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Face Reader(의학관상술사) - 42: 진정한 달인과 서운한 전문가에 대한 관상 이야기

필자가 유독 관상 분석 중에 굉장히 흥미로워하는 분야를 딱 1가지만 뽑으라고 하면, '달인 관상'이다. 물론, 각 분야의 전문가, 유명인, 감정선이 남다른 사람, 질병이 있는 사람의 관상, 관상 궁합 등등 필자의 관심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유독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달인에 대한 관상은 늘 필자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뛰어들어 비슷한 일을 해내고 있는데, 유독 상위 3%라고 하는 특정 그룹만이 ‘달인’ 그룹에 들어가고, 그 그룹 안에서 반복적인 남다른 성장을 이루어낸다. 그리고 처음 달인에 들어섰을 때와 점점 더 시간이 지나며 정교한 달인이 되어가면서 반복해서 관상이 변화한다.

학문적 어원을 살펴보면, 달인은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 ,'널리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을 일컫는다. 각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를 눈에 띄게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우린 보통 ‘천재’라고 칭한다. 그런데 꼭 천재 검증과정 분야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안에서 다양한 분야들을 나누었을 때 그 안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나타내면 이는 ‘달인’이라고 부르게 된다.

사실 천재를 발굴해 내고, 평생 그 분야의 전문가로 키워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타고난 역량 말고도, 감정, 관계, 환경, 변화, 적절한 시기 등등 일생 동안 감내해야 하는 숙제들이 많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재주를 제대로 풀어 먹고 살지 못한다면,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고 해도 재주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어릴 때 아주 유명한 신동이라고 불리며, 천재 소리 듣던 사람들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자주 보았을 것이다.

필자는 늘 아동 평가를 하며, 수 많은 아이들을 지켜보는 일을 해서 그런지 아무리 어린아이라고 할지라도 평가 과정 중 다양한 행동을 분석하면, 상위 3%의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3개월, 5개월에도 이미 작은 행동 변화 움직임이 남다른 아이들이 있고, 12개월이 넘어가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낸다. 출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보통 본인의 능력을 감추기가 쉽지 않듯이 아기들은 순수하게 능력 발휘가 곳곳에 나타난다.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당연히 더 많은 능력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복잡한 고위 인지 기능에 대한 학습이 시작되면, 그 분야에서 불꽃을 뿜어내듯 폭풍 성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적절한 시기에 그 재능을 찾아 주는가? 어떤 전문가가 그 재능 발굴에 최대한의 도움을 주느냐? 어떻게 감정 처리를 하며 그 재능을 장기화시킬 수 있는가? 주변 자극으로부터 아이의 천재성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가? 등등 준비해야 하는 항목이 많다.

아이들과 다르게 어른들의 경우, 반복해서 성인이 되어도 본인의 적성을 찾아 헤매는 경우를 흔하게 보았을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선 평생 같은 직업을 하는 사람보다 삶의 중간에서 전환점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현실에 지쳐, 힘든 삶에 대한 수긍의 또 다른 모습으로 재능과 적성 같은 능력을 배제하고 ‘현실 맞춤형’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더욱더 잠재력 찾기는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정말 ‘어쩌다가’ 혹은 ‘우연히’ 혹은 ‘다양한 경험을 해 보던 중’. 본인의 잠재력이 발휘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종종 우리가 ‘달인’이라고 하는 진정한 전문가가 태어난다.

관상을 전혀 볼 줄 모르는 사람들도 이런 이야기를 가끔 한다. ‘눈빛만 봐도 알아요’. ‘그 사람 느낌이 정말 남달랐어요’. 등등 달인의 영역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가 평범한 사람들과는 살짝 다르다. 눈빛이 날카롭고, 정확한데 표정이 근엄하고, 진지하며,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종종 입술을 그냥 꼭 다물고 있을 때는 약간 무서운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감정적으로 발달한 사람들이 많고, 살짝 흘러나오는 듯한 미소의 끝은 순수하고 맑은 인상을 준다. 그리고 사실, 필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달인’에게 나오는 가장 놀라운 이미지 중 하나는, ‘본인이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얼굴’ 이다.

진정한 또 다른 천재, 그 분야의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나는 분명 알고 있소. 난 노력으로 이 자리에 온 사람이라, 뼛속 깊이 모든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비교하면 난 하찮은 사람이다. 라는 얼굴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와 놀라움을 받으면서도 본인들은 세상 진심으로 부끄러워하며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 같은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표정에서 나타나는 것과 언행이 일치한다. 본인은 진심으로 스스로를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달인들은 감정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긴 시간 그 분야의 전문가로 소명을 다하며 일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운한 전문가 집단은 역시 다른 사람들보다 분명히 남다른 재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전문가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남이 보지 못 하고, 느끼지 못 한 것을 아는 감각도 분명히 있다. 또한, 본인은 스스로 지구를 뚫고 나갈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아무도 나를 이길 사람 자체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의 능력을 더 크고, 대단하게 인정해 주지 않는 세상에 대해 항상 불만과 원망이 있다. 물론, 얼마나 아쉽고 속상한지 그 마음 모르는 것 아니다. 남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더 많은 길을 더 높고 빠르게 갈 수 있는 능력도 있는 사람들이지만, 자꾸 물이 끓기 바로 직전에 불이 꺼져버리는 것 같은 상황을 수없이 경험한다. 그래서 통탄해하는 표정과 속상함이 얼굴에 가득하다. 일명 좋은 운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되고, 시대를 잘못 만난 것 같은 생각에 마음에도 상처가 가득하다. 끊임없이 노력은 하고 있는데, 제대로 터지는 ‘한 방’이 없는 것 같은 현실에 좌절하고, 속상하고 서운하다. 분명 능력은 달인과 비교해서 아주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데, 자꾸자꾸 어긋나는 것 같은 현실에 서운한 마음이 날로 커진다.

눈빛은 날카롭고, 빠른 두뇌 회전과 다양한 뇌사용을 한 흔적이 얼굴 곳곳에 나타난다. 본인의 능력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항상 있지만, 그 자극에 크게 만족하지 못한다. 입술 끝을 일자로 닫았을 때 강인한 의지와 오기고 보인다. 눈빛 끝엔 서글픔과 애통함이 묻어난다. 명석한 재능의 소유자라는 것을 주위에서 모르는 것은 아니나 원하는 만큼의 자리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항상 아쉬움에 그 자리 주변을 서성인다. 현실적이고, 비판적이고, 명확하고 냉철하다. 필자는 이 두 그룹의 관상을 비교하며 큰 깨달음 하나를 얻었다. ‘진정한 달인’도 ‘서운한 전문가’도 엄연히는 능력을 비교해보면 이는 용호상박을 이룰 정도로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마음의 태도’, 상황을 바라보는 ‘심성’, 그리고 각 흐름 마다 전개되는 명확한 감정의 전개와 원리 파악이 둘의 결과를 다르게 만들지 않았을까? 그 생각을 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나의 능력은 언제든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누구든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1등이 되고 싶다. 욕심이 없다는 말은 엄연히는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마음이 준비되어야 하늘이 기회를 준다를 이야기를 필자도 아주 서서히 알 것 같다. 어쩌면, 진정한 달인도 한때는 세상의 인정에 목마르고 애달파 하던 ‘서운한 전문가’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힘든 고비도 과정도 얼마나 강한 의지로 성실하게 이겨내고 인내하느냐가 주요한 성장의 열쇠가 아닐까?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라는 이야기처럼 최고가 되는 길에는 언제나 험난한 과정과 마음 수련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