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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Face Reader

서른 아홉번째, 상처로 인해 점점 더 힘들어지는 사람들의 관상 이야기 Hunkyung Park (ibis0130) 2019-7-9  14:09:37
Medical Face reader (의학관상술사) - 39.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얼굴이 몹시 상했다고 말하기도 하고, 수업 듣던 친구가 잠시 통화를 하고 와서는 너무 상기된 얼굴로 창 밖을 바라보면 주위에서 무슨 좋을 있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관상 공부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람의 얼굴 변화들이 있다. 너무 기분이 좋아보이던가, 근심 걱정이 있어 보이던가. 아니면 갑자기 어디 아파 보이던가...관상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살아왔던 나의 모든 변화를 반영한다. 오랜 세월 내가 무슨 생각과 행동을 많이 했는지 어떤 습관을 많이 했는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얼굴에 자꾸 자꾸 나타난다. 혼자 자기도 모르게 수시로 눈물 흘리던 사람들은 눈 끝에 실제로 눈물이 맺혀있는 것 처럼 아프고, 슬픈 모습이 남아있다. 분류 기준에는 분명 ' 사람' 인데 그 안에서 놀랍도록 다양하고 세부적인 모습들이 가득 남겨진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굳은 살이 박히듯, 무거운 짐을 늘 지고 다니면 어깨와 등 모양이 바뀌듯...그렇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살금 살금 나도 모르게 얼굴이 바뀐다. 아무도 속일 수 없다는 나이 먹는 것 처럼 세포 하나하나가 나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그렇게 놀랍도록 진짜 나의 모습을 자꾸 얼굴에 드러낸다. 가끔은 무섭고, 가끔은 겁 날 정도로 얼굴에 드러난다. 그런데 이걸 반드시 '관상 공부' 한 사람들만 알아보지 않는다. 세월을 보내면서 연륜이라는 것이 쌓이거나 혹은 남다른 눈치와 감각 있는 사람들이 눈매가 바뀌면서 자꾸 사람을 알아본다. 그리고 나중엔 점점 본인의 직관과 안목이 명확하고 분명해 진다. 그럼 점점 그 사람 또한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간다. 

 사람의 얼굴은 언제나 시시각각 나의 모든 반응과 활동을 반영하고 매번 바뀐다. 오늘의 얼굴이 내일의 얼굴과 똑같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미세한 변화들은 바로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사람에겐 12쌍의 뇌신경이 있고, 중추신경, 말초신경의 세부 분류안에 또 다양한 세포와 신경의 움직임이 복잡 미묘하게 융합되어 일어난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생각보다 예민하고 철저하다. 그래서 분명 말로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뇌와 얼굴은 그 거짓말 마저도 얼굴에 반영한다. 참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도장'찍어내듯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뇌'에 쾅쾅 찍어낸다. 놀랍도록 정확하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실제로  완벽한 거짓말은 정말 불가능하다. 

 세월이 가면 내 관상이 정말로 내 모든 것을 반영하게 된다. 사실 그 의미는 시간이 흐를수록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내가 늘 가던 방향으로, 말 그대로 그 패턴대로만 간다. 그러니 점점 더 그 방식은 견고해지고, 확고해진다. 대신, 다른 길을 새롭게 걷는 것이 너무 어렵다. 늘 내가 하던 방식대로 그 길만 가다보니 자꾸 주저앉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늘 익숙한 길을 걷는 것이 더 편하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필자와 항상 관상, 감정, 치료, 사람등에 대해 고민을 함께 해주는 친구가 최근 힘든 일들을 여러 번 겪더니, '뇌가 찌그러졌다'는 표현으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순간 섬광이 스치듯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수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유독 내 마음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어려운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면 '뇌가 찌그러진다' 그런데 이 때, 뇌만 찌그러지는 것이 아니라 관상도 함께 바뀐다. 찌그러지는 뇌 만큼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어려운 심정을 대변하듯 다양한 감정이 사람의 외형을 바꿔놓는다. 그래서 유독 여유 있어 보이고 마음 편안해 보이고,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은 찌그러진 뇌의 흔적이 적다. 그런데 반복된 고민과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한 술 더 떠서 그 상황을 스스로 이겨내는 힘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꾸 그 자극에 짓눌려서 뇌가 찌그러진다. 그럼 아프다. 그리고 슬프고, 지쳐간다. 

 교도소에 입소한 범죄자의 뇌를 분석해보니 그 중 약 70%가 외상성 뇌손상, 즉 외부적 자극에 의해 뇌가 손상된 흔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보고를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 '뇌 손상' 이라는 것은 외부의 충격에 의해 발견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내부의 문제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예를 들어, 심각한 우울증이 반복해서 이어지면 뇌 속에 있는 세포들이 스스로 죽어가며 다양한 뇌의 능력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말 그대로 '뇌가 찌그러지는 것' 이다. 그러면 분명 사지가 멀쩡하고, 일상 생활을 해도 마음이 아픈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 아픔은 다양한 정신과적 문제를 일으키고, 그 문제는 또 인체의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가 된다. 

