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Face Reader(의학관상술사) - 51. 쉰 번째, 비밀이 많은 사람과 솔직한 사람의 관상 이야기.

 사람과 대화를 할 때, 가끔 서로가 놀랄 정도로 너무 솔직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 지냈는데도 오히려 상대에 대한 정보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너무 솔직하게 본인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도 거침없이 꺼내고 이야기를 이어 가는 반면, 어떤 사람은 모든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는 들어도, 막상 본인 이야기는 꺼내지 않아서 오히려 자꾸 사람들이 되묻게 되는 경우가 있다. 왜? 본인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지 말이다. 그러면 대체적으로 비슷한 대답이 돌아온다. ‘나는 원래 말이 없다’, 혹은 ‘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아예 할 말이 없다.’ 등등 주변에선 더욱더 답답해하고, 결국은 서로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그룹의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너무 솔직한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가끔 정말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를 쉽게 꺼내버려서 듣는 사람이 당혹스러워지는 경우가 생길 때도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밀이라고 약속을 지켜 달라고 했는데 결국 모든 사람이 알아버릴 정도로 방송 송수신을 열심히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대화량이 많고, 하고 싶은 이야기 많으며 주변 사람에 대해 항상 궁금해하고, 사람 이야기를 좋아한다.

 비밀이 많은 사람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주변에서 자주 봤을 테지만, 이 그룹의 사람들이 모두 내성적이고, 겁이 많고, 소심하고, 조용한 사람들의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의외로 굉장히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인데 유독 자신의 이야기만 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다. 비밀이 많은 사람의 그룹을 3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A 그룹은 굉장히 어둡고, 우울하고, 조용하고 말이 없는 사람. 기본적인 성향 자체가 본인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다. ‘늘, 언제나, 항상’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큼 언제 어디에서든 모든 사람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 혼자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대체적으로 어둡고 우울한 듯한 모습이 얼굴 전면에 잘 드러난다. 종종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무표정을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 표현을 거의 하지 않으며, 주변에도 사람이 적다. 사회적 관계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혼자 하는 취미를 주로 갖고 있다. 일자 혹은 아래로 쳐진 듯한 입술이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다. 사람과 눈 마주치는 것을 힘들어 한다. 늘 땅을 보거나, 시선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양 손을 서로 맞잡고 계속 손가락 장난하듯 만지는 경우가 많다. 어깨를 살짝 움츠리고 다닌다. 종종 여자든, 남자든 ‘가늘고 작은 목소리’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끔 무언가 이야기를 꺼내려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가, 금방 입을 꼭 다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순종적으로 복종하거나, 눈에 띄지 않게 혼자 사색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주로 만나봤던 A그룹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쉽게 꺼내지 못할 큰 상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암울했던 과거, 힘들고 복잡한 가정사, 주변에 쉽게 상처 주는 인물들이 많거나 자신이 어떤 큰 사건에 연루되어 아픈 기억이 남아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 그룹에 속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어둡고, 우울한 성향이 강하기도 하지만, 현실에서의 삶도 녹록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갖고 있는 실력이나 능력에 비해서는 언제나 약간 대우 받지 못 하는 것 같은 삶을 산다. 실제로 그 분야에서 인정받을 만큼 좋은 실력을 갖고 있어도 빛 보기가 쉽지 않다. 삶에 극도로 비관적이거나 부정적 성향을 강하게 표출하지 않지만, 대부분 현실 수긍적인 모습을 보이며, 미래에 대해서도 크게 낙관적이거나, 희망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상대의 감정을 과하게 공감하거나 느껴서, 누군가에게 상처 주거나 부담주는 일을 스스로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 혼자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사람들과 쉽게 관계 형성 과정에서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

 B그룹의 경우, 그렇게 크게 어두운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말이 없는 편이긴 하다. 그러나 본인이 굉장히 화가 나거나, 억울한 상황에 처하거나, 혹은 본인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에 대한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되면 랩 하듯이 빠르게 갑자기 본인 생각을 전달한다. 일상적인 대화를 주변 사람들과 하긴 하지만, 보통 5분 이상의 대화를 이어가지 않는다. 주변엔 정말 소수의 인간관계만 유지한다. 일반적으로, 1차원적인 대화를 선호한다. 식사, 날씨, 간단한 일정 정도의 이야기만 하고 지내도 불편감을 느끼지 못한다. 깊이 있는 인간관계 역시 선호하지 않는다. 본인의 치부, 즉 단점, 문제라고 되는 부분은 필사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상대가 본인의 단점을 지적하거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굉장히 화를 내거나, 호흡이 거칠어지거나, 엉뚱한 곳을 바라보는 행동들을 반복해서 취한다. 상대가 본인을 분석 혹은 평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언제나 비경쟁적인 일을 하려고 하고, 단순하거나 반복되는 일을 선호한다.

 눈빛에 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주 간단한 단답형 대답만 이어간다. 웃을 때는 해맑아 보이는데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눈빛을 보인다. 종종 양손을 가만두지 못하거나, 게임 중독, 스마트폰 중독, 알코올 중독, 섹스 중독 등등의 증상으로 과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엔 착한 사람처럼 보인다. 눈에 띄게 도드라지는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는다. 평범한 얼굴이다. 단지 눈빛에 힘이 없고, 공허한 생각이 가득한 눈을 보인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보통 B그룹 같은 경우, 필자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구분한다. 본인만의 세계가 있어서, 그 세계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나뉘긴 하지만, 소수의 3-5% 정도는 약간 극단적으로 학습에 높은 성과를 보이긴 하지만, 감정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죄책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 종종 주변에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구분짓기도 한다. 그리고 95~97%정도는 학습에서 눈에 띄게 어려운 성향을 보여서 다양한 사교육을 시켜도 교육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그룹이기도 하다.

