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face reader (의학관상술사) - 7

 숫자로 헤아려보지는 않았다. 사실 그 숫자를 다 셀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개인적으로 소소하게 아는 사람 연결 연결 소문듣고 왔다는 사람들이 조용히 앞에 앉을 때마다 그냥 그들의 고민과 일렁이는 마음들을 다독여주고 싶었다. 처음엔 내 이야기를 전달하기 바빴는데, 언제 부터인가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 인 것은 분명한데 설령 쌍둥이라고 할지라도 개개인의 외모적 특징이 워낙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 마다 반응도 당연히 천차만별이었다. 필자가 연구나 분석이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관상을 보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반응들 속에서 언제부터 인가 비슷한 '공통적 유형'을 하나씩 찾기 시작했다. 맛집의 음식점에 우르르 몰려가서 다 같이 똑같은 음식의 맛을 보아도 느끼는 사람들 마다 반응이 다른 것 처럼, 관상술 역시, 엄밀히 말하면 당연하게도 사람들의 반응들 속에 유형이 있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필자는 이 분야를 유독 즐거운 마음으로 사랑해주시고, 열성적으로 자주 찾아주시며 좋아해주셨던 분들에 대한 분석 결과를 간단히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사실 관상을 봐드릴 때, 내 나름대로 상대방이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사례와 예시, 이야기로 답을 드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것은 어찌보면 '상징어'를 분석하여 또 다른 해석으로 재접근해주는 것과 같은 학문이기 때문에 이를 곡해해서 듣게 될 수도 있고, 필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상충된 이해를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왠만하면 이야기 하나하나 조심조심하는 편이고, 이에 대해서도 편견없이 들으실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래서 평균적으로는 고개를 끄덕여 주시거나 박수를 친다거나, 심장을 움켜잡거나 등등 일반적 '행동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행동이 아닌 '언어적 답변'을 주시는 분들이 참 재미난 유형인데 이 분들은 본인들 마음에 꼭 들었거나, 필요하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하시면 일정 주기를 갖고 반복해서 필자를 찾아주신다. 이런 분들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관상에 대해서도 상당히 높은 관심을 갖고 계신다.

 그 중 가장 최고로 꼽아드리고 싶은 유형 첫번째는 '자신만의 직관과 판단'을 통해 높은 성공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다른 사람들 눈엔 보이지 않았지만, 내 눈에는 다음에 오를 주식이 보였다. 그래서 주식을 사고 엄청난 성공을 이루었다....아니면, 본인의 판단으로 크게 일어날 수 있었던 사건, 사고를 피했다던가...본인 나름의 삶에 원칙과 논리가 있으면서, 직관과 판단이 상당히 맞아떨어졌다던가...등등 그래서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많은 '부(富)를 본인 특유의 감각으로 이루셨던 분이나, 개인적인 해탈과 성장을 했던 분, 혹은 높은 명예직에 올랐던 사람에 가까울 수록 생각보다 관상술에 대한 요구도와 이해도는 상당히 높았다. 물론 좋아해주시는 정도도 강한 편에 속했다. 관상을 봐드리기 전에 어떤 사람인지 사전 정보 하나도 없이 만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필자의 해석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보이며, 적절한 응대와 상징적 표현에 대한 수용을 보여주시면서 자주 필자를 놀래켰던 사람들이다.

 이들 대부분 필자가 관상을 봐드릴 때, 본인의 직관과 판단에 대해 응대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사실 이런 분들을 만나면 필자도 몹시 즐거워지기 시작한다. 필자에게만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알고 있는 사람을 또 만난 다는 것은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글로 과학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조금 예민하거나 남다른 사고로 사람을 만났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즐거운 마음으로 필자와 대화를 이어간다. 사실 이런 개인적 직관이나 성공 경험이 없으신 분들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지만, 필자가 설명하는 이런 유형의 분들은 주기적으로 자주 필자에게 조언을 구해주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에게 일어난 작은 변화도 스스로 찾아봐주시려 노력해 주시고, 조금 더 감각적으로 관상에 대한 조언을 흡수하신다. 본인의 직관이 명확하게 맞아떨어졌던 경험이 높았던 분들이시기 때문에 더욱더 직관과 통찰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신 것 같고, 이를 통해 본인 나름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시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주기적으로 지속적 관심을 보여주신다.

