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쩜 서로 상처입지 않기 위해

잘 지내려고 노력한 것은 아닌지...

얼굴은 볼수 없고 전화만이 유일한 통신 수단인 엄마와 나의 관계..

가끔 궁금하다

엄마와 나의 관게는 무엇일까?

아직도 화가 나면 그 성정을 이기지 못하고 화를 내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엄마.

나이를 먹어도 바뀔수 없는건 여전히 바뀌지 않는걸까?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연결할수 없는 엄마와의 유일한 연결은 전화뿐이다.

그냥 들으면 아무렇지 않는 말이 전화로는 가끔 상대에게 나쁜 감정을 느끼게 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별것 아닌일에도 오해가 생기는 관계, 그걸 풀려면 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 통화라는 수단으로만 해결이 가능하다.

함께 살아왔다면 쉽게 접할수 있는 일반적인 모녀의 모습일 것이다.

어쩜 더 많이 싸우고 또 화해하고 그렇게 살았을 모습... 한번도 해 볼수 없었던 모습...

그래서 나에게는 낯설기만 한 모습이다. 어쩜 엄마의 투정일수도 있지만 난 그런 관계가 불편하고 어렵다. 그런 관계를 잘 이끌어 나가는 지혜도 많이 부족하다.

부모 자식도 살 부대끼며 볼거 안볼거 다 보고 살아야 정이 드는 모양이다.

난 엄마가 안쓰럽고 가끔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리우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

그리워하기엔 지금 살아가는 시간마저도 벅차고 힘이든다.

엄마는 내가 아픈걸 모르고 나는 엄마가 늙는걸 잘 실감하지 못한다.

전화로는 서로의 그런 모습을 말할수 없기 때문이다.

엄마가 살아계실 동안 만나볼수 있는냐고 물으면 그것도 미지수이다.

나는 한국을 나갈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엄마는 미국을 올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어느날 엄마가 없다고 하면 마음 한 순간 쓸쓸하고 슬플까?

지금처럼 잘 모르고 살것 같다.  어려서 모든 외로움과 슬픔의 대상이였던 엄마...

엄마에게 자식인 우리는 세월이 흐를수록 그리움과 미안함의 대상이라고 하지만

나에겐 그냥 엄마일 뿐이다.

다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후회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나도 그럴까? 정말 잘 모르겠다.. 나와 같은 모습으로 자란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자식 잃은 부모를 위로할수 있는 유일한 말은 "나도 자식을 잃었습니다." 라는 말이라 들었다.

그건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공감할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 참 그립고 고마운 이름인데

부르면 눈물이 나고 참 아픈 이름이다.

한국에 있는 엄마와 나는 어떤 관게인걸까? 나는 엄마한테 투정을 부리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가 맞을 것이다... 엄마인데, 나는 엄마한테 투정도, 못된말도 할수가 없다. 

전화로는 전달도 되지 않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엄마와 나의 관계는 무엇일까? 지금 이런 생각을 하는것 만으로 그냥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