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정보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보안을위해 재로그인해주십시오.

석소정박사 시니어케어

죽음과 천국에 대하여 SUK SOJUNG (lois2232) 2021-8-26  20:52:14
2차세계대전이 끝날무렵 퍠색이 이미 짙은 전쟁에 파견된 오노다 소위는 필리핀 루방섬에 일본 제국군 부대의 정보장교로 주둔하고 있었다. 그는 250명의 훈련되지 않은 병사를 이끄는 지휘관 이었는데, 그들은 미군의 공격을 지연 시키기 위해 비행장 활주로를 파괴한후 유격전을 벌이라 명령을 받았다. 항복도 하지말고 몇년이 걸리더라도 버텨야 하며 병사가 한명이 남더라도 야자수 열매라도 먹으며 버티라는 명령을 받았다. 미국과의 첫 전투에서 207명이 전사하고 43명이 남아서 산속으로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그들중 40명은 미군이 살포한 전단을 일고 일본이 전쟁에서 항복한 사실을 알게 된후 투항하여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오노다는 두명의 부하와 계속해서 필리핀 정글에서 나오지 않고 살았으며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을 믿지않았다.

필리핀 주재 일본 대사관 이름으로 우편함을 설치 했지만 함정으로 알고 접근도 거부 했다고 한다. 1965년에는 마을 원주민으로보터 라디오를 약탈하여 직접 일본의 패전을 비롯한 모든 뉴스를 들었음에도 믿지 않았다. 종전 30년째 1974년 겨울 마침내 오노다가 스즈키 노리오 라는 일본인 탐험가를 만나 그간의 사정을 듣고 일본의 항복사실을 받아들였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오게 된 오노다는 일본군 복장을 그대로 갖추고 있었으며 사격이 가능한 소총과 500여발의 탄환과 수류탄들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22세에 조국을 떠났던 청년은 52세가 되어서 일본에 돌아갔다.

오노다 히로


갑자기 저 오노다 히로라는 사람의 일화를 보고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생각해 보았다.

죽음 이후에 세계에 대해 경험해 보고 우리에게 알려줄 사람이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두려워 한다.

나는 죽음의 문턱에 서서 있는 많은 분들을 보아왔다. 나에게 의연한 모습으로 담담히 하늘나라로 가는것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신 분들은 천국에 대한 소망과 확신이 평소에 있어왔던 분들이셨다. 그분들에게는 죽음이 곧 천국이므로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으셨다. 그분들은 절벽끝에 서서 떨어질까 두려워 하는 모습으로 죽음앞에 계시지 않으셨다.

내 직업상의 특성때문에 내가 만나는 환자들은 대부분 아주 병환이 깊으신데, 그분들중 천국에 대한 소망과 확신이 있으신 분들은 본인의 병을 두려워 하지 않으시고, 나에게 아주 솔직하게 그분들의 현재 상태와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지를 알려달라고 하신다. 그런 분들은 돌아가실때에도 담담히 밝은 모습으로 가셔서, 나도 저렇게 죽고싶다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분들의 가족들도 항상 다 같은 모습은 아니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음을 부인하고...슬퍼하고...

어찌되었던 SOONER OR LATER 우리는 다 죽는다.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지 간에...

나는 종종 이런 상상을 한다. 나보다 먼저 천국에 가신 분들이 가장 온화하고 사랑많으신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계신 그곳, 천국. 그곳은 눈물도 없고, 병도 없고, 가난도 없고, 미움도 없고...아름다움과 사랑이 가득한곳.

내가 만나뵌 분들은 다들 너무너무 아프시고, 여러가지 문제를 겪고 계시고, 이땅에서 그렇게 고통속에서 계시기 때문에 그렇게 한달을 더 살아가는것 보다, 천국에서 사랑하는 사람들 만나서 행복하게 사시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천국은 어떤곳일까? 동서고금의 어떤종교에서도 천국은 좋은곳이라 이야기한다. 

내가 천국에 들어가면,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나를 천국에서 기다리고 계실것이란 상상을 종종한다. 나 어릴때 기르던 강아지 복실이, 고양이 나비 와 함께 아버지 웃는 얼굴이 보이는것같다. 

