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기억하세요?
솔직히 우리가 기억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엄마 뱃속에 있었던 때.
막 태어났을 때.
고개를 가누고, 처음으로 뒤집기를 했을 때.
드디어 서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처음으로 “엄마~ 아빠~” 를 내가 불렀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기억나지 않는 사랑을 기억하게 되었어요.
처음 아기를 갖었다는 사실을 알고, 아기가 내 안에서 움직이고, 그리고 낳고,
아기를 처음 본 그 순간,
아기를 안고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신기하고,
내가 엄마가 된 사실이 믿기지 않았던 그 순간들...
그리고 아기를 키우며 때로는 행복하고, 힘들고, 지치고, 그러다 웃기도 하고...
그러던 그 수많은 순간들을 겪으며 내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이제야 들기 시작했어요.
나는 기억치 못하지만 누구보다도 나를 기억하고, 그 누구보다도 먼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그 누군가가 내 부모님인 것을 알았을 때 갑자기 힘이 났습니다.
‘만일 내가 지금 힘들어도 나의 모습을 기억하고,
나를 사랑하는 내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는 살아야하는 이유 하나씩 안고 태어난 것이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며... 한 동안 그림을 그리지 못한 나는 손끝으로 내가 받았던 사랑을 기억해냈습니다.
7 년 전 아기를 막 낳고 나온 내가 남편에게 물었어요.
“아기 처음 본 느낌이 어때?” 하고 물었더니
“간호사가 안아보라고 건네주는데 너무너무 무서웠어.”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때는 왜? 하고 이해 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나니 남편이 말한 무서움이 너무 소중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내가 본 남편의 그 모습에서 기억이 났습니다.
‘내 아빠도 나를 처음 이렇게 안으셨겠구나...’ 하고요.
그리고 7 년 전, 내가 처음 엄마가 되던 날.
내 팔에 아기를 안고 너무나 신기하게 들여다보던 그 순간을 나는 기억합니다.
울면 왜 우는지, 기저귀는 내가 제때에 잘 갈아주고 있는지, 배고프지는 않는지, 베넷 웃음이라도 지으면 나도 따라 웃으며 기억이 났습니다.
‘아마 내 엄마도 나처럼 기억하시고 계시겠지...’ 하고요.
그리고 6 년 전, 내 아기가 처음 자기 힘으로 내게 뒤뚱 거리며 걸어오던 날.
그 감동적인 그 순간을 나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러며 또 하나가 기억났습니다.
내가 뒤뚱뒤뚱 걸을 때 엄마가 환히 웃고 계셨다는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리고 5 년 전, 무릎을 꿇고 말이 되어 열심히 아이를 태우고 돌아다니던 남편을 바라보며 나는 갑자기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그 때는 아빠가 말이었고, 내가 아기였는데...
아이를 키우다 말 이었던 아빠가 기억났습니다.
바로 지금!
학교가 끝난 후 우리의 두 팔로 뛰어오는 아이를 보며...
기억합니다.
언제나 나를 향해 열려 있는 아빠, 엄마의 두 팔을. 아빠 엄마의 사랑을요.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많은 사랑을 아이를 키우며 기억하게 될지 모르지만...
바로 이것이 엄마가 된 나에게 허락 된 행복한 설레임인 것 같아요. :-)
하나하나 만들고, 그리며 생각했습니다.
분명 함께 한 이 소중한 순간들을 왜 나는 기억하지 못 했을까...
하지만 이제 기억하렵니다.
사랑을 기억하렵니다.
내가 받은 크고, 작은 사랑들을 기억하렵니다. :-)
사실 한 동안 개인 사정으로 인하여 그림을 그리지 않고 지냈었는데요, 지난달에는 작년에 가까운 시티(Redwood city)에서 인근 지역 화가들에게 무료 전시기회를 주는 심사를 받고 전시회 기회를 얻어 둔 것이 있어 오래간만에 이번 달에 있을 작은 쇼 케이스 안에 넣을 그림들을 준비했어요.
언제나처럼 “ Happiness is Contagious (행복은 전염된다.) 4"
아래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사랑을 기억하세요!” 를 만들고 그렸습니다.
나에게 사랑을 기억하게 해 준 내 가족과 나의 고마운 친구들에게 전시회 준비를 하며 함께 그들에게 전할 발렌타인데이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내가 받은 그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을
부족하고, 작지만 내 그림으로 선물하고 싶었어요.
내 친구들이 기억하는 사랑을,
안고 있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랑의 가족 모습을 조그맣게 만들고,
색칠하여 바닷가에서 주워 온 나뭇가지에 졸졸이 앉혀 주었어요.
