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d You Go, Bernadette

By Maria Semple

주인공 비(Bee Branch)는 시애틀에서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스크림Ice Cream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으며, 8학년이다. 비의 원래 이름은 발라크리쉬나Balakrishna이다. 이 이름은 창조자이며 파괴자인 비쉬뉴 Vishnu의 환생이라고 알려진 아기 크리쉬나 Krishina, 즉 Balakrishna에서 따온 이름이다. 여러번의 유산 끝에 태어난 그녀에게 엄마가 붙여준 이름이다.

비는 심장이상 (좌심 형성부전 증후군, hypoplastic left heart syndrome)을 갖고 태어나서 다섯살 때까지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비는 현재 자신이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해마다 그녀를 병원에 데려가 초음파심장진단도와 엑스 레이 등을 찍게 하는데, 담당 의사 조차도 어이없어 할 정도이다. 물론 키가 남들보다 작고, 젖가슴이 작다는 건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천식. 하지만 천식이 있다해서 플룻 연주를 못하는 건 아니다. 그게 어떤 건지 느끼고 있으면, 전혀 신경쓰지 않게 된다는 것이 비의 생각이다. 

또한 비는 all A(여기서는 S)를 받을 정도로 총명한 아이이다.  그녀는 내년에 쵸트 로즈메리(Choate Rosemary)라는 보딩 스쿨에 진학할 예정이었는데, 일련의 일을 겪게 되면서 예정보다 일찍 그 학교로 가게된다. 그리고 어느 날 발신지가 적혀있지 않은 커다란 봉투하나를 받게 되는데, 그 속에는 자신의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자료들이 들어 있었다. 이 소설은 그녀가 그것들을 재구성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의 아버지 엘진(Elgin Branch)은 마이크로소프트 사에서 일하고 있고, 엄마 버나뎃(Bernadette)은 가정주부이다. 그들은 시애틀에 오기 전 LA에 살았다. 당시 엘진은 한 컴퓨터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했고, 버나뎃은 건축 사무소에서 일했는데, 그녀는 떠오르는 스타였다. 결혼한 후, 엘진이 일하던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 사에 팔렸고, 회사의 강력한 추천과 버나뎃이 지었던 집에 문제가 생기면서, 버나뎃이 강력하게 원해 시애틀로 오게 되었다.

버나뎃은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이고, 그녀에게 다른 이웃이나 학부모들은 전부 각다귀떼 같다.  그녀는 오로지 딸을 학교에서 데려오는 일 외에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학교를 개조한 집 백야드에  트레일러를 한 대 들여놓고, 그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녀는 온라인 상으로 가상 비서의 일을 하는 Delhi Virtual Assistants International이라는 회사의 만줄라 카푸르(Manjula Kapoor)라는 여자에게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얘기할 뿐만 아니라 은행 계좌와 운전면허증, 여권번호 등 모든 개인 신상에 관한 걸 그녀에게 주고 땡스 기빙 저녁 예약이나 딸의 보딩스쿨 입학금 납부 등 모든 걸 처리해달라고 지시하고, 심지어 집을 어떻게 샀는지까지 그녀에게 얘기한다.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은 지금은 거의 버려진 채 남겨져 있던 여학교 건물이었다. 여기 저기 지붕도 세고, 사방이 수리해야 할 곳이 넘쳐났지만, 건축 디자이너였던 버나뎃은 이 학교건물을 맘에 들어했다. 맨땅으로 된 실내에 깔아놓은 러그 밑에도 블루베리 나무 뿌리가 자랐지만, 비가 땅에서 놀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   

그런데 이 블루베리 나무 때문에 이웃인 오드리(Audrey Griffin)와 갈등을 빚는다. 전형적인 시애틀 출신인 오드리는 새로 이사온 비의 가족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버나뎃이 학교 운영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은 걸 이유삼아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고, 그걸 다른 학부모들에게 알린다. 그녀는 특히 엘진과 같이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일하는 수린(Soo-Lin Lee-Segal)이라는 싱글맘과 친하게 지내며 버나뎃과 엘진에 대해서 온갖 험담을 나눈다. 하지만 수린은 엘진의 비서로 옮겨 가게 되고, 그를 좋아하게 된다.

오드리는 얼마 후에 있을 학교를 위한 펀드레이징 파티를 자신의 야드에서 하려고 계획 중인데,  버나뎃 집의 불루베리 탓으로 자신의 야드가 지저분해보이는 거라는 가드너의 말을 듣고 버나뎃에게 불루베리 덤불을 제거하라고 요구한다. 갈등을 싫어하는 버나뎃은 오드리의 말대로 오드리의 가드너에게 블루베리 덤불을 제거하게 시키고, 만줄라에게 부탁해 커다란 ‘접근금지’ 팻말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이일로 학교 펀드 레이징 파티가 있던 날, 스톰이 와서 언덕의 모든 진흙이 오드리의 집 마당으로 쏟아져 내리게 되고 파티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한편, 비의 부모는 언젠가 비에게 성적이 좋으면 그녀가 원하는 걸 해주겠다고 약속했었고, 크리스마스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어느날, 비는 부모에게 그 약속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건 크리스마스 때 남극 대륙에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곳은 수업 시간에 배워서 이미 많이 알고 있고, 꼭 가보고 싶은 곳이라며. 비의 부모는 자신들이 한 약속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데, 버나뎃은 처음부터 이번 여행을 전혀 떠나고 싶지 않았다. 과거 자신이 여행 중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이 그녀에게는 큰 트라우마로 남아 집을 비운다는 게 정말 싫었다.