잠깐 우리아버지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 아버진 나를 참 많이 사랑하셨는데, 나는 아버지를 참 싫어 했었다. 어릴때 아기때 부터 시작해서, 아버지를 싫어하고 무서워 했다. 아버지를 잘 이해 못했던것 같다. 아버지가 첫 결혼하신 분께서 자녀를 낳지 못하셔서 본인 자식없이 40이 넘게 사시다가, 훨씬어린 아가씨였던 우리엄마와 재혼 하셨다. 그분들에게 막내로 태어난 나에게 아버진 가깝지만 먼, 참 다가가기 어려운 분이셨다. 잔정도 별로 없으시고, 사랑을 표현 할줄도 모르는 아버지 셨는데, 딸인 나에게 참 사랑받기 원하셨던것 같다. 아버지가 돌아가실때 까지도 나는 아버지를 이해 못하고, 가족들에게 가부장적이고, 경제적으로도 실패 하셔서 노년에 내 도움이 필요하신 상황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아버지가 좀 짐 스럽기도 했었다. 그런데 돌아가시고 나니 요즘은 가끔 어린시절속에서 멋있었던 아버지 모습도 떠오르고, 아버지가 참 좋은 분이기도 하셨는데, 난 그걸 몰랐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아버지가 보고 싶을때가 가끔있다.

내가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아버지 돌아가실 그 즈음 아버지 한테 잘 못했었는데... 새로 뽑은 좋은차 신형을 처음 드라이브하는날 아버지가 가장 먼저 생각났었다. 아버지 살아계셨으면 좋은차 태워드릴수 있었을텐데... 딸이 운전하는 차 타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아니 아버지가 운전하고 싶어하셨을것 같다. 천국에서 아버지 만나면 운전하게 해드리고 싶다.




나에게 죽음은 곧, 천국이기 때문에 죽음이 그렇게 나쁜 이미지가 아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때도 편안하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나와 당신들의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 할때 편안해 하시는 지도 모른다.

난 이세상이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인격을 쌓고 추억을 쌓는 교육과정이라고 생각 한다. 죽음뒤 천국에서의 영원한 삶을 위해 이생에서 좀더 나은 인격으로 다듬어져 가고, 남을 이해하고, 남을 배려하는것을 배우고, 서로서로 소중함을 깨닳아 알게 되면서, 천국에서 정말 천국다운 삶을 누릴수 있도록 준비되어가는 과정. 그 기나긴 교육과정이 우리의 인생인것이라 믿는다.


죽음을 천국으로가는 계단으로 보면 죽음이 두려움 보다는 아쉬움이라는 모습으로 대체되기 시작하지 않을까. 그리고 자신의 천국에 보고싶은 반려동물들과 먼저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사랑하는 이들이 이생에 있을때 가장 친절했던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상상을 해본다면 아쉬움이 좀 그리움으로 바뀔수 있을까?

많은경우 이런 이야기도 나누지 못해볼 만큼 내 환자들이 빨리 가버리시긴 하지만, 나에게 무한한 신뢰와 사랑과 감사를 주셨던 내 환자들도 내가 천국에서 기쁘게 맞이할 사람 리스트에 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난지 모르고 있던 오노다 군인에게 그 정글을 벗어나는것이 너무너무 무서웠을것이다. 밖의 세상이 어떤지 모르고 있었으므로. 그런데, 그 정글을 벗어난 그는 새 삶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새삶은 그 정글에서 상상도 못했던 안락하고 자유로운 삶이었다.

우리는 지금 전쟁이 끝나기 전의 정글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삶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그 새 삶을 거부하고 싶어하고, 새삶으로 나아가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난 그 새삶이 정글을 살고 있는 우리가 결국은 가야할곳이라고 생각하고 어차피 갈곳이니 열심히 살다가 씩씩하게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거라 받아들이기 원한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생이 정글이고, 전쟁같은 삶이다.

새 삶은, 우리가 언젠가 가야할 그 천국에서의 삶이다.

죽음은 아름다운 천국으로 가는 계단의 시작점이다.



난 이단이나, 사이비를 꿈꾸는 사람은 아니다. 죽음에 대해 천국에 대해 고민하고, 죽음앞에 아파하고 두려워 하시는 분들을 위로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