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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Face Reader

서른 일곱번째, 학업을 오래하는 사람들의 관상 이야기 Hunkyung Park (ibis0130) 2019-4-6  22:10:36
Medical face reader (의학관상술사) - 37 

 필자의 삶에서 가장 큰 미스테리한 사건 중에 하나였다. 필자 스스로, 학업을 엄청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고 남보다 뛰어난 것도 아닌데...왜 이렇게 스스로 학교를 오래 다니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되짚어 보고, 남들에게 조언도 들으면서 그냥 원래 학업이 길고 긴 사람인가보다 라고 체념한 적도 있었다. 어디 유명하신 분들에게 사주를 볼때도 '활동이 많고, 공부가 길다'란 이야기는 필자도 수 없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때도 실제 그런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수 많은 이유들을 다 찾아보니, 학업이 긴 사람이 되어있었다. 
 처음 석사 과정을 할 때만해도 사실 이런 고민은 크게 하지 않았다. 워낙 필자 분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학위 과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냥 당연스러운 절차를 밟는다고 생각했다. 박사 과정을 하게 되었을 때, 직업적 특성상 학위 없이는 도저히 대학에서 일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고, 욕심도 났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나서는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압박에 대한 긴장이 풀린 것인지, 실험실에서 수시로 접하던 독성 화학약품에 의한 반응이었는지, 폐에 손상이 크게 와서 한참을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했다. 주변 상황도 쉽지 않았고, 많은 문제들이 동시에 필자에게 일어났다. 결국 필자의 몸은 그 모든 것을 버텨내기 어려웠다. 힘들게 힘들게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 참 쉽지 않았다. 
 세상에 공부하기 좋아하는 사람 누가 있을까? 필자도 누구보다 놀고 싶고, 쉬고 싶다. 그런데 무슨 연고인지 학교와의 인연이 쉽게 끊어지지가 않는다. 어떤 때는 몹시 하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순간엔 정말이지 다 버리고 뛰쳐나가 놀고 싶다. 솔직한 심정으로, 도대체 머리도 좋지 않은 필자가 왜 이렇게 매번 책과 씨름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자주 반문한다. 그런데 이 관상 공부를 하다가, 이 공부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다가, 많은 고뇌의 시간을 겪고 그냥 필자 스스로에게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라고 느꼈다. 필자는 아마도 평생을 학교에 다니거나, 책을 붙잡고 씨름해야하는 사람임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필자가 한 글자만 보고도 세상을 다 알 수 있을 만큼 똑똑하지가 않다. 그래서,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내와 끈기를 배워야 하는 인생의 '카르마' 같은 숙제가 필자의 삶에 있는듯 싶다. 매번 필자에게 생기는 시험과 숙제에 더 고개 숙이고, 더 내려놓으려 마음 먹는 중인데 학교에 쏟아부은 시간이 늘어나고, 늘어나는데 아직도 필자는 허덕이며 지내고 있다. '
 필자가 학교 오래다녔다는 이야기 꺼내기가 죄송할 정도로 오래 오래 다니신 분들 수 없이 많이 보았다. 필자보다 더 긴 세월을 학교에 몸 담고 계셨던 분들 당연히 자주 만날 수 밖에 없었다. 학위도 여러 개고, 다닌 학교도 많은 사람들. 감히 필자가 명함도 못 내밀 만큼 대단한 분들도 정말 자주 보아왔다. 그러다가, 문득 필자처럼 똑같이 학교를 오래 다니는 사람들의 공통된 관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러니 하게도, 필자 주변엔 다들 박사학위, 석사학위, 교수님, 연구원이 넘친다. 아마도 우리가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기에 서로 연결고리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학업을 오래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고집'이 쎄다. 그런데 학업 하지 않고도 고집쎈 사람들 정말 많은데 유독 학업이 긴 유형의 사람들은 고집이 쎄면서도 '집념'이 강하다. 대부분 무엇 하나 꽂히면 끝을 보는 사람들이 이 구역에 오래 오래 남아있다. 다들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셨어요? 라고 물어보면, 너털 웃음을 짓거나, 허탈해 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 여기까지 끌려왔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공부가 너무 좋아서, 악착같이 찾아왔어요.' 같은 사람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리고, 다들 어린 시절 그렇게 유쾌하고 대단할 정도로 뛰어난 학생들은 아니었다. 물론 필자와 마찬가지로, 어느 순간 한계를 뛰어넘은 계기가 생기고 나서 학교에게 발목잡힌 유형이 많다.   사실, 늘 1등을 했거나, 공부를 정말 잘했던 사람들은 학업이 아주 길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이런 분들은 공부를 잘해서 금방 학위 과정도 끝날 뿐 아니라, 어릴때부터 너무 오랜 시간 학업을 했던 것이 지겹거나 힘들어서라도 다시 이 길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그런데 아주 우등생은 아니었지만, 마음 속 로망 만큼은 조금 더 위로 올라가고 싶었던 사람들이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버텨서 이 자릴 지킨다. 그래서 오래도록 공부하는 모임의 사람들은 모두 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집합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자 버티고 온 악착같은 세월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분들 감히 존경하고 싶은 만큼의 의지와 삶에게 매번 강하게 뒤통수 맞아서 상처 받은 마음을 동시에 안고 살아간다. 