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혐오사진 하나 모자이크처리했어요. 그래도 혹시 임산부, 심약자 분들은 한쪽 눈 감고^^ 읽으세요~)

남녀 쌍둥이들을 위해 ‘1인 1화장실’ 해주었던 제 친구 기억하시나요?

1인 1화장실 만들어주고, 모두 다 안방화장실만 쓰던 그 친구요^^

지난 겨울 끝자락에서, 쌍둥이네 집에 물난리가 났습니다. 

밤 7시쯤인가.. 아이들 목욕시키고 있었을때의 일이랍니다 

딸 아이 먼저 씻기고 아이에게 1층 내려가서 놀고 있으라고 한 뒤, 

막 아들을 씻기려던 참이었대요.

‘드르르르' ‘지그지그'하는 소리가 막 나더니, 곧이어 ‘파~팍!!!!!’ 소리와 함께 

먼저 나간 딸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들렸답니다. 

후다닥 뛰어내려 가보니, 1층 천장에서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고 있었대요. 

한 발 간격으로 다행히 아이는 안다쳤지만, 계속 떨어지는 천장자재 바로 옆에 서서 물을 고스란히 맡고 있었대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아니었는데.. 무슨일이야? 싶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알았던 물난리는 영하의 날씨에 파이프가 꽝꽝 얼었다가 터지거나, 지붕에서 물이 새거나, 창문이나 파운데이션틈으로 물이 새거나… 

하는 것들이었는데… 

많이 춥지 않은날에 2층 정중앙에서 1층으로 물 샐 일이 뭔가요 ㅜㅜ?

원인은 

다람쥐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플러밍라인 중 하나에 저 다람쥐가 들어갔다가 길을 잃은걸로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다람쥐가 파이프를 막은 상태에서 욕조 물, 세면대 물을 계속 틀어대니 중간에 어디선가 과부하로 터져버린거로 보인대요.

그 이야기를 듣고, “이게 무슨 일이야. 세상에 이런일이... 아이가 안 다쳐서 너무 다행이다… “ 하고 지나갔는데… 

어제 저희 딸이 옆집 할아버지네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있더라구요. 

뭐하냐고 물어보니,

garage문을 열자마자 저희 아이 때문에 깜짝놀란 다람쥐가 옆집 빗물내려오는 파이프 속으로 쪼르르 들어갔다고.. 

“기다렸다가 나오면 우리가 pet으로 키워도 돼?” 라고 하더라구요.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그래도 코로나로 심심해 하는 아이에게 “뭐… 기다려보던지~” 라고 대답해주었어요. 

한참을 조용히하고 기다렸는데 당연히 안나오더라구요. 

기다리다 지친 우리 딸 “두드려도 돼?” 묻더라구요. 

“우리 집 파이프도 아닌데 그럼 안되지"하며 옆에 있는데.. 

뎅~~~~ 제 머리속에 깨달음이… 

쌍둥이네 사건주범 다람쥐가 추워서 집 안으로 들어갔었을 수도 있고, 먹이를 찾아 들어갔었을 수도 있지만.. 

어린아이던, 포식자던 뭔가에 급히 쫓겨서 플러밍라인으로 들어갔을수도 있었겠구나…  

그리고 미로같은 그 안에서 길을 잃었나보구나… 

그렇게 사건이 생겼나 보다 싶었습니다.

구글로 ‘Can animal get into plumbing line?’ 이라고 쳐보니, 

개구리, 뱀, 도마뱀, 쥐 등등이 쉽게 플러밍라인을 타고 집 안으로 들어온다고 하네요. 

보통 들어오는 enterance는 sewer라인 근처에 crack이 있거나, 지붕 roof vent 틈 사이로 들어간대요. 

Sewer라인 관리까지는 못 하더라도, roof vent에는 아래 사진같은 뚜껑을 꼭 씌워놓으라는 플러머 아저씨의 조언입니다. 

플러밍라인 아니어도, 집밖에 이런 파이프들 있으신가요? 

이건 furnace intake and exhaust 파이프인데요, 여기가 또 야생동물들이 좋아하는 곳이래요. 

어른 동물이나 큰 동물은 잘 안들어가지만, 경험없는 어린 동물들이 따뜻하게 몸 녹일 터를 잡기 아주 좋은 장소라고 합니다. 

이곳에 오랫동안 살림을 차리면.. 히터는 어떻게 될까요? 

숨쉴곳을 막아버렸으니, 숨이 막히겠죠? 히터고장을 유발합니다. 

요기도 그물로 된 커버를 씌워주래요. 

저는 미국에 산지 16년차입니다. 

근데도 집 관련해서 문제가 터지면, 매번 “세상이 이런 일이… 듣도 보도 못한 일이야..” 합니다.

어쩜 그렇게 매번 당황스러운지 모르겠어요. 

혹시 저보다 짧게 미국 사신 분 혹은 아직 싱글하우스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과 오늘 이야기 share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