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에는 우리네 평범한 집에는 없는 색다른 공간 하나가 나옵니다.

그것은 바로바로~~~  Bunker!!

근세(박명훈 분)가 살았던 그 지하공간은 다큐멘터리 ‘요제프 프리츨: 악마의 얼굴’을 참고해서 지었다고 합니다. 

요제프 프리츨이라는 인물이 18세 친딸을 지하 벙커에 24년간 감금한 사건을 그린 다큐인데,

다큐에 나온 집의 지하 벙커 구조를 일부 차용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같은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저도 몇년전에 ‘underground bunker’’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그런 공간을 갖추는 이유는 세계 3차 대전(핵전쟁)을 대비한다는 것이었어요. 

북한의 ‘핵'이 늘 무서웠던 저였지만, 당시 그 다큐를 볼때는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뭔 생각으로 수시로 유통기한 확인해가며 음식을 채워놓고, 공기나 물같은 시스템을 체크하는 걸까?’ 

‘세상에 별난 사람 참 많다' ‘걱정도 넘치면 병인데...' 뭐 이렇게 여겼어요. 

제 인생 통틀어 저런 공간을 상상해본 적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했던 지구종말 1999년 12월 31일 정도일까요?

그것 말고는 세계를 뒤엎는 전쟁, 재난을 겪어본적이 없었어서.. 그 다큐멘터리가 그다지 와 닿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 공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요즘 너무 잘 지낸다고 하네요. 

쟁여놓았던 식료품과 생필품은 몇년 혹은 몇십년치이니 ‘사재기'를 할 필요도 없거니와

외부인과의 접촉이 아예 없으니 바이러스를 만날 일도 없으니까요. 

바이러스 뿐인가요~ 혹시모를 폭동을 만날 일도 없겠죠. 집 밑에 그런 공간이 있는줄은 집 주인 말고 아무도 모를테니까요.

리얼터인 제 남편의 client 한 분이 총기 딜러인데, 일리노이 총기 면허등록 대기자가 8천명이 밀려있다고 하더라구요. 

코로나가 터지고, 자가격리가 시작되고, 수많은 실업자가 생기자마자 혹시 모를 폭동을 대비해 모두들 총 가게로 달려 온 모양이라고… 

bunker는 건강뿐 아니라 신변의 안전도 지켜줄 수 있는 주거형태인거죠. 

아니나 다를까, bunker 제작하는 회사들은 요즘 주문이 밀려 들어와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하네요.

다만, 달라진건..

기존에는 ‘생존'을 위한 시설이었다면, 

이제는 ‘생존 + 놀이시설'을 위해 지어달라고 한대요. 실제로 ‘자가격리’를 해보니, 심심하고 무료하다 못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것까지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이 현실을 반영해서 주문을 하는것이죠. Front line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애쓰는 병원관계자들에게 안쓰럽고 감사한 마음 있지만, 24시간이 길게 느껴지는것 또한 현실이니까요.  

수영장, 미니골프장, 볼링장, 극장… indoor 시설들을 추가하는것이 최근 들어 달라진 점이라고 합니다.

살면서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지만... 

역사는 반복되겠죠. 

세상은 코로나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하네요. 

#바이러스 #사재기 #경제가 무너지고 #총기 #안전과 죽음... 등등의 키워드가 우리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면, 

당장은 아니어도 '주거'에도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bunker가 있는 집을 혹시 만나게 되고, 제 버젯이 허락된다면 저는 꼭 사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