 그 과정을 겪게되면 상상할 수 없이 다양한 여러 정신과적 행동과 감정 변화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본인 스스로 마음이 너무 아프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 차원에서 일어나는 방어 반응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이런 여러 상황들이 모이고 모여서, 사람의 또 다른 독특한 성향을 만들어낸다. 자기도 모르게 자주 울거나, 혹은 분노가 잘 조절되지 않아서 갑자기 화가 분출되거나, 혹은 갑자기 급격한 슬픔에 빠져서 모든 일을 하지 못 하고 누워서 잠만 자거나 그대로 있거나, 음식을 폭식하거나 또는 아무 것도 먹지 못 하는 등 다양한 행동 패턴이 나도 모르게 일어난다. 사람은 단순히 살이 찢어져 상처가 생기고, 피가 밖으로 나와야만 아픈 것은 아니다. 순간 순간 이어지는 감정의 연결 고리 속에서 아프고 힘든 일이 일어나면 세포가 변형되어 붓고, 붉게 변하고, 끈적거리는 덩어리나 진액을 만들어내듯 마음도 다양한 상처 반응이 쉼 없이 쏟아져 나오게 되어있다. 

 그럼 본인 스스로가 너무 아프고 힘들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이 칭얼거리거나 울게 된다. 주변 사람들이 지쳐가도 사실 그 모습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아프고 힘든 사람은 '본인'이기 때문에 주위를 둘러볼 여력이 없다. 그러면 점점 더 지쳐가고 힘들어져 가는 것이다. 그럼 자꾸 남들이 보기에 이해 안가는 독특한 행동들을 하게 된다. 팔과 다리를 더 여러 번 흔들며 걷거나 뛰고, 분명히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일 인데도 누군가가 다 해주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 하거나, 작은 일에도 겁 먹고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어려운 일은 해결책을 찾지 못 해 마무리가 되기 전에 도망가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항상 누군가의 뒤에 숨어버린다. 스스로 주체가 되어 내리는 결정엔 항상 겁을 먹고, 남에게 도움을 수시로 요청하고, 칭찬과 긍정적 피드백만 받기 위해 노력한다. 부정적 자극이나 잘못된 단점을 누군가가 지적하면 그 상황을 견디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을 해서 예상하지 못 했던 안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필자가 생각할 때 엄밀히 따지면, 범죄자 혹은 잘못된 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은 남보다 더 많이 감정적이고, 상처와 고통에 취약해 '뇌가 찌그러진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마음이 약했고, 불안정하고, 힘들었기 때문에 더 많은 일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뛰어들 용기도 책임질 자신도 없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런 이유들 때문이라도 본인에게 주어진 숙제나 모든 일들을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단점을 깨끗한 거울로 볼 수 없을 만큼 마음에 상처가 많이 생겼는데...그 모든 일을 '네가 알아서 해' 라고 하면 어디부터 손을 써야할 지 모르겠는 순간이 왔을 것이고, 그런 상황들이 반복되어 모든 일들이 실타래 엉키듯 되어버리면, 누군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우울증이나 다양한 상처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람들의 기사가 하나씩 신문에 올라올 때면, 필자 스스로 마음이 아프고 그 사람과 직접 일면식을 한 적도 없는데 몇일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혼자서 끙끙 거리고 앓았을 그 순간들이 눈 앞에 펼쳐지고, 눈 끝이 아리고 아파서 눈물로 얼룩진 얼굴이 잔상 처럼 몇 일이고 뇌리에 남는다. 세상에 상처 없이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모두가 굳세어라! 금순아! 처럼 매 순간을 당차고 힘차게 이겨내는 것은 사실 보통일이 아니다. 어려운 일이다. 아픈데 아프지 않다고 괜찮다고 해도 사실 병 나는 것이고, 힘든데 힘들지 않다고 계속 웃고 있어도 그 안에서는 병이 생긴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내 오답노트를 풀어나가는지가 사실 인생에선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요즘 필자는 그 생각을 한다. 

 힘들고 맘 고생해서 뇌가 찌그러진 친구의 뇌를 열심히 펴주면서, 마음 고생할 일 앞으로 없기를 진심으로 마음에서 기도해줬다. 아픈 일 생겨도 부디 잘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늘 생기기를 항상 바라고 기다려 주는 것이 진짜 친구다. 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필자도 한 동안 도무지 낫지 않는 상처들이 곪아터지고 피 고름이 나오는 날들이 한참이고 이어지던 순간들이 있었다. 아마도 그때, 필자의 뇌도 함께 찌그러졌던 것 같다. 몹시 아팠고, 헤어나올 방법이 없었고, 그 순간 만큼은 필자 혼자만 세상에서 제일 아픈 사람이었다. 그런데 세월과 사람 공부가 아픈과 고통에서 점점 헤어나오는 방법을 필자에게 가르쳐준 것 같다. 억지 부리지 않고, 삶에 순응하면서, 나에게 행복 주는 소소한 것들을 찾고, 하나하나 흐름대로 길을 걷는 것이 아마도 필자에겐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상처로 점점 더 힘들어지는 사람들에게 눈물 한 번 맘 편히 흘리고, 언제든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위로와 정을 줄줄 아는 관상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몇 번이고 눈물을 훔치고, 소리내어 울다가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며 떠나는 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오늘도 생각이 많아지는 필자다. 아픈 사람 없이, 상처 받는 사람 없이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면, 뇌가 찌그러질 일도 아픈으로 스스로를 혹사 시킬 일도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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