하지만 버나뎃은 비를 위해 여행준비를 하나씩 하던 중, 특히 배를 타고  파도가 심한 드레이크 해협을 지나야 하는 것 때문에 만줄라에게 배멀미약을 구해 달라고 말한다. 약을 받으러 시내 약국에 간 버나뎃은 기다리는 동안 지난 밤 한숨도 자지 못해 그만 약국의 소파에서 잠이 들어버리고 마는데,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로 가던 남편 엘진이 그런 버나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우습게도 버나뎃은 낚시 조끼를 입고 있었다.  버나뎃은 다른 사람이 입은 낚시 조끼를 보고, 주머니가 많아 여권이며 소지품들을 한꺼번에 보관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줄라에게 부탁해서 구입한 것이었다. 하지만 평소 세련된 옷차림을 좋아했던 버나뎃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본 엘진은 그녀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또한 버나뎃이 기다리고 있는 약은 Haldol이라는 항정신성 약이었다.

엘진은 버나뎃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그녀의 의사가 이 약을 처방해준 것으로 생각하고, 버나뎃과 대화를 해보기 위해 둘만의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한다. 엘진은 버나뎃에게 그녀가 받은 약에 대해서 묻고, 버나뎃은 남극 대륙을 갈 때 파도가 심한 드레이크 해협을 건너야 한다는 것과, 배에서 여러 사람에게 자신을 노출해야 한다는 것이 불안해서 의사의 처방을 받았다고 대답하지만, 엘진은 버나뎃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드레이크 해협이 어디인지도 모른다. 또한 버나뎃이 식당에서 하는 행동도 기이하게 보이고, 누군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버나뎃이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엘진은 집으로 돌아와 욕실 캐비넷을 살펴보고, 온갖 종류의 처방약 병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약병들은 모두 비어있었다. 엘진은 버나뎃이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그 약들을 모두 먹은 걸로 짐작한다. 그래서 결국 엘진은 회사 동료가 소개한 정신과 닥터 커츠(Janelle Kurtz)에게 편지를 쓴다. 그는 비와 자신이 남극 대륙에 가 있는 동안, 버나뎃이 정신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기를 원한다.

엘진의 편지에 따르면, 버나뎃은 여러번의 유산 끝에 비를 낳았고, 비를 임신한 동안 학교를 가정집으로 리모델링하는 일을 잠시 쉬게 되었다. 하지만 비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난 후에도, 모든 에너지를 건축에 쏟아부었던 그녀는 그 일에는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대신 시애틀에 교차로가 너무 많다는 둥 하면서 엉뚱한 일로 엘진을 괴롭혔다.

이런 버나뎃으로 인해 자신이 코너에 몰린 짐승 같다는 느낌이 든 엘진은 버나뎃에게 제발 그만하고 친구를 사겨보라고 했지만, 시애틀에서는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 새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아서 ‘Seattle Freeze’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인 것처럼, 버나뎃은 자신은 노력했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회사 생활에 집중한 엘진은 자신은 한번도 사람들 사이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버나뎃의 이런 얘기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실 엘진은 시애틀로 이사온 후  TEDTalk라는 프로그램 개발에 온 정신을 쏟느라 버나뎃을 거의 방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는 거의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 회사에서 지냈다. 그는 버나뎃에 관한 얘기를 비서 수린에게 모두 말하며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버나뎃이 이렇게 변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버나뎃은 프린스턴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그해 졸업하는 미 전역300명 건축 전공 학생 중에서 미국 건축가 협회가 뽑은 가장 우수한 건축가로 뽑힐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다. 대부분의 건축가가 남자인 분야에서, 그녀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당시 교수인 마이클 그레이브스(Michael Graves)의 뉴욕 빌딩 건축 프로젝트에 전체 클래스 중에서 유일하게 그녀만이 채용될 정도였다. 또한 그녀는 버뱅크 (Burbank)의 ‘팀 디즈니 빌딩(Team Disney Building)’을 맡은 그룹의 최연소 멤버였다.

디즈니 빌딩이 끝나고 마이클 교수는 버나뎃에게 다시 뉴욕에서 함께 일할 것을 제의했지만, 그녀는 LA의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좋다며 남겠다고 했다. 그리고 게티 센터(Getty Center)일을 하고 있던 한 건축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엘진을 만나 이듬해 결혼을 하였다.

