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라네~ 하와이의 좋은 점

우리는 에어비엔비를 통해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 옆에 있는 일리카이 마리나 콘도에서 머물렀다. 호텔방보다 넓고 통창 밖으로 보트 선박장 뷰가 끝내주는 곳이었다. 하지만 고층인데도 문을 열어놓으면 매연이 들어왔고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과 음악소리가 들려서 자연의 소리만 경청했으면 하는 내 바람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대신 그 바람은 저녁에 선선한 기운을 품고 대기를 채웠다. 햇살의 노란내가 사라지면 와이키키는 바다든 도심이든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흥으로 들썩여 온 몸이 여흥여흥해진다^^

나는 와이키키 관광은 3일이면 충분하다고 느꼈는데 그건 내 취향이 쇼핑이나 카페문화 보다는 흐드러진 자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낮에 바닷물에 몸을 적시고 밤에 문명문화를 만끽하고 싶다면 그곳은 아주 그냥 천국이지 싶다! ALA MOANA 쇼핑몰은 지금껏 본 중에 가장 아름다운 몰이었다. 아마도 건물 안에 자연과 햇살을 흠뻑 들였기 때문인 것 같았다. 게다가 무료로 하와이 원주민의 노래와 춤도 감상할 수 있으니 쇼핑, 꽃과 나무, 공연의 일석삼조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한 곳이라고 할까.

하와이는 오아후, 카우아이, 몰로카이, 라나이, 마우이, 하와이 등 6 개의 주요 섬이 있고 2개의 개인소유 섬이 있고, 130 여개의 군도가 있다. 와이키키와 수도 호놀룰루가 있는 곳은 오아후 섬이다. 한국 아자씨는 그 중 하와이 섬을 추천했다. 태고적 자연이 보존 된 곳이라고 했다. 섬들끼리는 배로 운항되지 않아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나는 오아후 대신 하와이 섬에 갈 예정이다.

드디어 차를 빌리는 날, 도심은 비싸고 떠나는 날 반납하기도 편리해서 공항에서 빌리기로 한다. 온라인으로 예약절차를 마쳐서 바로 픽업하러 갔는데 한쪽에 주르륵 세워진 차 중에 아무거나 타면 된다고 했다. 참말, 하와이다운 늘쩍하고 널널한 시스템이었다. 비슷한 급이지만 메이커가 다른 소형, 중형이 섞여 있었고 컨디션은 조금씩 달랐다. 우리가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양호한 차들이 쏙쏙 빠져나갔다. 남은 것 중에 골라야 하는데 쫌 망했다고 생각한 순간, 온 몸에 물기를 뒤집어 쓴 차가 새로 들어왔고 상태가 양호했다. 우리는 올타꾸나,하고 그 차에 올랐다.

하와이에는 알로하라는 인사가 있다. 알고 보니 단순한 인사가 아니었다.

인류애 정신을 의미하는 ‘우분투(ubuntu)’가 서남 아프리카의 철학이라면 하와이에는 따스하고 맑은 영혼과 정신을 품은 알로하(ALOHA)가 있었다. 그리고 하와이안의 삶에 그 철학은 꼼꼼히 녹아 있었다.

A-Akahai (아카하이): kindness

L-Lokahi (로카히): unity

O-Olu’olu (올루올루): agreeable

H-Ha’aha’a (하아하아): humility

A-Ahonui (아호누이): patience

알로하 철학에 대해 알고 난 후 나는 두 하와이안 가이와의 만남에서 가졌던 ‘감사함 속에 섞인 미미한 의아함’을 풀고 무릎을 쳤다. 알로하 정신!! 그들의 인간미와 친절의 동력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리고 하와이에서 두 사나이처럼 친절한 사람들을 수없이 만난다. 그들은 심지어 말을 할 때는 웃어야 하는 규정이 있는 것처럼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그들이 웃으면서 알로하, 하고 인사하면 blessing을 받은 듯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내 영혼이 하와이의 하늘처럼 파래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정말 그들의 온화한 미소가 찐으로 좋았다.

목동에서 몇 년 살기도, 또 세계의 곳곳을 누비며 경험한 외국인 우버 운전자의 말을 빌자면 하와이는 날씨가 온화하고 (일년내내 평균 기온이 섭씨 25~30 안팎) 자연이 아름답고 아이들은 덜 경쟁하면서 자라고 인종차별이 없는... 세계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자신이 뿌리를 내리게 된 그런 땅이라고 했다. 며칠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에 나는 가만가만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럴 거 같아... 미국의 40여개주 이상을 다녀보면 느껴지는 첫인상이라는 게 있는데 하와이는 그럴 거 같았다. 

P.S.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로 희생된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벌어진 자연참사는 다시한번 우리의 갈 길을 유념하게 합니다 우리는 힘을 합쳐 병든 지구를 치료해야 합니다.  나 하나하나가 조금만 힘을 보태도 지구는 덜 아프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