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잊지못할 한 해가 끝나가네요. 

집에만 있었는데도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가다니.. 참 시간앞에 장사없네요.  

요즘 저는 ‘저금'을 하고 있습니다.

1일 1운동. 저금하듯이 하루에 30분~2시간 꼬박꼬박 실행중이고요, 

1일 1건강. 저금하듯이 하루에 먹어야하는 건강보조제와 건강식을 챙기고 있습니다.

1일 1사랑. 저금하듯이 하루도 빠짐없이 가족들에게 웃는 얼굴 하고 있고요, 

1일 1공부. 저금하듯이 하루에 30분 이상을 재테크관련 공부중입니다.

예전에는, 로또사는 남편에게 한번씩 희망을 걸기도 ㅋㅋ 했었는데 올해 처음 깨달은게 ‘차곡차곡의 미학'이랍니다.

뭐든 한방에 되는건 없더라구요 ^^

운동도 공부도 아직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지만, 

내일이 기다려지고, 내년이 기다려지는 하루를 보낸다는게 참 기쁜 일이더라구요. 

건강을 키우고, 아이를 키우고, 재산을 키우고.. 

40대 중반인 제게는 그 세 가지가 가장 큰 숙제 아닌가 싶어요. 

missy님들도 2021년에 좋은 목표를 세우시고 꼭 이루시는 한 해 되시길 소망하고, 

남은 2020년 따뜻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랄께요. 

1년동안 함께 해주셔서 너무나도 행복했어요~~~  

인사만 하고 사라지기에는 제 글을 클릭해서 들어와주신 분들께 죄송하니.. 

제 이야기 하나만 하고 갈께요.^^

지금은 만나지 못하지만, 남편과 제가 한달에 한번씩 모임을 하던 ‘Diversity Dinner’라는 동호회가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만나서 다양한 음식, 다양한 문화,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모임이라고 해서 흥미가 생겼고,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있다기에 제 짧은 영어로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미국 부부 2커플, 미국+이란=영어쓰는 커플, 미국+러시아=영어쓰는 커플 그리고 저희부부였습니다. ㅜㅜ

모두 영어권 - -

무튼, 그 모임에 처음 갔었던 날 이야기인데요... 

첫 모임을 열었던 집의 주인은 70세쯤 되신 할머니, 할아버지 댁이었는데.. 

그 집에 30년을 사셨다고 했습니다. 

딱 저와 남편이 싸게 사서, 때려부시는 집이었죠. 

오래된 카펫에, 창문사이로 슝슝 새어 들어오는 바람, 낡은 키친 캐비넷 등등… 

집의 모든 프레임이 갈색이었고, 천정에는 아무 조명이 없었어요.

들어가자 마자, 할머니께서 할아버지를 부르시더니 “오늘은 당신이 바텐더예요"하시더군요.

거실 한켠에 근사하지만 낡은 책상위에 소다를 비롯하여 7~8가지 음료수가 있었고, 

할아버지께서 일일이 주문받아서 얼음 동동 띄워서 한잔씩 나눠 주셨습니다. 

모임은 포트락(각자 음식을 준비해서 나눠 먹는 것) 스타일이었고, 제가 담당한건 애피타이저였어요.

커다랗고 튼튼한 일회용 용기에 군만두와 찐만두를 담아 갔었죠. 

서로 음식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누고.. 

리세스라잇도 없고 근사한 샹들리에도 없는 어두운 다이닝 테이블엔 대신 여러개의 촛불이 있었는데, 

일랑일랑~~ 촛불 흔들리는 모습과 오래된 LP판이 돌아가는 소리 가운데서 

우리는 전쟁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이야기와 다시 남북으로 나뉘게 된 이야기 등을 나누었고, 

러시아할머니는 7살때부터 초등학교에서 총쏘기, 중고등시절에는 야산에서 지도그리기(자, 콤파스없이) 가 교과과정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아늑하고 따뜻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허심탄회하게 질문하고..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저녁이었습니다. 

그 평온함을 시샘하듯 한번씩 바람이 창문을 흔들고 갈때면, 

70살 넘은 스테파니 할머니가 당신의 현재 최대 관심사는 ‘지구 온난화’ 여서 당신 집은 늘 춥다고(온도를 낮게 설정한다고) 미안한데 이해해달라고 하시며 여벌의 스웨터가 준비되어 있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한밤중이 되도록 앉아있었네요. 

집에 가려고 일어서는데, 스테파니 할머니가 저를 조용히 부르셨습니다.

제가 가져갔던 일회용기랑 일회용 포크를 설거지해서 돌려주시며 

"상태가 너무 좋으니 몇 번이고 쓸 수 있겠어."라고 하셨습니다. 

비닐봉투에라도 담아주고 싶은데,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아서 마땅히 담아줄때가 없다며 미안해 하셨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머리가 띵했죠. 

카펫이 오래 됐다고 갈아 치우고, 

키친캐비넷이 유행에 뒤쳐진다고 엎어버리고, 

대문이 촌스럽다는 이유만으로 떼어버리는… 

저와 남편이 지난 몇년간 했던 일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할 그 일들에 대해 ‘생각'이란걸 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원래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최신 샤워실, 최신 부엌시설, 엘리베이터, CCTV, 택배보관 서비스 등 모든게 편리한 곳에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은 없습니다.  

근데, 70세에도 당신의 불편함보다는 후대를 염려하고, 지구전체와 사회를 걱정하는 스테파니 할머니의 생각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기존의 생각과 스테파니 할머니의 ‘지구사랑’ 중간 어디쯤.. 그 두 생각의 절충점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고 느꼈네요. 

사람은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발걸음이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지나온 길과 앞으로 나가야할 길이 달라지는건 모두 ‘인연'에 의해 좌우되는것 같습니다. 

리모델링 혹은 부동산 이야기가 궁금해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저도 좋은 영향 드리고 싶어요~

2021년 리모델링이나 이사계획이 있으신 분들께

제가 늘 하는말 '스트레스 적은 공사=버젯맞는 공사' & '꼭 다 때려부셔야하는건 아니다' 에 덧붙여 

'스테파니할머니처럼 내 인생가치관에 맞는 집에서 나답게 살자' 라는 이야기 오늘 하고 싶고요,

Missy님들 2021년에 더 좋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발걸음 할 수 있는 좋은인연들 만나시기를 바랄께요. 

남은 2020년 행복하게 보내시고 내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