내 친구가 내가 그린 가족의 모습에 실망할지 모르지만
저는 만들며 그리며 그리고 자기 가족을 보는 친구의 모습을 상상하며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저의 목적은 “행복 나누기” 입니다. ^______^
달콤한 초콜릿 대신에 더 달콤한 제 마음을 담아
수줍은 고백처럼 정말 좋아한다고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유래가 어찌되었든 내게는 중요치 않은 발렌타인데이처럼 이 기회에요~^^:::::
아직은 부자 친구가 아니어서 해 줄 것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마음은 부자라 이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생각하며 혼자 숱한 날들을 만들고 색칠하며 정말 너무 많이 즐거웠습니다.
나는 이미 너무 배부르게 행복했으니 이월 전시가 끝나면 이제 친구가 가져가 벽에 또는 어딘가에 두고 보고보고 행복해지기를 바래봅니다. (멀리 사는 내 친구들에게는 제가 우편배달할거예요~ ^_^:::)
28 일의 전시가 끝나고 각자 주인의 집들로 찾아 갈 나의 그림들에게 그리는 순간 내가 소원했던 친구의 행복을 담아 전하고 싶어요.
“친구야, 고마워~ 나랑 친구해줘서~ 너를 알게 되어 정말 기쁘고, 나는 행복해~”
친구 정연이가 ^________^ 라고요~
이번 전시회에 참석 할 친구 가족은 모두 마흔 둘 가족입니다.
이 가족 중에는 사실 이 컬럼을 하며 글로 마음을 주고받은 친구들도 있어요.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오랜 시간 내게 찾아 와 먼저 말을 건네어 준 친구가 고맙고, 컬럼이 쌓여가자... 이제 기다려지는 친구도 생기고, 서로 어찌 지내고 있는지 알게 된 친구도 생겼어요.
그렇게 인연이 된 본 적도 없는 친구들을 만들고, 그리며 정말 나는 행복했습니다.
친구는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사귀는 것이니... 마음이 기억하는대로 내 친구들을 그렸어요.
“혹시! 내가 조금 틀리게 그렸다 해도... 이해해주세요~” 라고 조금은 걱정하면서요. :-)
사실 바닷가에서 주워 온 나뭇가지가 떨어져 다 못 그린 이 곳의 친구들이 많아요.
저는 꼭! 바닷가에서 주워 온 나뭇가지와 돌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바쁜 일만 끝나면 저는 또 바닷가에 가 나뭇가지를 주워 와 친구들을 만들고, 색칠하여 나뭇가지에 앉힐거예요~ 계속...
저는 바닷가에 가게 되면 늘 준비하는 커다란 비닐 봉투를 한 손에 들고, 돌도 줍고, 나뭇가지도 줍습니다.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어서 나뭇가지를 주워 올게요~” 라고 말하면서요~ ^^:::
아! 그리고 혹시 저 위의 그림들이 얼마난 크기일까 궁금하실까봐 25 센트 동전을 놓고 찍어보았습니다.
좀 작아요~ ^^:::
이번 발렌타인데이는 저와 남편에게 열두 번 째 발렌타인데이입니다. ^_^:::
솔직히 아직도 남편을 바라보며 12 년 전처럼 가슴이 뛴다면 혈당에 이상이 있거나, 심장에 이상이 있거나 혈압을 체크해 보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만 생각해보니 이제는 가슴은 뛰지 않지만 그 무엇보다 더 소중한 편안함을 가슴 떨림과 바꾼 것 같아요.
그러다... 이번 컬럼을 준비하다 지금으로부터 딱 십일 년 전 발렌타인데이 카드를 찾았습니다.
그 때는 단 한 줄이라도 참 애틋했는데... ㅡㅡ::
이제는 가계부가 애틋합니다. ^^::::
그래도 저는 남편을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다면... 혼자 맛난 것 먹을 때예요. 맛난 거보면 생각나고, 같이 먹어야 더 맛있고...
바로 먹을 것 앞에서 생각날 때.
아... 내가 그래도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
그래서 이번에는 카드를 이렇게 만들어 보았어요.
역시 풋풋한 십 년 전과는 판이하게 말도 많아지고, 카드에서조차 음식 냄새가 납니다.
칼국수 냄새가요~ ㅡ,.ㅡ::
“여보~ 장시간(정성을 들인 척~^^::) 우려낸 멸치 야채 육수에
아줌마의 굳센 힘(힘이 든 과정임을 강조~^^::) 으로 열심히 반죽한 면을 넣고,
발렌타인데이 특별 메뉴 ‘사랑 듬뿍 칼국수“ 해 줄테니
같이 먹어요~“
라고 아줌마답게 발렌타인 메뉴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보이는 것처럼 언제나 간단히 만들어 두었어요. ^^:::
혹시 하여 쑥스럽지만 아주 쉬운 카드 만들기 보여드립니다.
