 

 

하루는 제 머리 올린 모양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서

이상하고 요상하고 엄청나게 촌스럽고 아무튼 한 눈에 봐서 제가 취급하기 싫은

그런 머리 비녀를

제 머리에 꽂으라고.

 

 

제가 괜찮다고 지금 이렇게 고무줄로 올린게 더 편하다고 하면서 한 시간 버티다가

결국엔 그거 받아서 머리 다시 올렸어요.

누군가가 나를 한 시간 동안 쫒아 다니면서 이렇게 집요하게 구는건

저도 처음 당해 봤어요.

 

 

너무 너무 예쁘다고 그제서야 흡족한 미소를 띄우는 그 분을 보며

괴로우면서도 슬펐어요.

 

 

 

남을 통제함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그런 종류의 기쁨은

사람들이 좀 안 가져줘도 좋을텐데.

난 나하고 싶은대로 살고

남이 남하고 싶은대로 사는 거

내가 보기에 좀 이해가 안 가도

그냥 그렇다, 라고 인정하고 넘어가면 참으로 세상이

오지랖프리의 유토피아가 될 것인데...

 

 

그래서

다음 주도

코디고 뭐고 팔색조의 현란한 변신이고 나발이고

이쁜아짐 다 집어 치우고

그저 이 밥벌이 놓지 않고 계속 열심히 다녀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화두에만 치중하기로 했습니다.

 

 

현미밥은 그래도 싸갈거예요.

이것도 일주일 양보 했더니

이건 제가 양보할 일도, 양보해서도 안될 일 같더군요.

내가 내 몸이 건강해야 내 밥벌이 할 수 있는데 말이죠.

맥도날드랑 아이스크림도

다음 주 부터는 서서히 거부할 것 이고요,

유난 떤다고 해도 이 문제는 제가 물러설 수가 없어요.

 

 

 

내가...

어떻게 오늘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나 건강하게 살자고 얼마나 내가 얼마나 내가

들쳐지지 않는 이부자리를 걷고 힘들게 나가 걷기 시작했고

얼마나 힘들게 밤늦게 먹는 버릇을 버리고

공책 사다 먹는 것 적고

책 빌려다 읽고

얼마나 처절하게 지금 저염식에 건강식을 하고 있는데...

보통 사람들 반 만큼의 체력이라도 갖고 싶다고 절규하면서 좌절한 세월이 얼만데...

 

 

 

일주일 동안 외로웠을 나의 현미,

내 이제 다시는 너를 외롭게 안 하리라.

내가 다아 먹어 주마.

내가 너 사다 먹으려고

너 먹고 살려고

이렇게 욕보고 있다.

 

 

어차피 사는 게 욕이다.

욕 좀 더 보자 이쁜아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