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Face Reader(의학관상술사)- 30
최근들어 부쩍 각계 각층의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늘어났다. 그러면서 필자도 빠르게 현실을 파악하고, 말 그대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들을 통해 조금 더 명확하게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뉴스나 각종 사회적 정보를 통해 체득했던 정보들을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조금 더 명확하게 지도를 그려나가는 기분으로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 최근엔 사람과 사람의 연결 체계에 대해 고민할 일이 부쩍 늘어났고, 그런 시간이 반복되면서 '품격'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
품격있는 사람이란 ? 보통 품성과 인격이 고루 갖춰진 사람을 의미한다. 그래서 종종 '격이 있다'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고, '수준이 높다' 또는 '레벨이 다르다' 등의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고, 모두 다 같이 소중한 존재인 것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겪으면 겪을수록 '명품의 차이'를 알게되는 것 처럼 사람이 품격이 갖는 명확한 차이에 대해 서서히 알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똑같이 우리가 손에 들고 다니는 가방이지만, 어떤 가방은 $10의 값어치를 갖고 있고, 어떤 가방은 $100,000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 처럼. 물론 다 똑같은 가방인 것은 분명한데 그 안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차이는 박범신 작가의 소설 한 귀절에 쓰여졌던 표현 처럼 천국과 지옥사이 처럼 멀고 어렵다.
필자가 생각할 때는 이 품격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좀 난해한 주제다. 하루 아침에 말 그대로 벼락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듯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또한, 날 때부터 가난 속에서 갖은 고생을 했다고 해서 이 품격이라는 것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보기에 남들이 모두 원하고 좋아하는 '세상의 기준'이 높다고 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타고난 천성도 있어야 하고, 지속적인 교육도 받아야 하고, 스스로 끊이없이 알고 배우고 느끼면서 정진해 나가야 생기는 것이 품격이다. 그래서 이 품격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요즘들어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작은 포대기에 쌓여 응애 응애 하고 울고 있는 아이가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품격'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것 처럼. 무엇이 성장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씨앗을 받아 키우는 마음으로 정성과 노력을 들여야 완성되는 것이란 것을 최근에서야 겨우 조금 깨달았다.
필자는 영적인 능력으로 사람을 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동작과 움직임, 세포 하나하나를 면밀히 관찰해야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그래서 이왕이면, 직접 실물을 보고 행동 분석과 습관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 얼굴 생김 모양을 아주 꼼꼼하게 관찰하며 유추한다. 상징화된 어떤 행동과 모양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순간은 필자에게도 분명 극한 긴장감을 스스로 느끼게 한다. 겉 모습과 속이 같은 사람도 있지만, 생각보다 나의 속 마음을 감추고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오류로 제공되는 정보를 뒤로한 체, 진실을 찾아내는 일은 매번 필자에게도 어려운 숙제나 다름없다. 그런데 역시 이 세부적인 분석 작업 안에서 숨길 수 없는 '품격의 차이'가 드러난다.
이 품격이라는 것은 그 사람에게 맞는 '옷'과 같아서, 잘 어울리는 색과 사이즈로 적절하게 구분되어 들어간다. 키가 아주 큰 사람이 키가 작은 사람의 옷을 입지 못 하는 것 처럼 딱 제 옷인양 너무너무 잘 맞게 맞추어 입는 사람들은 갖고 있는 품격이 대단히 크거나 높지 않아도 그 가치가 올라간다. 그리고 분명 맞지 않은 옷인데, 예를 들어 13살 꼬마 아이가 엄마의 고급 원피스를 몸에 걸쳐보는 것 처럼 분명 가치 있는 것은 맞지만, 몸에 맞지 않는 품격을 입고 있으면 품격이 그에 맞게 어울리지 않아서 낮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결국 나에게 맞는 나만의 스타일을 얼마나 정확하게 보여주는지가 품격의 관건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품격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 중에 하나는 겪을수록 사람이 참 명확하고 유머러스하다. 단순히 야한 농담이나 심심풀이 헛소리를 잘 해서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다. 이 사람들은 옳은 소리를 잘 하고, 맞는 말도 잘 한다. 물론 때론 내 귀에 듣고 싶지 않은 나만의 단점을 찾아내기도 하고, 불편감을 느낄 만큼 현실에 대한 상황 판단이 빠르기도 하지만,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적절한 순간에 솔직하게 잘 뱉어낸다. 그러면 사람 마음이 품격있는 사람에게 빠져들기 시작한다. 바로 이 것이 품격있는 사람들의 정말 큰 특징인 것 같다. 철학과 인생을 녹여낸 유머러스가 아마 이들의 가장 큰 트레이드 마크가 아닐까?
