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집에서 보물찾기 놀이는 잠시 접어두고^^ 오늘은 리모델링해서 꽁돈 번 이야기를 나눌께요.
저는 집을 팔려고 마켓에 올려놓은 그 기간이 진심 아깝고, 조바심이 납니다.
클로징까지 짧게는 1달 길게는 서너달 혹은 그 이상. 특히 그 집이 빈집일때는 그 안타까움이 2배가 됩니다.
집을 예쁘게 공사해서, 힘들게 청소해서, 그림같이 꾸며놓고 누군가 집보러 와주기만 기다리는 그 시간들.
낮에 잠깐 누가 그 집을 보러오는 것 외에는, 하루종일 불꺼진 텅빈 모습으로 버텨내는 시간들.
그 예쁜모습으로 렌트비를 벌수도, 파티를 하며 놀수도(다시 치우는건 끔찍하니까) 없이 하루하루 모게지, 세금, 유틸만 더해지는 피를 말리는 시간들.
은행에서 빌린 모게지는 어깨를 짓누르고, 유틸리티빌은 두려우며, 쇼잉리퀘스트(집보러온다고 예약)가 안 들어온 날은 밤잠을 못 이룹니다.
제 경우(제가 주로 flipping하는 집 가격을 보면), 한달에 못해도 $2000~$3000이 하늘로 훨훨 날아갑니다.
한번은, 쇼잉리퀘스트가 연달아 3일 안 들어오던 날이었습니다.
물 한모금 없이 고구마만 가득 먹은 느낌으로 기약없는 기다림을 할 때 였어요.
그때 제가 마음 깊이 원했던건 딱 2가지.
하나, 이 예쁜집을 그냥 놀리지 않고 어떻게로든 쓸수 없을까?
둘, 이 예쁜집으로 다만 $10이라도 벌어 커피라도 한잔 사 마신다면 마음에 위로가 될텐데..
역시 사람은 고통이 있어야, 머리를 굴리고, 역경을 이겨내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내고 또 짜내다가…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리얼터하기전에 제 남편의 직업은 마케터였습니다. 그것도 아주 큰 백화점의 마케터였습니다.
제품을 런칭할때마다 LA이며 NY이며, 어쩔땐 유럽으로 광고를 찍으러 출장 다녀오곤 했습니다.
다녀오면, “이번촬영장소(집)는 우주비행사가 컨셉이었어”. “이번촬영장소(집)는 블루가 컨셉이었어”.. 하고 이야기를 해주곤 했어요.
그리고 덧붙여, “우리는 30초짜리 TV광고라 3일 빌리는데 $7500(하루에 $2500)냈어. 영화 같은거 찍으면 한 6개월 빌린대.”
그때는 우와~ 집 몇일 빌려주고 떼돈 버는구나 했었어요.
우리도…
가.능.할.까?
그래서 신청해봤습니다.
근데, 저 같은 사람이 시카고에만도 몇백명... (쿨럭.. )
말이 ‘200+’이지, 저게 1000 집이 넘을지, 2000 집이 넘을지도 잘 모르겠고..
각 집당 사진이 10장이 넘어보이던데.. 처음 몇 집만 가능성 있는거 아닌가 싶고…
퇴근한 남편에게 뽑힐수 있는 Tip을 달라고 하니,
▶ 컨셉!!!! 공간전체에 뚜렷한 테마가 있어야 좋다.
달나라, 바다, 스타워즈.. 등등 주제에 맞게 꾸며진 공간도 좋고,
동양적인 스타일, 모던한 가정집, 앤틱한 가정집…등등 스타일 별로 꾸며도 좋다.
오렌지+보라, 빨강+검정... 등 색깔별도 좋다.
할렘뒷거리같은 집이어도 상관없고, 다 부서진 집도 상관없다. 심지어 버려진 집도 상관없다.
뭐가됬건, 한 공간에 한 느낌!
컨셉이 장소헌팅하는 사람의 취지와 맞으면 된다.
