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Bella (Bella Wang) 는 이제 여섯살이다. 엘에이를 떠나기 육개월전쯤 딸아이성화에 못이겨 삼주된 눈도 제대로 못뜨는 강아지 두마리를 입양한게 벌써 6년전이라니…어미가 젖을 안주는바람에 너무 어려서 우리집으로 온 아가들은 강아지젖병도 커서 고양이 젖병을 사서 내품에 안아 우유를 먹이고 키우느라 밤잠도 설쳤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Bella는 내가 자기 엄마인줄 아는것같다 ㅋ . 딸아이가 그땐 12살이라 모든 뒤치닥거리가 나의 몫이었다. 애틀란타로 떠나기전, 내가 너무나도 존경하고 좋아하는 언니한분이 힘든일을 겪으면서 위로삼아 키워보겠다고 해서 두마리중 낯을 안가리는 Lola 라는애는 언니한테 두고 이사를 갔었다. 태어나서 5개월이 되던때 두마리를 다 중성화 수술을 시킨뒤로 바로 언니한테 한마리를 주고 떠난것이다. Bella는 병원엘 데려가도… 집에 누군가 손님이 찾아와도… Lola에반해 낯을 너무 심하게 가렸다. 타주로 이사를 간다핑계로 언니한테 두마리가 서로 의지하며 자라도록 다 두고 갈수도 있었지만 Bella라는 아이는 도저히 우리와 떨어져서는 안될것같아서 애틀란타로 데려갔는데 데려가고나서 너무 후회를 했었다. 왜냐하면, 애틀란타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너무나도 자주 치고 비도 너무 많이 와서 우리벨라가 가뜩이나 겁이 많은데 엄청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시 엘에이로 데려와서 고향을 찾아 안정됐지만 그곳에선 밤에 비가 오거나 천둥번개가 치면 온세상이 시끄럽게 짖어대고 울어대고 밤새 바들바들 떨며 괴로워하는 Bella 때문에 정말이지 온동네 사람들이 잠을 잘수가 없을정도로 동네에서 소문난 개였다. Bella때문이라도 다시 켈리포니아로 온건 잘한일같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Bella가 이젠 평온을 찾은듯하다.
이젠 여섯살이 지나면서 너무나도 차분해지고 철이 들어서 얘가 개인지 사람인지 모를정도로 말귀도 다 알아듣고 눈치또한 빠르다. 이젠 정말 키울만하다 싶다고 생각한지 몇달안되어 딸아이는 강쥐한마리 더 사달라고 조르며 이젠 자기가 18살이 되었으니 새로오는 강아지는 모든걸 자기가 다 알아서 하겠노라고 약속을하고 종이에 싸인까지 하고는 한마리를 더 입양한지 한달이 지났다.
Bella 처럼 말티푸 라고 하는아이가 너무 귀엽고 이쁜얼굴에 브라운색의 눈가와 양쪽귀는 마치 누룽지를 연상케 했다. 우리모두 반해버렸다. 그래서 성은 누! 이름은 룽지… 로 지었다. 누,룽지!
이젠 딸아이가 다 알아서 하겠다는데 한번더 속는셈치고 맡겨보았다. 다시는 강아지는 우리집에 더 못데려온다고. Bella가 마지막이라고 못을 박은지 몇년만에 내가 아마도 헷가닥 실성이라도 한걸까? 우리딸에게 또 다시금 설득을 당한것이다.
우리 누룽지의 영어이름은 바로 바비브라운 (밥이 브라운) 이다.
누룽지만큼은 딸아이에게 너가 주인이라고 생각하게끔 잘 키워보라고 했건만 어찌된일인지 누룽지마저 우리딸아이보단 나를 더 좋아하는것같은 느낌이 드는게 웬지 불안하다. 딸아이에게 안겨서도 종일 눈은 나를 향해 있고 나만 따라다닌다. 왜 그럴까….밥도 딸이 주고, 데리고 노는것도, 주로 안아주는것도, 딸아이가 하는데 도대체 왜 나를 갈구하는듯 계속 바라보는지 정말이지 미치겠다. ㅎ 난 돌봐야할 사람들도 많고 두마리의 강아지에게 사랑을 줄 여력이 남아있지 않은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유가 있었다. 벨라와 룽지가 가끔 물그릇에 물이 한방울도 없을때가 있다. 그러면 내가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시원한 정수기물을 갖다 부어준다. 목이말라 나를 향해 울부짖는 강아지들에게 가장먼저 물을 주는 사람은 나인것이다. 딸아이를 불러 물좀 주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나인것이다. 강아지들은 안다. 물을 누가주던 물을 얻어마시려면 나에게 독촉을해야 가장 빨리 물이 생긴다는것을 말이다. 왜 우리딸은 물그릇에 물이 없는지를 금방 알아차리지 못할까… 아마도… 엄마가 아니라서 그런가보다.
그렇다. 벨라와 룽지는 내가 이집에 엄마라는걸 아는것이다. 그게 누구의 엄마든 상관없이 엄마들에게는 보인다. 뭐가 필요한지 무엇이 부족한지 왜 불편한지 알아차릴수 있는 오감이 남들보다 더 발달한것을 어쩌랴…
그레이 샤넬백은 딸에게 선물한것인데, 핸드백보다는 아직은 베낭을 좋아하는 우리딸이 한번도 들고나간적이 없는 가방으로써 올가을부턴 내가 메고 다닐참이다.
길에서 혹은 마켙에서 저가방을 메고있는 아줌마를 본다면 그건 바로 나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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