 일명 많이 배운 사람들은 오히려 관상, 사주명리, 동양 철학 등등을 비논리적 혹은 비과학적이라 싫어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보기 좋게 빗겨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확실히 생각을 많이 하는 습관과 일련의 노력이 베어있는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 한 이야기까지 쿵쿵 벽을 허물며 들어오는 기분으로 대화를 이어가시기 때문에 필자도 이런 분들을 좋아한다. 물론 풍겨오는 카리스마가 강해서 대하기 어려운 분들도 꽤 많지만 말이다.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어가는 기분이 들어서 상담 후에는 필자 스스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리고 두 번째 유형은 '나'에 대한 고민과 생각의 빈도가 높았던 사람들이 관상학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아주 단순하게 만사 편안하고, 고민 없고,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등에 대한 고민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던 분들은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를 듣고 흡수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미로 즐거운 마음으로 간편하게 보시는 경우가 대부분인 경우다.' 아~~~ 제가 그런 모습이 있어요. 어라? 네~ 맞아요. 그건 그렇네요.' 등등의 간단한 답이 주를 이루고, 사실 관상을 봐드렸을 때 반응 또한 예측 가능범위에서 감정을 표현해 주신다. ^^ '좋네요. 좋아요. 아 생각해보니 저 그런 사람이에요.' 이런 경우로 말이다.

 그런데 물론 필자의 입장에서는 관상을 봐드리기가 어려워지기도 하고, 고민이 많이 되시는 분들이긴 하지만, '나'에 대한 자아 탐구에 대한 경험이 어느 정도 있으셨던 분들은 심오하고 어려운 이야기로 깊이 있게 방향을 잘 조율하신다. 본인이 오랫동안 고민하고 찾아보려고 했던 '나'의 모습에 대해 퍼즐 조각을 맞추시는 것 같은 기분으로 필자의 이야기를 들으신다. 아마도 고민하시던 기간 동안 찾지 못 했던 답이나 고민되었던 내용들이 맞아들어가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껴하시는 것 같다. 종종 나를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에게 단 한 번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 내용을 필자가 이야기하게 되면, 정말 눈시울이 빨갛게 되어서는 금새 울음을 터트리시는 분들이 이런 유형이다.

 많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얻으시는 것인지, 마음의 위안을 얻고 가시는 것인지, 편안함, 혼란, 불안...어떤 감정을 얻어가시는 지는 정확히 필자가 헤아릴 수는 없으나,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시고 꼭 얼굴 마주하고 짧은 시간이라도 대화를 시도하시는 분들 중에 이런 분들이 정말 상당히 많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유형은 '인생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 한 경우, 답답한 마음 해소할 길 없으신 분'들이 역시 좋아하시며 필자를 찾아주신다. 필자도 이리 저리 마음을 잡지 못 하고 혼란과 불안 속에 헤메이던 시절에는 타로카드, 사주명리, 신점 등등 여기저기 찾아다녀보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런 분들도 그 때의 필자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나 스스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 하고, 불안하고 답답한데... 도망갈 곳도 해결 방안도 없는 경우. 작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헤메이다가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며 어렵게 결심하시고 필자 앞에 앉으신다. 아마도 사람 마음이 다 똑같은 것 같다. 마음이 어렵고 힘들면, 아주 작은 무엇이라도 찾아 해결이 되지는 않아서 마음 해소하고 싶어지는 것은 동서양 불문하고 비슷한 심리인 것 같다.

 의학적 지식과 심리, 정신분석학적 지식을 함께 공부하며, 관상 공부를 하는 필자라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유독 '마음'에 병이 들어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자주 찾아와주신다. 필자 자체가 명확한 해결책을 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하게라도 본인의 모습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아주는 사람에게 상담을 한다는 것이 심적으로 위안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필자의 아주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전세계 어딜 가든 마음에 상처 있는 사람들은 다 너 찾아가나보다' 라고 할 정도로 그 발걸음이 필자에게 종종 이어진다.

 아마도 필자가 갖고 있는 작은 재주가 조금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넉넉해 지는 요즘이다. 이 분야에 관심이 아예 없으시거나 혹은 싫어하시는 분들도 당연히 있다. 그런데 필자가 이 분야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자꾸 자꾸 찾아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 나도 모르게 정이 가는 것 같다. 병원에서도 전국 어느 병원에서든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유독 필자가 좋다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에게 큰 감동을 받게 되었던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든다. 얼마 전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달인 중 한 분이 본인의 음식을 맛 보고 너무 맛있다고 답을 해주는 손님을 보고 감동을 받아 코 끝이 빨갛게 변하며 눈물흘리는 모습을 보며, 문득 필자도 그런 기분에 휩싸였다.

 그냥 단순하게 이런 공부가 너무 좋고, 공부를 할 수록 신이나고, 재미있어서 시작한 학문인데, 이걸 통해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필자는 감사한다. 나는 혼자였었고, 너무 힘이 들었고, 지쳤을 때 필자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많이 아팠었는데...그걸 억지로 혼자 이겨내고 일어나서 뒤 돌아보니, 아프고 힘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곁에 있었더라면 내가 덜 아팠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요즘 내가 종종 아픈 사람들을 어루만져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소소한 변화들을 마주하자니 왠지 모를 감정에 벅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