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텍사스입니다
올 여름 정말 더워도 너무 더웠죠. 유월부터 시작한 불더위에 100도 넘는 날이 두 달 넘었으니까요.
저희는 올 해 이사를 하느라 호박모종도 오이 모종도 늦었었더랬어요. 그 와중에 빼꼼 나온 싹들이 불더위를 만났으니 어찌 되었겠어요.

다섯 개 나온 오이 모종은 죄다 녹아버렸고 호박 모종 네 개 중 겨우 두 개를 키웠는데 결국 한 녀석이 비실비실 하더니 가더군요.

겨우 하나 남은 모종을 낮에는 우산을 씌워 해를 가리고 정말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처음엔 얘도 잘 안크더니 어느 순간 가속이 붙으니까 쭉쭉 자라대요. 지금은 4미터 좀 넘게 자랐고 호박도 무려 열 한개를 수확해서 된장국에 나물에 이젠 잘라서 말리기까지 합니다.

호박은 꼭 수정이 되어야 크기때문에 일일이 수정 시켰고 수꽃이 없는 날에는 미리 꺽어 냉장고에 보관한 수꽃으로 인공수정 시켰어요

여기 우리 식구만 사는지라 어디 자랑할 곳도 없고 이 곳에 자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