남들 보기에 좋은 직업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 안에서 또 까맣게 썩어나는 가슴도 수 없이 자주 목격된다. 캄캄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삶에 '학업'까지 한 숟가락 더 얹어서 끌고 가려니 가끔은 기울어지는 소주잔이 슬프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하다. 어릴적 이루지 못 했던 그 꿈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여기까지 이렇게 한참을 짐 처럼 끌고 가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가 생각할 땐 필자처럼 학업이 긴 사람들이 아주 평탄하고, 순탄한 팔자는 아닌 것 같다. 굳이 팔자라고 표현하자면, 아무튼 쉬운 쪽의 사람들은 아니다. 편안하고 쉽게 가는 길 자체가 삶에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학업이 길다. 그리고 학업이 긴 사람들은 역시 결혼도 빠르지 않다. 그리고 종종 결혼을 못 하고, 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은 분야가 또 이쪽이기도 하다. 간혹 어떤 이는 본인의 명예와 직위로 삶에 대한 부족함을 보상 받기도 하고, 그 위로와 안정으로 남은 삶을 영위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부 많이 한 사람들은 집단적으로 조금 독특한 성향을 갖는다. 물론, 필자를 보는 또 다른 사람들 역시 필자를 남다른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갈 수 있는 길 다 버리고, 늘 또 다시 진흙탕에 뛰어들어 나 자신과의 전투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평범해 보인다면 그것도 문제 있는 것 아닐까? 
 대부분 학업이 긴 사람들 중에 필자가 유심히 보는 부분중에 하나는 입술이다. 정말 꼭 다문 그 입술에 여유가 하나도 묻어있지 않은 사람들 중에 이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참 많다. 공부 많이 하신 의사 선생님, 교수님, 연구원 등등 주위를 지켜보고 다시 필자의 이야기를 읽는다면 공감이 가실지도 모른다. 입을 헤~ 벌리고, 행복하고 순수하게 웃는 얼굴 찾아보기 힘들다. 다들 얼마나 고집스럽게 입을 다무는지 종종 주변에 찾아가 말 한 마디 걸기 어렵다. 외로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마음속엔 상처가 덕지 덕지 앉아있는데 차마 자존심 때문에 나 아프다고 말 한마디 꺼내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 보면, 필자는 그렇게 맘이 짠해지고, 속상하다. 지금은 속편하게, 그 시절에 내가 참 아팠노라고 필자 입으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한창 그 시절엔 스스로 아프다는 이야기 입밖으로 꺼내면 혼자 죽는 줄 알고 살았던 세월이 있었다. 아마 필자가 관상 공부 하지 않았으면, 필자도 꽁꽁 필자가 만든 세상에 갇혀서 혼자 울고있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 인생 공부가 필자에겐 관상이지 않나 싶다. 
 또 다른 특징 중에 하나는, 학업 오래한 사람들은 눈빛 끝이 외롭다. 간단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쩌면 이 사람들에게 유일한 무기이자 유일한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은 '공부'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외로움을 속으로 삼키는 사람들이 이 험난한 학업의 길에 오래도록 서 있는다. 못 떠난다. 아쉬워서, 못 떠난다. 속상해서, 그리고 그 동안 쏟아부은 열정과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결코 떠나지 못 한다. 어찌보면, 미련 남아서 이곳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힘들고 지쳐도 논문 하나 나올 때 마다, 학위 하나 생길 때마다 스스로에게 받는 위안과 안정이 다른 그 무엇과 대체될 수 없었기에 떠나지 못 하는 것은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요 몇일 아직 그 길의 초반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가야할 길이, 남아있는 길이 생각보다 길어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역시 평소 필자 스타일대로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힘드시겠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학업의 길이 긴 것 같다며 위로를 전해드렸다. 모두 알고 있었다는 듯 잔잔한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물론, 다른 선택도 있지만 이 길에 올라왔으니 끝까지 간다고 하셔서 필자가 진심으로 마음 다해 응원하고 위로해 드렸다. 필자가 아직 얼마나 더 많은 학위를 따야할지 필자 스스로 알지 못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필자도 아직 끝나지 않은 길이 짧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그 분들 마음으로 위로해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생각이 많아졌다. 필자가 아직 깨우치지 못한 삶이 너무도 많고, 필자가 아직 알지 못 하는 세상이 너무나 많아서 이 길위에 있다는 것을 이제 아주 조금은 알겠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웃을 수 있을까? 그래도 필자가 정말 감사하는 것은 길고 긴 학업의 길이 매번 필자의 삶에서 허락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감사함을 마음에 꼭 안고, 필자가 응원하는 학업이 긴 사람들과 함께 가보려고 한다. 아마도 아주 나중에 세상에 대한 정답을 조금이나마 더 알게되면 마음 속 깊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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