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face reader(의학 관상 술사) - 13 

필자가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했던 선택 중 하나, 필자가 일을 하면서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활동 중 하나 그것은 바로 '소아 치료' 였다. 사실 소아 치료 하면서, 나름 독하고 의지가 강하다고 생각하는 필자 스스로 눈물 흘릴 일도  많았고, 마음 고생도 엄청했다. 처음엔 정말 안하고 싶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고, 출산 경험도 육아 경험도 없는 내가 하나하나 몇 개월에 아이들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모조리 글로 공부하고 다시 출력해야 한다는 상황에 덜컥 겁부터 났다. 거기다가 가장 필자를 고민되고 무섭게 했던 건, 모성애와 부성애가 가득한 아이들의 부모님을 만나는 일, 사실 그것이 몹시 두려웠다.

 난 '재활치료 및 발달 평가'를 주된 업무로 했기 때문에, 아이의 부모님들이 물어보시는 대부분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드려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렸고, 실제 나이 보다 조금 더 어려보이는 필자의 외모는 '불신의 씨앗'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필자가 처음 소아치료를 시작했을 때, 필자에게 큰 소리를 치는 부모님, 아이를 낳아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소아 치료를 하느냐고 묻는 부모님 등등 꾸중도 참 많이 들었다.

 너무 속도 상하고, 마음도 아팠지만, 팔다리가 없어도, 앞을 보지 못 하고, 제대로 걸어다지 못 해도 동글 동글 이쁜 볼을 흔들며 품에 안겨 뽀뽀하는 귀염둥이 아가들 때문에 내가 이 악물고 꼭 이 자리에서 전문가로 우뚝 서보리라!! 세상 독한 다짐을 하고는 했다. 아이들이 곁에서 지나가기만 해도 나도 모르게 꿀 떨어지게 바라볼 만큼 아이들을 사랑하는 필자는 아직 내 배아파서 낳은 아이는 없지만, 필자에게 평가나 치료를 위해 안기는 아이들이 왜 그렇게 이쁘고 안쓰럽던지, 아픈 아이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부족하고 모자란 필자는 공부를 정말 안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드는 생각인데, 아이의 손가락 하나에 작은 상처만 나도 아픈 부모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아이의 장애를 마주하는 순간 얼마나 아팠을까? 그 아픔을 토로하고 터트릴 대상이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얼마나 속이 상하고 힘들었을까? 필자가 만약 장애아동의 부모인데, 출산 경험도 없고, 어려보이는 담당자를 마주하는 순간이 왔다면, 정말 나라도 당연히 화가났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강한 의지로 굴하지 않고, 아이들을 단 시간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공부를 했고, 그러다가 관상 공부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사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관상책 중에 '아가 관상'을 나타내는 책을 필자는 아직 보지 못 했다. 아마도 아이의 얼굴은 워낙 변화가 많고, 작고 또렷하지 않은 구조를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는데 수 백명의 아이들을 평가하고 치료하며 나름의  '똑똑한 아이들의 공통점'이 발견하기 시작하면서 아가들의 관상에 대한 해석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당연히 '아픈 아이들의 공통점' 또한 눈에 띄게 발견되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성인의 관상학적 특징을 좀 더 미세하게 세분하여 아이들의 작고 귀여운 얼굴에 접목을 시키보았더니 생각보다 재미난 결과들이 도출되기 시작했다.

 특히, 필자가 주목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바로 남다르게 똑똑한 아가들이었다. 처음엔 장애 여부를 가려내기에 급급했던 필자가 똑똑한 아이들에 주목을 하기 시작한 이유는 이 아이들이 굉장히 남다른 발육 속도와 어른도 놀라게 할 만큼의 인지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뇌가 생후 1년 동안 기하급수적인 발달을 이루고, 3년, 5년 단위로 점차 성장을 하면서 느려지기는 하지만 뇌 발달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사실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종종 발달 지연 아가들의 평가 결과서를 부모님께 설명드릴때, 약 9개월인 아이들이 3개월 정도 발달 지연 정도를 보여 현재 약 6개월 정도 아이들의 발달 상태에 도달해 있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리면, 겨우 3개월 차이면 별로 큰 차이 아니지 않나요? 라고 물어보시는데...사실 아가들의 경우 '오뉴월 하루볕' 이라고, 아이들의 하루와 어른의 하루는 많은 차이를 내포한다. 단기적으로 볼 때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부모도 인지를 하게 된다. 아마 이런 차이들 때문에 필자가 아픈 아이들과 똑똑한 아이들의 특징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추게 되었던 것 같다.