그외에는,
▶ 촬영 스태프들이 모니터링 하며 머물수 있는 커다란 공간(garage나 basement, roof있는 patio)이 있으면 좋고
▶ 집 근처에 스태프들 식사가 가능한 식당가(다운타운)나 큰 슈퍼마켓이 있는걸 어필하는 것도 좋겠고
▶ 주차(촬영용 트레일러)공간이 많다는걸 어필하면 좋겠고 등등
조언을 바탕으로, 집 설명 조금 바꾸고,
덧붙여 지하에 가구 하나도 없이 텅 비었다. 스테프분들 맘껏 사용하시라.
예쁜 다운타운이 차로 5분이다. 먹고 싶은 이 세상 메뉴는 다 있다.
골목 전체가 텅비었다. 마음껏 주차하시라 등등
다시한번 힘내서 정보를 업데이트했습니다.
한달동안 5통 정도의 전화를 받았고, 그 중 3회사에서 직접 방문을 하였고, 그리고 그 중 1회사가 저희랑 계약을 했어요.
의료기(walker) 광고이며, 은퇴한 미국군인이 집에서 생활하는 장면을 촬영할 일반 가정집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15초짜리 인터넷 광고였고, 8시간 촬영한다고 하루를 빌렸고, 금액은 두구두구두구….
무려 $1700이이었어어요^^
오호호호 이게 되네?
제가 한일은 아침 8시에 문 열어주고,
화장실 휴지와 비누, 손 닦을 수건 제공하고,
오후 4시쯤 촬영종료하는 시간에 다시 가서 어디 망가진거 없는지 한바퀴 둘러보고 끝.
그리고, 돈은 setscouter(제가 이용한 사이트) 홀드하고 있다가, 촬영후 2일 정도 양쪽의 피드백을 들은 후(뭐 망가진거 있는지…) 송금해 주었습니다.
촬영날, 감독에게 선정기준에 대한 Tip을 다시 한번 물어보니 이 분도 ‘컨셉’이랍니다.
또 다른 Tip은 시즈널 컨셉은 3~4달 정도 미리 잡으면 좋다고 했어요.
할로윈, 땡스기빙, 크리스마스 같은 것은 전단지촬영이던 웹사이트 광고촬영이던 장소섭외(1~2주)하고, 촬영해서, 편집해서,
시즌 1달~1달 반 전에 돌려야 하니, 3~4달 전에 미리 컨셉맞춰 꾸며서 사이트에 올리면 확실히 더 어필이 될꺼라고 하네요.
어느정도 컨셉만 맞으면, 더 필요한 소품은 자기들이 가져와서 더 꾸미니까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했구요.
제가 이용한 사이트는 https://www.setscouter.com 이었지만, ‘register house for film location’ 으로 찾아보시면 사이트는 훨씬 많답니다. 아참, 금액은 제가 정하는 거였어요. 주소랑 집 사이즈 등등 입력하면 추천금액이 뜨니 그거 보고 감안해서 정하면 되요. 전 추천금액보다 $100싸게 했어요.
Missy님들, 한번 도전해보세요!
로또보다는 훨씬 가능성 있지 않겠어요?^^
Ch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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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읽고서, 제 글을 다시 보니.. 빈 집을 활용한 방법처럼 읽으실수도 있겠더라구요.
하지만 노노! 살고계신 집으로 도전해보세요.
그 당시, 저희부부에게 퍼밋문제로 공사가 지연되서 '폐허'가 되버린 집이 한 채 더 있었어요. 내부를 엄청 부숴놔서 먼지구덩이인 집이었는데, 그런집도 광고쟁이들이 보러 오더라구요. fashion화보 찍으면 좋겠다면서요. 결국 위험하고(바닥에 못), 화장실 단수되어 있어서 불발됬지만.. 보러는 많이 왔었어요. 즉! 그들이 원하는 컨셉에만 맞으면 되요. 낡아도 되고, 망가져도 되고, 더러워도 되고, 작아도 되고....^^
저는 개인적으로 빈집보다는 살고 있는 집이 더 좋은것 같더라구요.
빈 집은 아무리 비싼 소품으로 꾸며도 왠지 차가운 느낌이 나는것 같아요.
사람이 살고있는집에만 있는 '온기''생동감' 이런게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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