그리고 신기한 것은 앞으로 인생에서 '변화의 가능성'이 높다. 노숙자로 살다가 하루 아침에 일약 유명한 스타 모델이 되는 사람처럼, 어느 순간 그 사람에게 묻어나는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가 볼 때, 아주 큰 가치있는 물건이 아닌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각광받게 되는 것 처럼 언제나 쥐구멍에도 해가 뜰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을 여기저기 갖고 다닌다. 그래서 자꾸 주변 사람들이 따라다니고, 좋아하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미워한다. 지금 당장 아직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지만 기분이 묘하게 자꾸 잘 될 것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 왠지 좋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면서도 나와 비교해서는 괜히 화가 유발되는 사람이라 시기 질투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품격이 낮은 사람들은 감정 표현이 과하거나 거칠고, 감정 기복이 상당히 크다. 예측하지 못 하는 상황에 도달했을 때 진짜 마음속에 있던 모습이 너무 한순간에 드러나 보인다. 혹자는 이런 사람을 보고 '바닥이 쉽게 드러나는 사람' 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본인의 요구와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본성을 드러내는 습관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분명 들고 다닐땐 명품 가방인지, 아닌지 구분이 잘 안 갔지만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보면 변화되는 모습이 추하거나 불편하고, 생각보다 구겨지고 아픈 모습이 많이 보여서 금새 사람들이 알아볼 수 밖에 없는 모습이 나타난다. 남들이 부러워 하는 자리에 올라간 들 그 자리에 있는 시간이 길지 못 하고, 설령 그 자리에 오래 있게 된다고 한 들 그 마음 속과 위치는 좌불안석, 속빈 강정처럼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 불안한 상황에 자주 처해 있다.
한편으론, 연민의 감정이 생기기도 하고 마음이 딱하기도 하면서, 왜? 매번 본인에 선택지 안에서 가장 나쁜 선택을 늘 습관적으로 하는지 때론 답답할 떄도 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벗어나면 작은 차이를 통해 '명품'이 될 수도 있었는데...그런식으로 수 많은 기회를 너무 많이 놓쳐버려서 이젠 머나먼 나라로 떠나버린 케이스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
다시 돌아오라고 손짓해도, 한 번 그런 마음이 들면 쉽게 뒤돌아보기 어려운 것이 인생인 것 같다. 관상 공부를 하면서 자꾸 필자도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매번 다시 거울 속의 내 깊은 마음으로 찾아 고민하다보면, 아직도 가야할 길이 한참이나 멀게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칠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 모든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지내는 요즘이다.
만약, 더 높은 곳으로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싶다는 욕망과 욕구가 있다면 적어도 1번은 그리고 더 큰 용기가 있다면 매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와 끈기가 있어야 가볼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만, 지금 나에게 가장 맞는 길이 바로 여기이고, 이 길을 반복해서 걸을 때 정말 큰 행복이 밀려온다면 그 길 안에서 좀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오래 걷는 방법 역시 스스로 찾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다 웅장하고 거대하고 대단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자기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맞는 옷을 입고 스스로의 품격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마음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필자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갈망하는 것 처럼,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마음 고생도 좀 덜하고, 좋은 일 가득한 일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품성과 인격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이에 높은 가치를 부여해 주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럼 더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정진해서 품격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그럼 더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사람이 되지 않을까? 조심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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