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하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아
또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려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봤자
반짝 충격 정도로 그 뿐
문제가 된 그 제품만 쑥 들어가고
같은 성분의 다른 제품들은 여전히 팔리고...
그냥 왔다가 가고
갔다가 또 오고...
그런데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다.
아이가 죽었다....
엄마가 죽었다....
허용된 양도 바람직하지 않은 성분인데
그걸 몇십배나 더 많이 배합을 했단다...
그 '독극물'을 흡입하고
아이가 죽고
엄마가 죽었다.
하루라도 그걸 안 넣으면
가습기에 세균이 끼어서
아이와 엄마 건강에 해로울까봐
아빠는 하루도 안 빼놓고
그걸 챙겨 넣었다.
도대체 그들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아무 죄없이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아빠는
망연히 울먹였다....
그나마 폐석회증으로 '확연히' 진단받은 사람들에게만
보상금이 지급되고
심장이나 또 다른 부위에서 발견되는 병증에 대해서는
"우리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데요?"하면서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폐석회증이야 직접적인 피해로 나타나는 것이고
그 '독극물'이 코와 입으로 들어가
우리 몸속에서 어떤 '병증'으로 나타날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 아닐까?
지금의 의학으로 밝힐 수 있는 범위....
우리는 거기까지밖에 모르는 거다.
그 범위를 넘어서 그 독극물의 폐해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또 다른 '병증'을 얼마든지
일으킬 수 있는 거다.
현 세대에 나타나지 않아도
그걸 흡입한 사람 몸 속에 남아 있다가
자식 세대에서,
또 그 다음 자식 세대에서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온몸으로 소리쳐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로!
결코!
가습기 살균제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이다.
환경 호르몬을 내뿜는 플라스틱
표백 및 형광 물질
'적정량'을 쓰면 괜찮지만
'적정량'을 넘으면 '독'이 되는 무수한 인공 합성 성분들
(도대체 그 적정량은 누가 정하는 걸까?
'적정량'이란 걸 우리는 무조건 신뢰해도 되는 걸까?
도대체 우린 누굴 믿어야 하나?
그렇게 큰 회사를 믿은 우리가 무슨 잘못일까...)
가습기 살균제처럼 폐석회증 같은
아주 구체적인 병증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죽음'이라는 극단의 비극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도
우리 곁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사용하고 있는 스킨케어, 퍼스널 케어 제품부터
먹는 음식, 사용하는 일상 용품, 페인트, 가구, 의복 등등
정말 '거의' 모든 '것(thing)'들이
자연과 멀어지고 있다.
점차 자연과 멀어지면서
점차 인공이 가미되면서
우리가 잃어가는 것은....
건강이다.
목숨이다.
잃으면 모든 게 끝나는 것들 말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세상을 떠난 분들이
그 고귀한 목숨을 희생시켜 우리에게 알리고자 했던 메시지를
결코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지나쳐서는 안 될 것 같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사진 출처
http://cpmadang.org/collection/48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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