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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소정박사 시니어케어

간암 말기로 돌아가신 미망인 SUK SOJUNG (lois2232) 2021-8-1  12:16:35

미망인은 ‘춘추좌씨전’의 ‘장공편(莊公篇)’에 나오는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는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를 이르는 말’이었다. 이번에 국립국어원은 이 단어의 뜻을 ‘남편을 여읜 여자’로 수정했다.

~펌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3/2017120301025.html





나는 개인적으로 미망인 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남편이 죽고 아직 따라죽지 못한 여자라는 뜻이란것을 알게 되니 거부감이 좀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만났던 한 여자환자분은 미망인 이라는게 그 때 상태와 너무 들어 맞는 상태셔서, 미망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그 분이 생각난다. ‘미망인(未亡人)’ 에서 아니다 하는 아닐미 보다는 아름다울 미 가 어울리는 분이셨다.

나와 오래전 부터 일을 같이 해오던 필리핀 간호사에게 연락이 왔다. 자기네 호스피스 회사에 한국환자가 들어왔는데, 나에게 상담을 좀 해달라고 하였다. 영어를 하기는 하는데, 한국사람이라서 내가 상담을 해주면 좋을것 같다고 하였다. 사실 그 호스피스 회사에서도 그환자의 마지막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고민인것 같았다.

한인타운에 살고 계신 환자였다. 집에를 들어가 보니 공주풍의 가구와, 카페트, 깔끔하신 인테리어가 그분 성격을 보여주는것 같았다.

그분은 육십대의 예쁜 미망인 이셨다. 남편과 두분이서 오래동안 자녀없이 잉꼬 부부로 살고 계셨는데 몇년전 남편이 먼저 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본인도 암이 걸린것을 알고 차근차근 삶을 정리하고 계셨다. 곧 천국에 가서 남편을 만날 생각하면 너무 좋다고 하셨다. 남편이 너무 보고싶으셨었다고

부모님도 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여기 미국에는 친척 동생 한명이 있었고, 한국에서 친 오빠가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오신 상황이었다.

그 미망인은 간암 말기 셨는데, 조금만 음식을 먹어도 무시무시한 복통이 있어서 음식을 더이상 드실수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본인이 친오빠와 인사하고 한국으로 보내드린후, 친척동생에게 사후의 마지막 정리를 부탁하고, 호스피스에서 본인의 마지막을 책임져 주기를 바랬다.

한국에서 오신 오빠는 그 상황을 이해못하고 더 무슨 방법이 없냐고 속상해 하셨지만 동생의 선택을 존중하셨다. 그당시에 그 환자분의 간암은 말기 셨는데, 음식을 먹지 않으면 그리 통증이 크지 않으셨는데, 음식을 한 수저라도 드시면 엄청난 고통이 몰려오고, 구토와 설사, 소화불량이 따라 오기 때문에 더이상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셨다. 그래서 그냥 곡기를 끊으시길 원하셨다.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외롭고 두려워서 옆에 누가 계시길 원하셨다.

그래서 호스피스에서 그 환자의 anxiety 와 pain 을 컨트롤 하기 위해서 continuous care를 시작하도록 오더 했고, 환자가 잠들고 통증속에 힘들어 하지 않으시도록 간호사가 옆에서 진통제나 신경안정제를 드리고 24시간 함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해서 그분은 본인이 그토록 좋아하시던 그 공주풍의 핑크침대에서 제일 좋아하는 잠옷을 입으시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주무시다가 하루하루 만남을 기다리던 남편 곁으로 아름답게 가셨다.

그 과정에서 상담과, 케어 시작과 임종까지 함께 했던 그 친척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왜 이런 케어를 받고 이렇게 편안하게 가실수 있는데 이런것을 아무도 이야기 해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이런거 알았으면 나 우리엄마 그렇게 힘들게 하고 보내지 않았을텐데..." 라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시며 이야기 해주셨다.

엄마가 중풍으로 음식물을 삼킬수가 없는데,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인공연명치료를 하고 온몸에 욕창이 생길때까지 의식없이 사시다가 양로병원에서 돌아가셨는데, 그냥 엄마가 음식물 삼킬수 없을때 편안히 보내드리라고 아무도 조언해 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친척 동생 부부가 내 전화번호를 받아가셨다. 혹시 본인들이 말기 암이 되거나 하면 나를 찾겠다고, 그 미망인 처럼 깨끗하고, 편안하게 임종할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인생의 마무리를 할 때가 다가 왔을때 찾아오는 병들중, 암은 사실 축복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죽을날을 미리 예측할수 있으니 하나하나 주변을 정리하고 다음 세계로 갈수있는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니 말이다. 내게 남은 날이 한달 혹은 육개월이 남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아마 우리는 이생의 삶을 잘 마무리 하고 싶어질 것이다.

내게 아직 임종케어에 있어서 많은 숙제들이 남아 있는데, 적어도 말기암 환자들이, 인생의 마지막을 고통속에서 신음하다 이땅을 떠나시지 않으시도록

편안하게 다음생을 준비하시도록

내가 이땅을 떠나기 전까지 내가 할일이라 생각한다.

핑크잠옷을 입으시고 편안한 얼굴로, 오히려 담담히 울고있는 친척동생을 위로하시며 "난 괜찮아! 난 준비가 되었어" 하시던 예쁜 그 미망인 얼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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