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천 10하고 8년, 십일월 이십둘하고 수요일 이른 저녁이었사옵니다.
황태가 익어가는 계절이라서 그런가 왠놈의 날씨가 이리도 추운지
동장군 심술보가 뼈속까지 깊숙히 느껴지던 날씨였사옵니다.
올해는 어찌하다 보니 추수감사설 하루 전날 장을 보게 되는 사건이 드뎌
이 소인에게도 일어났지 않았겠습니까아~~~~~
그리하여
부랴 부랴 일을 마치고 마트에 도착한 그 순간
음.... "나와 같은 사람들이 참으로도 많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 찰나
잠깐🖐🏼
그 닭보다 크고 못생긴 칠면조 고기 쟁탈전이 일어날 듯 하여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빈 카트를 🛒 우당탕탕 밀어재끼며 쏜살같이 달려 가 보니
아메리카에서는 그러더이다.
오
마이
갓뜨.... 라고
몇일 전까지만 해도 수북히 쌓여 있던 그 칠면조라는 고기에 고자도 안 보이고
칠면조 다리 3팩, 오리 두 덩이, 터키 가슴살 한덩이만 둥그러니 남아 있는
참으로 어이없고 기가 막히는 노릇이
이 소인에게도 일어났지 않았겠습니까.
칠면조를 통째로 구워 먹어야 한다고 매년 파란눈에 코 높은 서방님께서 말 버릇 처럼 이야기 했건만
없으면 어떻게 하라고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그 순간 이 소인
참으로 별 쓸데없는 것들 한테 원망을 퍼붇는
이상한 난봉꾼으로 변하더이다.
흐
흐
흑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아니지... 내가 너무 늦게 온것 아니겠느냐... 흑
남여가 유별하니 잽싸게 남아 있는 터키 가슴살 하나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 하나 하고 터키 다리라도 냅돠
치마폭속에 챙긴 후에
칠면조가 없으니 내 닭이라도 가져 가야 한다는 생각에
닭을 찾아 삼만리 길에 나섰소.
그런데 이 순간 왜 갑자기 이 가락이 생각이 나는지...
참으로도 엉뚱하기 그지 없소이다만 해야 겠소.. 내 이 가락을....
젊은 새댁들은 아마 모르는 가락일진대...
이 가락을 아는 아낙내들이 얼마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오.
혹시 이 가락을 아는 아낙내들이 있으면 손 한번 들어보시겠소?
아~낙이~~~~ 수 많은 인파를 헤~치고 온~~장터~~를 쏴 다니면~~~
재~~래~~~~장터엔~~~~ 햇빛이 쏟~아지네~~~~
닭을 찾는~~~~ 아낙내의~~~눈동자는 불 타오르고~~~~
칠면조 잃은 아~낙의~가슴엔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힘~차게달려라~ 천하여장 999~
힘~차게달려라~ 천하여장 999~
이 소인 코 흘릴 적에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즐겨보던 만화였소.
기억나시오?
우짯든 왜 갑자기 이런 말투로 글을 이어가는지 소인도 모르겠사옵니다.
그럼, 다시 현대판으로 판을 바꾸어 가겠소.. ㅋ
그렇게 치열하게 남아 있던 고기들과 닭 한마리까지 간신히 장바구니에 담고 나니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허전할 것만은 식탁 생각에
햄도 한덩이 집어들고
(아래 보이시는 햄은 메이플 훈제 햄을 구입해서 상에 내기 30분 전에 메이플 시럽하고 꿀 발라가며 구워냈슴돠.)
터키가 없응께 그럼 소고기라도 한덩이 사서 로스트를 하면 푸짐하지 않을까 하여
로스트용 소고기도 한덩이 구매
그라고 필사적으로 남아 있는 감사절 기본 장들을 한국 아줌의 투철한 정신으로
휘리릭 보고 집에 들어 온
그 날 밤
다행이도 내 품으로 들어온 터키 다리와 가슴살, 치킨 한마리 그대로 브라인 재료에 퐁당 들어가고
(브라인 재료는 특별하지 않게 물, 식초, 설탕, 소금, 통후추, 통마늘, 양파, 로즈메리로 했어요.
터키 넣기 전에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 양 먼저 맞추어 주시고 여기에 부재료들 섞어서
어머님 입에 단짠 새콤 하시면 되세용)
그리고 다음 날 오전 일찍 나가서 일 보고 들어와 바로 스윗 얌부터 조리 쉬작~
저으 땡스기빙 풀 세트 메뉴는 아래 링크 참조 하시고요.
손 많이 가는 음식들 먼저 다 해 놓고 조리 하다 본께 나으 예상을 뒤짚어 버린 야속한 시간 때문시
로스팅으로 만들어 내려던 "소고기의 운명"이 여기서 뒤바뀌게 되는 역사적 순간이 되았슴돠.