결혼 후 버나뎃은 자신들의 집을 짓고 싶어 했고, 베니스 비치에 있던 이전의 이중초점렌즈 만드는 공장 건물을 사서, 2년에 걸쳐 자신들이 살 집으로 리모델링 했다. 그녀는 공사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재료를 원래의 공장에 남아 있는 것들을 재활용했다. 공장에 남아 있던 안경테를 엮어서 벽 장식품으로 만들었고, 안경렌즈로 테이블 윗면을 만들었으며, 안경만들 때 사용했던 기계 부품으로 테이블 받침을 만들었다. 그리고 뒷방의 바닥에서 천정까지 쌓여져 있던 카달로그를 붙여 거실 가구를 만들었다. 완성된 그 집은 너무 아름다웠다. 버려진 안경제조 회사가 포근한 가정집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후 그녀는 최고 역작인 ‘Twenty Mile House’에 착수하였다. 그것은 빈 터에 방 3개, 4000 sf, 그리고 거라지가 달린 집을 짓는 프로젝트였다. 중요한 것은 이 집을 지을 때, 모든 재료는 20마일 이내에서 구할 수 있는, 다른 집에서 버린 물건들을 재활용하는  것이었다.

버나뎃이 작업을 한참하고 있던 중 옆 부지를 영국 TV계의 거물인 나이젤 머레이(Nigel Mills-Murray)가 구입하여, 14000 sf의 튜더 스타일 흰색 대리석 맨션을 짓기 시작했다. 버나뎃은 그것을 ‘White Castle’이라고 불렀다. 처음엔 두 그룹이 서로 우호적이었다. 그런데, White Castle이 거의 완성될 무렵, 나이젤이 시찰을 왔고, 그는 집의 모든 황동 철물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모두 다 바꾸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모든 손잡이, 문고리 그리고 화장실 부착물까지 모두 다 바꿔야 했다.  그건 버나뎃에게는 로또에 당첨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나이젤이 돌아간 후 버나뎃은 그의 대형 쓰레기통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일을 시작으로 둘 사이는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그리고 결국, 버나뎃이 건축가로서는 처음으로  $500,000의 맥아더 장려금(MacArthur Grant)을 받게 된 것을 자축하기 위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사이, 나이젤은 대리인을 시켜 Twenty Mile House를 사서 명의를 변경한 다음 그것을 부셔버린다. 당시,  친환경 건축이 시작되고 있기는 했지만, 친환경 인증제도(LEED)가 시작되기 전이어서, 그만큼 버나뎃이 지은 집은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집이 부셔지자 많은 비탄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유럽에 가있던 버나뎃은 자신의 작품이 허물어진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3년에 걸쳐서 완공된 그 집을 부수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버나뎃을 맥아더 재단에 추천했고, 버나뎃의 집이 허물어지고 있던 광경을 가장 먼저 발견한  폴(Paul Jellinek)이라는 건축가가 그녀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처음 집을 지을 때 버나뎃이 구청에 명확한 설계도를 제출하지 않았고, 그게 그 집을 허물 수 있는 구실이 되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엘진과 버나뎃은 큰 충격을 받았고, 어느날 LA를 떠나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지내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시애틀로 이사온 버나뎃은 이후 여러 번의 유산을 겪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을 가던 중 자신의 실패가 현실로 다가왔다. 자신은 뭔가를 허물어뜨리지 않으면 안되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유산과 Ten Mile House에 대한 비통함 등이 그녀로 하여금 스스로를 뭔가를 지으면 반드시 허물게 만드는 ‘괴물’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렵게 비가 태어났지만, 아이는 태어나자 마자 버나뎃이 품에 안아보기도 전에 힘든 수술을 거쳐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가게 되고, 마침내 아이를 안게 된 버나뎃은 아이를 살려만 준다면 다시는 뭔가를 짓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신께 맹세를 한다. 그리고 이전에 맥아더 장려금을 받게 되었을 때, 엘진이 그녀의 이름과 같은, 18개의 비젼을 가진 성 버나뎃의 그림이 들어 있는 로켓을 선물하며, 18 개의 비젼 중, 안경회사 건물 리모델링과 Twenty Mile House를 짓는 일,  두 개의 비전을 이루었고, 앞으로 16개가 남았다고 말했는데, 이젠 그 비젼을 모두 포기하겠다고 맹세한다. 이후 그녀는 뭔가를 만들거나 짓는 일은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런 그녀의 심정이 반영된 것이 바로 비의 본명이다.  

하지만 회사에 열중한 남편 엘진은 이런 버나뎃의 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후의 버나뎃의 행동이 정상이 아니라며 정신과 의사인 닥터 커츠에게 메일을 보내서, 그녀가 일하는 정신병원에 버나뎃을 입원시키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엘진이 버나뎃을 정신 병원에 보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어느 날, 마커스 스트랭(Marcus Strang)이라는 FBI가 엘진에게 메일을 보내, 엘진의 아이디가 도용당했고,  범인은 바로 만줄라가 일하는 Delhi Virtual Assistant International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회사는  러시아의 범죄 폭력 범죄단을 위해 일하는 명의뿐인 회사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조사를 벌여 왔는데, 버나뎃이 만줄라라는 인물에게 그들의 모든 정보를 넘겨주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그것 때문에 엘진을 만나야 한다고 말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