 우선 약 6~8개월 이전의 아이들을 기준으로 똑똑한 아가들의 몇 가지 특징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다. 이것은 지극히 필자의 주관적인 관찰과 견해에 입각한 것이고, 아직 논문이나 책으로 검증된 내용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 주시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다만 수 백명의 아이들을 보며, 꼼꼼하게 정리하고 세심하게 관찰하여 얻은 몇 가지 임상적 개념이라 나름 일반 상식으로 활용을 해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적절한 반응에 맞는 눈빛이다. 어른들이 총기가 가득한 아이들은 눈빛부터 다르다고 하신 말씀이 딱! 맞는구나 라고 필자도 자주 느꼈는데, 특히 3~6개월 정도 되는 아이들이 눈빛이 정말 반짝 반짝 한다. 그리고 담당자의 지시에 딱딱 맞춰서 사물을 바라보거나, 관심 있는 장난감을 주었을 때 응시하는 시간이 정말 길다. 선택적 자극이 여러 곳에서 들어와도 본인이 집중해야 할 사물에만 정확하게 집중! 그외 불필요한 자극은 자체적으로 차단을 시킨다. 특히 말귀를 많이 알아듣는 아이들의 경우 또래 보다 빠른 시기부터 어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놀라울 만큼의 적절한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그리고 또렷한 눈망을을 빛내며 쉬지 않고, 호기심 발동을 시작한다. 사실 이와 반대로 아픈 아이들은 소아 사시(斜視)가 있거나  눈꺼풀, 눈동자 떨림이 빈번히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정확한 시선 맞춤을 하지 못 하고, 고개와 함께 시선도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천장 혹은 멀리 있는 사물을 상황에 맞지 않게 수시로 바라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굳이 장애가 아니더라고 이런 눈을 보이는 아이들의 경우,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볼 수 있도록 자주 권해드리곤 했다.

 두 번째로, 입술을 꼭 잘 다물고 침을 거의 흘리지 않는다. 신기할 정도로 6개월 이전의 아가인데 침을 거의 흘리지 않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이런 아가들 대부분 발달 평가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에 가면 입술을 다물고 수업을 듣는 아이들을 심심지 않게 보게 되는데, 대체적으로 이런 아이들은 학습 성적이 높거나, 학교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이 활동에서 좋은 성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침을 흘리는 기간이 짧아지면 짧아질 수록 아이들의 언어 구사  가능 시기가 빨라진다고 느꼈고, 또한 다양한 어휘를 선택하여 말하는 경우도 많았다. 뛰거나, 식사를 하거나, 흥분을 했을 때에도 본인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했으며, 피곤하거나 힘들 때도 침을 흘리는 경우가 굉장히 적었다.

 병원에서 일을 하다보면, 재활치료실에 9살 10살이 되어도 턱받이를 떼지 못 하고 계속 차고 다니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턱받이를 떼고 난 후에도 무언가 집중하거나 피곤할 때, 본인도 모르게 침을 흘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친구들은 여러 발달 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만약 이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였을 때는 남다른 노력과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얻는 노력이 결실이었다. 그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았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필자는 필자에게 치료받는 아이들을 우리 아이들이라 불렀다) 소소한 것들부터 일반적인 부분까지 과제를 명확하게 해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아프지 않았던 친구들은 아마 이해하기 조금 어려울 것이다.

 필자가 치료하던 아이 한 명은 3살이 될 때까지 걷지 못 해서 바닥에 앉아서 생활을 했고, 보조기의 착용과 각종 수술, 시술 그리고 매번 눈물 나는 재활 치료를 하는 동안 '똑바로 걸어서 어린이집에 갈거야' 라는 마음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치료를 받았다. 아이가 어떻게 저런 의지를 갖고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엇이든 열심히 했는데, 막상 그렇게도 염원하던 어린이집에 간지 3개월 만에 필자의 품에 안겨 펑펑 울면서 어린이집에 다신 안간다고 했다. 눈물겨운 재활을 버텨내고 어린이집에 간 필자의 아이는 눈에 띄는 보조기와 수술 자국이 신기한 다른 친구들이 반복적으로 등을 떠밀어 넘어지게 하거나 괴롭힘을 일 삼아서 견디지 못 하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필자가 아이를 안고 선생님이 혼내준다고 온갖 엄포를 다 놓았더니 그래도 친구들을 혼내지는 말라며, 울다가 웃었다. 그래서 아픈 아이들만 보면 필자는 괜히 짠하고 속상하다. 똑똑한 아이들은 그냥 되는 것을 우리 아이들은 수 백번을 연습해야 하니 그걸 보는 마음이 애잔해진다.

세 번째로, 울음이 길지 않고, 빈도도 적다. 대체적으로 똑똑한 아이들은 울 때 굉장히 자기 몸을 아끼며 운다. 예를 들어, 소리만 내는 울음을 하거나, 사람이 곁에 있을때만 잠시 울거나, 목표물을 바라보녀 울거나 등등 절대 자지러지게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면서 울지 않는다. 몇 시간씩 멈추지 않고 울지도 않고, 소리를 지르면서 울지도 않는다. 울긴 울지만, 짧고 간결하게 목표하는 바를 전달하고 해결하면 바로 그친다. 대신 짧게 울기 때문에 오스카 상에 빛나는 연기력이 아주 중요한데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리고 눈물을 단시간에 뽑아내며 최대한 서럽게 울었다가 금새 모든 일이 해결되면 그친다. 울어도 요구 조건이 해결될 것 같지 않으면, 눈 코만 빨갛게 변해서는 숨을 고르며 훌쩍 거리는 시간으로 에너지 안배를 다시 한다. 가끔은 이 녀석들 정말 대단한데! 라는 찬사가 나올만큼 정확한 목표점을 향해 달린다.