오븐에 들어갈 자리도 없어가 찬밥이 되어 버린 나으 소고기
그럼, 이 일을 우짠디야 하다가...
그려 장조림 처럼 만드는디 좀 짜지 않게 담백하게 만들어가 옆에 고명도 함께 내서 뭔가 그럴싸하게 내서
이건 "한국식 미트여" 하면 뭔가 뽐 날 것 같은디 하고 생각하다
만들어 진 "코리안 쟝죠륌"의 탄생일이 되겄어유.
지가 맹글면서 외국인 친구들이 고기 끓여낸 국물에 파스타 넣어 먹어도 맛있겠다고 해서
저도 한술 더 떠서 응 맞아 밥 있으면 밥 말아서 먹어도 되고
퀴노아 해서 섞어서 먹어도 되고 만능 소스가 될꺼야 하고
고기 끓여낸 국물까지 다 퍼줬어라.
이 국물로 난중에 불고기 해서 자작하게 서울식 불고기 할때 넣어서 먹어도 좋을 것 같고에.
어쨋든 두루 두루 버릴 것 없이 다 사용 했던 "쟝죠륌" 레섭 들어가볼께유.
고기는 서너근 정도도 충분히 다 될 것 같구유.
재료:
물 10컵
간장 1컵
설탕 1컵
청주 반컵
참기름 1 테이블 스푼
통마늘 10쪽
양파 큼직만한것 한개
배 있으시면 반쪽 퐁당 (없으시면 패쑤)
통 후추
사이드로 익혀 나갈 들러뤼 야채
나중에 상에 내기 전에 익혀 낼 당근🥕, 감자 🥔, 꿀밤 🌰
🔔감자 팁🔔
감자는 래드 감자나 핑거링 (Fingerling potatoes) 감자가 전분성이 낮아 익혀내도 퍼지지 않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아이다호 감자 밖에 없어 이것으로 익을 정도만 넣고 끓였는데도 조금 풀어져 속이 상했었어요.
어머님들 만드실 때는 손가락 감자나 래드 감자를 잘 씻어 그대로 껍질 까지 마시고 익혀 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참고 하셔요.
자 그럼 만들기 들어가유.
소고기 로스트용으로 하나 구입하셔서 잘 씻은 후에 속이 깊은 팟에 넣어 주시구유.
생수 10컵 쭈욱 시원하게 부워 주셔유.
간장도 1컵 쭈욱 부워 주시구유.
통 후추도 훌훌
설탕도 한컵 폴폴
양파랑 마늘도 퐁당 퐁당
배가 있으시면 배도 반개 퐁당 넣어 주시구유.
참기름도 쪼로록 넣고 쎈불로 끓을 때 까지 기다려 주심유
요로코럼 불순물들이 뜰거에유. 그럼 잘 걸러 주시구유.
약중불로 내려 놓고 그때 부터 두서너시간 정도 푸욱 익혀내시면 되라.
위에 사진은 2시간 반 정도 된 후 불 꺼 놓은 상태여유.
고기가 어느 정도 익었나 보시려면유 살짝 포크로 옆면을 띠어 보면유 아주 부드럽게 떨어질떄가 있어유.
그럼 먹기 좋게 익었다는 건께 그대로 꺼 내시면 되유.
여기 다 되았슈. 우짜유 먹음직스럽쥬?
고기는 쪼옥 쪼옥 손으로 찢기 아주 편할 정도로 부드러운께 먹기 좋게 찢어서 준비 해 주시구유.
찢으시면서 바로 드셔도 맛날꺼만유. 아이들에게 주실 때는 옆에 국물도 조금 끼얹져서 주셔도 좋으시구유.
손님상에 내기 전에 이미 끓여낸 국물 조금 떠서 하셔도 되시고 그냥 귀찮으시면 그대로 여기다
감자랑, 당근, 꿀밤 퐁당 퐁당 해서 감자가 다 익을 때 까지만 익혀 주심 되셔유.
아까 찢어 놓은 고기는 이쁘게 그릇에 잘 담아 주시구유.
익혀낸 감자랑 당근, 밤도 꺼내 주시구유.
자, 이제 손님상에 나가기 전에 반짝 반짝 윤기 나게 해 줄 소스 만들어봐유.
그럼, 어머님들 모두 건강하셔야해유.
아무리 힘들어도 그 시간 영원한거 아닌께 꼭 잡으시구유.
건강이 우선잉께 항상 건강 먼저 챙기시구유. 엄니들 먼저 챙기셔유.
그럼 부탁드리고 가유...
어머님들 모두 건강한 한달 되셔유.
그럼, 지는 이 달 말에 또 찾아 올께유.
그때까지 건강하셔야 해유.
지 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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