첫 번째는 월마트나 마이클스에서 파는 작은 단추 모양 클립을 사다 종이에 칼집을 내고 그냥 끼워준 거예요. 그리고 빨간 하트는 어린이 만들기 용품 중 하나입니다.
너무 간단해서... ^^:::
두 번째는 다 먹은 모 감자 과자의 뚜껑으로 지난 크리스마스 컬럼에 나온 빈 유리병 뚜껑에 붙이고 남은 고양이와 생선, 그리고 남은 노란 구슬을 넣고, 종이를 덮어 접착제로 붙여주었어요.
그리고~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듯이
나도 어쩔 수 없이 당신이 좋아요...“ 라고 썼어요.
(PS. 죄송합니다. 이번 컬럼 주제가 사랑이어서... 어쩔수 없이... 휴~ =ㅡ.ㅡ=)
그리고~ 어느 샴푸 광고처럼~
“난 소중하니까요~” 그 유명한 멘트를 생각해 내고~ “내 반지는 소중하니까요~” 하며
내가 나의 발렌타인데이 선물을 조물락 조물락 만들고 있었는데요...
글쎄~ 남편이 저벅저벅 걸어오며 하는 말. ㅡ,.ㅡ:::
남편: 키세스 초콜릿이야? (ㅇ.ㅇ)
나: 아니. (ㅡㅡ::)
남편: 그럼 모야? (ㅇ.ㅇ)
나: (그냥 좀 기분 나빠) 안 가르쳐 줄 거야. (ㅡ.ㅡ)
했지만 이제 곧 알게 될 거예요~ ^^::
혹시나 반지(몇 있지도 않은 반지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요~ ^^:::)를 낀 날, 설거지 하느라 잠시 반지를 빼 놓고 언제나 찾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를 위하여 개수대에 두고 반지를 보관하는 간단 반지 보관 고리라는 것을요~^^::::
“남편! 이제 반지 보관 고리는 있으니...
당신은 반지만 사주면 되는 거야. 하지만 이건 말뿐이야. 명심해!
반지를 사는 날에는 우리의 미래는 없는 거야.”
라고 ‘환상의 커플’ 상실이처럼 말만~ 해줍니다.
정말 믿고 반지 사오면 우리 한 달 굶습니다. ^^:::
한 번 만들어보세요~
간단하고, 재료비가 너무 안 들고, 쓰임새가 좋습니다. ^_^
그리고 저는 이런 작은 돌은 주워다 깨끗이 씻어 냅킨 홀더로 사용하고 있어요.
미시님들, 이번 달은 사랑을 기억하세요!
분명 누구에게든 있는 힘들고, 지친 순간에
우리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우리가 너무 어려 기억할 수 없는 그 사랑을 꼭 기억하세요!
사랑을 기억하세요!
기억하는 사랑은 분명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줄 거예요! :-)
바로 지난 달.
우리는 이사 갈 집을 알아보러 많은 집을 다녔어요.
그 중에 나무 마루가 깔린 집을 구경하며 맨 발이었던 아이가 발이 시려웠는지 내게 춥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내 발등 위에 내 아이 발을 얹고 뒤뚱뒤뚱 함께 걸으며 기억났습니다.
아빠 발 등에 올라 함께 춤추었던 순간을 말이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어린 내가 되어 아빠의 발 등에서 춤을 추는 일곱 살 내 모습과 젊은 아빠를 그려보았습니다.
나는 사랑을 기억합니다.
이 그림의 제목은 “일곱 살 나는 아빠와 춤추다.” 예요.
사랑을 기억하고 있는 아이 엄마가 된 딸이 아빠에게 드리는 내가 준비한 발렌타인데이의 선물입니다.
“아빠, 많이많이 보고 싶고, 사랑해요~
전시가 끝나면 이 그림 아빠께 꼭 드릴게요~
나는 아빠의 엄마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적힌 편지와 함께요...
이제까지 보아 주시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_^:::
그런데 제가 지난 달 1 월 26 일부터 조금씩 이사 중이다 바로 오늘 2 월 1 일 완전히 이사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얼마 동안(?) 인터넷 연결을 기다려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조금 늦은 답글을 드려도 될지 이해를 구합니다. ^^:::
이사지역은 제가 사는 곳과 멀지 않은 “둥근 지구” 입니다. :-)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이월 되세요~~~”
김정연 드립니다. :-)
추신) 컬럼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마흔 둘 친구 가족의 자세한 모습은 컬럼 위의 공지 란에 이사를 마치고, 2 월 7 일 날 정리하여 올려놓겠습니다. 놀러 오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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