 이에 비해 아프거나 불편함을 자주 느끼는 친구들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운다. 어떻게 이렇게 자지러지게 쉬지 않고, 크게 소리를 질러가며 쉼 없이 울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울음이 대단하다. 그래서 몸이 허약하거나 아프거나 어딘가 불편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 중에 과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가시처럼 마르거나, 몸이 부어 극단적으로 살이 찌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엄마들이 산후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 한 상태로 너무 맘 고생 몸 고생을 하니 몸이 건강하지 못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지사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똑똑한 아이들은 콧망울 끝이 단단하다. 콧대가 높은 경우는 금상첨화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양쪽 콧구멍이 뻥 뚫려서 호흡기 계통으로 큰 잔병치레를 자주 하지 않는다. 감기에 걸려도 고열에 시달리는 열 감기가 많지 않다. 산소 전달 호흡이 뇌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콧망울이 묘하게도 그런 연관성을 자주 보였다. 그런데 아가들을 자주 만져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이의 콧망울을 보고, 만져보면서 단단한 것인지 높은 경우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으나 분명 미세한 차이로 다르다. 이런 친구들의 경우 아무리 뛰어도, 흥분을 해도 호흡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원활한 산소공급이 이루어지면서, 뇌활동과 신체 활동이 안정화가 되다보니 조금 더 남다른 사고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반전 매력은 똑똑한 아이들은 '육아가 너무 힘들다.' 이런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공통적인 하소연은, 아이가 질문이 너무 많아요. 지치지 않아요. 낮잠도 안자요. 하루종일 뭐 같이 하자고 그래요. 뭘 해주면 삐져요. 엄마는 내 마음을 모른다고 해요. 엄마를 화나게 만들어요. 쉬지 않고 떠들어요 등등 아주 많다.' 아이가 똑똑해서 좋으시겠어요.' 라고 이야기를 하면, '그럼 데려다 한 번 키워보세요. 죽을 것 같아요' 라고 하신다.

 뇌 사용이 많은 아이들은 에너지의 양도 많고, 늘 채워줘야 할 것이 많아서 엄마랑 아빠를 잠시도 가만 두지 않는다. 그리고 각 발달 시기마다 또래보다 더 많은 자극을 줘야 하고, 또 마음 상하지 않게 해야하고, 멋대로 굴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줘야 하는데 만약 엄마가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로 본인을 혼내면, 왜? 자길 혼내는지, 엄마는 왜 내게 미안하다고 안하는지, 도대체 내가 한 잘못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고도 한다. 그러면 말 그대로 24시간 양육자는 화가 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생 참 모든 것에 정답이 없다고, 똑똑한 아이를 얻으면 또 그만큼 따르는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아프고 약간 부족한 아이를 키우면 속상하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또 그 아이가 성장하며 부모에게 주는 마음의 선물도 또 따라온다. 아이의 명석함을 모두 부모 탓으로 돌리기엔 우리 아이들이 가야할 학습의 길도 성장의 길도 너무 길고 험하다. 다만, 조금이라도 어릴때 우리 아이에 대해 조금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파악을 하면 부모가 이를 대처하고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어린 아가들이 관상으로 본인이 이런 사람이라고 가장 솔직하게 비춰주는 시기에 이를 잘 파악해줘서 아이의 적성에 맞게 키워준다면, 설령 어릴 때 똑똑한 아이들이 갖는 특징을 하나도 갖고 있지 못 했더라도 남다른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그래서 그 마음으로 아이들도 치료했고, 그 마음으로 아이들도 돌보았다. 다만, 똑똑한 아이를 먼저 가려주는 것은 옥석을 가리는 일과 같아서 남다른 아이들에게 남다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사회에 필요한 좀 더 유능한 인재들이 늘어날 것만 같아서 그 작은 기대와 바램으로 이 글을 남겨보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중에 혹시 똑똑한 아이들이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 아이를 혹시 키우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물론 힘들고 할일이 많으시겠지만 큰 복이라 생각하고 이쁘고 똑똑하게 잘 키우시라고 응원해 드리고 싶다. 그리고 혹여나 우리 아이는 해당 사항이 하나도 없어요 하시며 몹시 서운하신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모든 교육과 흐름은 장기전이고 우리 아이 남 다른 부분에 재능이 있을 수 있으니 너무 심려치 마시고 기운차고 행복한 육아를 하시라고 당부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