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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소정박사 시니어케어

또 한분이 먼길을 가셨다 SUK SOJUNG (lois2232) 2022-8-24  23:47:15
치매로 문밖출입도 못하고 욕창치료도 방문치료로 받고, 계시던 어머님의 따님에게서 오늘저녁 갑자기 전화가 왔다. 급하신 목소리다. 숨을 몰아쉬신다. 
"엄마가 죽은거 같아요, 저 어떻게 해야해요?"

지난번 내 글을 읽으시고 한분이 남겨놓으신
탄생은 많은 축하가 함께하지만 죽음은 서투르고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라는 댓글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는데, 
오늘 그 따님이 어쩔줄 몰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은 서투르고 어렵다 라는말이 떠올랐다. 

죽음은 서투르고 어렵다. 우리아버지가 돌아가셨던 그 새벽 어디에 연락해야 좋을지도 몰랐고 허둥지둥 하면서도 여기 저기 전화를 돌렸던 기억이 난다. 그 세벽에 먼곳에서 찾아와서 예배인도 하시고 기도해 주셨던 그 목사님도 참 고마운 분이셨었는데...

갑자기 아버지 돌아가시던 밤을 떠올리면서, "제가 금방 갈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고 말씀드리고, 얼른 주섬주섬 준비를 하고 그 환자댁에 도착했다. 다행히 집에서 가까운 길이라, 남편한테 운전하고 같이 가자고 해서, 차를 밖에 세우고 기다리라 했다. 
방에 들어가니 어머니는 이미 숨이 멎으셨고, 창백한 얼굴로 눈을 감고 계셨다. 동공반사도 없고, 심장소리도 없고, 맥도 잡히지 않아서, 돌아가신것을 확인한후 차근차근 따님을 진정시켜 드렸다. 

우선 다른자녀가 있으신지, 찾아오실 가족이 있으신지 여쭈어 보고 전화해서 오시라고 말씀드렸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가족에게 전화해서 빨리 오시라 하고, 손주들에게도 장례식을 함께 드리러 오라고 전화 하시도록 했다. 
그리고, 화장을 하실지, 매장을 하실지 여쭈어 보고, 장의사에도 전화를 같이 드렸다. 여름엔 시신이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2시간이내에 시신을 모셔가실수 있도록 하는게 좋다. 

장례식을 어떻게 하실것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코비드때문에 몇년째 교회를 못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다니는 교회도 없고, 아는 목회자도 없으시다고 하면서, 아드님이 다니시는 교회에 여쭈어 볼것이라 하셨다. 

어머님께서 이렇게 허망하게 가실것이라 생각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아무 준비를 해놓지 못하셨다고 했다. 

죽음은 갑자기 찾아와서 많은 사람들을 허둥지둥하게 한다. 

바로 얼마전에 엄마와 함께 이사하려고 방을 계약했던 이야기도 하고, 엄마가 이렇게 가실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하셨다고, 눈물지으셨다. 

출생과 죽음은 참 느낌이 다르다. 하지만 참 비슷한 면도 많이있다. 
아기가 태어나면 첫아이를 출생한 엄마에겐 모든게 처음이기 때문에 기저귀가는것도 서툴고, 젖먹이는것도 서툴고... 그것이 적응되려면 몇달이 걸린다. 그것을 위해 육아 교육 책도 읽고, 먼저 자녀를 양육한 선배들이나, 산부인과, 소아과 전문인들의 조언을 의지하게 된다. 

죽음을 향해 가는길도 그것이 처음 겪는 길이라 모든사람이 서투를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슷한일들을 많이 경험한 전문가의 지도를 잘 따라야 한다. 

환자들을 보면 홈헬쓰를 받는 환자들 중에도, 임종이 곧 오실수 있는 분들께는 혹시 발생할수 있는 사망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미리 교육을 시켜 드리지만, 그 교육을 받는 당사자들이나 가족들이 그런 상황이 막 닥쳤을때는 다시 머리속이 하얗게 되시는것 같기도 하다. 

난 이길이 익숙하다. 그래서, 그런상황을 겪으시는 분들이 어떤 감정에 휘말리는지, 어떤것을 걱정하는지 미리 알아서, 위로도 하고, 지도도 해서, 가시는 그 길과 배웅하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다. 

어머니가 평안히 하늘나라 가시고, 따님도 오랜 치매노인 케어로 부터 해방되셔서 남은 삶은 조금더 밝게 자녀들과 좋은시간 보내시길 기도한다. 

나도 오늘 잠이 잘 오지않아서 이렇게 그분들을 생각하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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