 보통은 부모들이 자녀를 키울 때, 가장 힘들다고 하는 그룹 중 하나다. 일상생활도 혼자 하고, 최소한의 일 정도는 알아서 하지만, 부모와 마음을 나누는 대화가 불가능하고, 삶의 태도, 방식, 습관 등을 고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여 대부분 부모가 인성 교육이나 사회성 훈련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딱히 슬퍼 보이지도, 기뻐 보이지도 않아서 정신과적 문제로 진단 하기에 애매해 보인다. 그러나 분명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서는 매번 비슷한 문제에 충돌한다. 또래 집단과도 거의 어울리지 못 하고, 갑자기 흥분하듯 화가 나면 폭력적인 행동이 나오거나 혹은 그 공간에서 갑자기 뛰쳐나가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잔소리를 듣는 동안 딴짓을 하거나, 아니면 잔소리 후 금방 잠이 들어버리기도 한다. 순간 기억력이 떨어지는 편이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자주 부모가 수정을 요청해도 수시로 잊어버리고, 반복적으로 문제 행동을 이어간다.

 C 그룹의 경우, 굉장히 외향적이고, 적극적이고 유머러스하고 다재다능하다. 그런데 유독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선택적으로 절대 하지 않는다. 정말 친해지고 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굳이 숨겨야 할 만큼 아주 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본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최대한 숨기고 본다. 어릴 때부터 구설수에 휘말렸던 경험이 많거나, 혹은 원치 않는 사람들로부터 반복적인 관심, 주목을 받아왔던 사람들 중에 이런 성향의 사람들이 많다. 별것 아닌 본인의 이야기도 상대가 자꾸 알아내려고 한다고 생각해서 그냥 아예 시작도 말자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이성 친구에게 인기가 많았던 친구들 중에 이런 성향을 갖게 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누군가에게 인기가 많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감당할 수 없는 주목과 관심을 받게 되면, 원하지 않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성형을 한 적은 없는데, 어릴 때부터 굉장히 눈에 띄는 외모를 갖고 있었거나, 본태성 색기(色氣)를 타고나서 귀찮을 만큼 주변 사람들로부터 과도한 관심을 받았던 사람들이 아주 오래된 습관처럼 본인 이야기를 안 한다. 물론, 서로 신뢰가 쌓이고 정말 깊이 있는 인간관계가 된 사람에게는 세부적인 이야기를 꺼내놓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을 잘 믿지 못 하기 때문에 그런 인간 관계가 형성되기는 상당히 어렵다.

 솔직한 사람들의 경우, 가장 흔한 케이스를 D 그룹이라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그냥 앞뒤가 똑같아야 마음이 편한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단순하고, 정이 많고, 순수하다. 무엇을 숨겨야 하는지, 어떤 것을 감춰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냥 최대한 문을 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상대에게 문제를 찾아달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자기 훅 문을 열고 들어가서 놀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은 너무 순수하고 솔직한 모습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쾌히 마음을 열고 도와주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상대방에 종종 갈피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행동들을 툭툭 한다. 어린아이들이 처음 슈퍼에 심부름을 갔을 때, 돈 계산을 할 줄 몰라 꼬깃꼬깃 접은 돈을 주인에게 보여주며 ‘ 이 정도면 얼만큼 살 수 있어요? 라고 묻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어른이지만, 아이 같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물가에 내어놓은 아이 같아 보이기도 한다. 나쁜 사람들 만나면 호구처럼 이용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러니 하게도, 부모 중 한쪽이 빨리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같은 감성과 상처를 그냥 갖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E 그룹은 솔직하고, 거침없이 이야기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궁금해하는 극강의 호기심 유형이다. 본인이 솔직해야 상대도 솔직해 진다는 기본 원리를 명확하게 숙지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선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최대한　꺼낸 다음 상대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원래 이야기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고, 남이야기 하는 것이 취미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본인의 단점이나 문제도 속시원하게 털어놓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허심탄회하게 같이 고민해 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친숙하고 다정한 성향이 있고, 워낙 솔직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종종 이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말과 관련한 사건 사고에 연루되기도 한다. 본인은 잘 알지 못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성향을 알아서, 선택적으로 밖으로 흘러나가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이야기들만 해주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들이다. 부모님이 어릴 적, 주 양육자가 아니었던 경우( 예를 들어, 조부모님이 키워주신 경우) 중에서도 밝게 잘 자란 경우, 주 양육자 중 한 명이 사별, 혹은 이혼 등으로 본인과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할 경우, 주 양육자의 잦은 갈등과 논쟁으로 언젠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어릴 적부터 자주 느낀 경우, 혹은 너무 늦둥이로 태어나서 주 양육자인 부모님들이 굉장히 연세가 많은 경우 등이 이에 속할 수 있다. 언젠가 헤어질 수도 있는 양육자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굉장히 큰 사람이다. 속정이 많고, 깊다. 헤어짐과 이별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자꾸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고, 사람을 찾는다. 주변에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늘 외로워한다. 그래서 자꾸 본인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가 자신에게 본인 이야기 해주는 것을 즐거워한다.

 사람이 세상을 사는 동안 누군가와의 대화는 언제나 필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서로가 대화의 성향이 맞고, 함께 즐거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관계가 생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서로가 서로를 맞춰가는 과정과 학습이 필요하다.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 성격, 성향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각자의 특징을 서로에게 맞춰 조율해야, 다음의 인간 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조율이 어려워지면 성격 차이가 생기는 것이고, 갈등이 생긴다고 필자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