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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ley의 뜨개공방

서울 뒷담화 hey kyung lee (paseoka) 2022-5-17  03:05:18
부산은 모든게 다 존재하는 도시같다. 산도있고, 바다도 있고, 도시도 있고…
서울이 복잡하면서 삭막하다면 부산은 복잡해도 여유가있는듯하다. 외가가 경남 삼천포이기에 부산 사투리역시 나에게는 정겹다. 부산에 온지 일주일도 안되어 내말투가 사투리 섞여 나오는건 그이유때문일까… 내가 사투리를 섞어쓰니 딸도 같이 흉내를 내며 웃는다. 지인의 차를 타고 오륙도 아파트를 몇군데 가서 보았다. 바다가 거실창문으로 보이는 뷰를 대부분 가지고 있었지만, 매수도 아니고 전세도 아닌 월세아파트에 깨끗함이란 없었다. 사람이 살고있지않은 아파트는 더욱더 냄새가 많이 난다고 했다. 바다가 바로 앞이라 유난히 습한 오륙도아파트는 거울마다 습기때문에 까맣게 변해있었고, 도배는 당연히 새로 안해준다했다. 도저히 들어가 살 자신이 안나는 그런 몰골들을 하고있었다. 지인의 집만 보고 모든 아파트들이 다 그렇게 훌륭할줄알았던 내가 어리석은것일까… 안그래도 바다를 무서워하는 딸은 자꾸만 나가자고 눈짓을 보냈다. 수고해준 부동산사람이나 지인에게 미안할정도로 우리는 아파트들에게 관심을 보일수가 없었다. 비위가 약한 나는 촌스럽게 멀미도 심하고 알러지도 심하고 냄새에 민감해서 절대로 그런상황에서 표정을 밝게할수 없는 사람이지만 눈만 나오고 얼굴전체를 마스크로 가린덕에 어느정도는 내얼굴표정을 감출수가 있다는게 너무 다행스러웠다. 혹시나 하고 잔잔한 바다를 보면 딸아이 마음도 바뀌지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딸아이보다도 내가 더 거부감을 느꼈다.
우리는 다른 부동산을 통해서 바다에서 좀 멀리 떨어지고 대학들이 가까운 대연역 부근 오피스텔도 볼기회가 있었다. 오피스텔은 6층 건물이었으며 새입주 건물이라 세상 깨끗했고 무엇보다 세련된 인테리어 감각이(흰색벽에 빨간색 냉장고) 돋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딸아이가 부산을 좋아하게될지도 모르니 오피스텔에서 잠깐 살아보는것도 괜찮은 방법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덥썩 아파트를 얻어버리고나서 딸아이가 적응을 못하면 낭패이지 않는가….

그리하여 우리는 바로 계약을 하고 오피스텔로 당일날 들어갔다. 예약했던 호텔은 바로 취소를 하고 말이다. 큰가방에 넣어온 여름이불 두어개 가지고도 충분히 첫날 편안하게 잘수 있었고 옵션으로 냉장고 옷장 책상 침대 전자레인지까지 거의 모든게 갖춰져있어서 호텔보다도 더 편리했다. 다만 욕조가 없는것이 좀 아쉬웠지만, 잠시 사는거니까 그것쯤은 충분히 포기할수 있을듯했다.

번갯불에 콩볶듯이 뚝딱 해치운 우리의 거처구하기는 지인에게는 별로 익숙치 않은 행위로 보였나보다. 아파트를 구할것처럼 이삿짐까지 다 보냈다는 사람이 덥썩 오피스텔을 구한다고 하니 이해가 안가는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삿짐은 세관에서 6개월동안 보관해줄수 있다고 하니 그안에 천천히 딸아이의 마음도 살펴보고 여차하면 서울근교로 갈지도 모르는데 모든게 딸아이 마음에 달린거라 나도 솔직히 어쩔수가 없었다. 오피스텔은 월세도 부담이 없어서 자주 비워놓고 서울로 놀러갈수도 있고 욕조가 있는 호텔생활을 한달에 한번씩 할겸 전국 여행을 계획할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마음이 아주 가벼웠다.
방하나 거실하나 발코니까지 갖춘 오피스텔은 5층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방문은 아주 큰 슬라이드 통유리로 집전체에 탁트인 오픈감을 주고, 삼단형의 슬라이드식 중문도 현관에 이미 배치해 있어서 아늑함을 더했으며,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자리한 세칸짜리 신발장은 꽤나 넓었다. 신발장중 두칸은 잡동사니를 진열해 놓고 쓸수 있어서 공간활용도가 아주 높은 그런 투룸형식의 오피스텔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하룻밤만 자고 바로 서울로 ktx를 타고 다시 왔다. 부산에 터전을 틀기전에 서울을 한번 더 오게된 이유는 바로 남대문 동대문과 같은 도매시장을 구경하며 간단하게 필요한 집기들 그리고 식기들도 알아보고 서울에서 못다한 맛집 탐방을 마무리하기위해서이다. 명동 한복판에 자리한 호텔은 정말 어느곳이든 걸어다닐수 있어서 너무 편리했지만 네이버 맵을 보면서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여느 다른 외국인들처럼 우리 두사람도 아는길이 없었기에 딸아이는 맵에 집중하고 나는 옆에서 그런 딸아이의 안전을 책임져야만 했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서울한복판에서 우리두사람은 정신을 바짝차리고 다녀야만했다. 서울에서는 눈뜨고 코베간단말이 생각이 난다. 베낭을 메고있는 우리두사람은 누가봐도 여행객으로 보일테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하지말이다. 한국사람인데도 한국말을 잘하는데도 어딜가나 몰라서 물어야하고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고, 왜 그렇게 모르는 단어들이 많은지… 모든 서울사람들이 한결같이 마스크를 끼고 다녀서 말하는소리도 잘 안들려 묻고 또묻고 정말 내가 생각해도 바보스럽다. 진정 난 옛날사람이란 말인가?

명동한복판에 오다리 간장게장 과 새우장집은 자칭 전국 5대 간장게장집 중 하나라고 한다. 벽에는 너무나 많은 연예인들사진이 즐비하다. 배터지게 먹어도 사십불이다.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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