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Queen of the Desert라는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요

Gertrude Bell이라는 영국의 귀족 여인이 아랍어와Farsi 언어를 배워

그지역을 오랫동안 여행하고 탐험하면서

20세기 초반에 혼란스러웠던 아랍계에 정치적으로 큰 도움을 주게 되는

실제 역사적인 얘기였어요.

전 그영화를 보면서 참…..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사랑이 그나라의 언어를 배우게 하고

다른 나라의 언어를 유창하게 한다는것이 이렇게 powerful한 것이구나 새삼 느꼈네요.

 

 

저는 돈을 벌기위해 영어를 배웠어요

영문학에 크게 관심이 있다거나

영어권 문화에 무슨 환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돈이되는 과를 가라고 하시기에  

가고 싶었던 국문과를 못가고 영어교육과를 갔었고

대학때 배우는 영어가 늘 지루했지만 꾸역꾸역 졸업을 했고

사고 싶은거 하고 싶은게 많았던 가난한 젊음이었기에

영어강사로 당장 용돈을 벌어 썼어요

영어강사가 생각보다 재밌고 돈벌기 쉽다 싶었더니

여기저기서 개인 입시과외를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와서

저녁먹을 시간도 없이

빨간 스쿠프를 타고 타니며 

운전중에  초밥 와사비에까지 제대로 찍어 먹으며

멀리멀리 평창동 부잣집에 쪽집게 과외를 가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다 오로지 내가 번 돈 가지고 유학와서 

운명이냐 우연이냐 미국사람이랑  결혼하고 애들을 낳고 풀타임으로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우리애들 붙잡고 한국어를 진득히 가르칠 엄두가 안났어요

Non-native speaker로 미국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자니

죽자사자 제 커리어에 매달려야 햇고

일녀에 한권비율로 책도 써야했고…

그래 나 오늘 신세타령좀 해야겠네

네, 먹고살기 바빠서 집에서 애들 한글 못가르쳤어요

토요 한글학교도 2년을 보내봤는데 집에서 엄마아빠가 한국어를 안하고

학교가서 친구들이랑 어울리게 되니 기껏 일주일에 하루배운 한국어가 늘지를 않고

스트레스만 커지더군요

한국사람들은 눈쌀을 찌푸리며

한국말을 왜 안가르키냐고 물었지만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세요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미국서 한국말 잘하는 애들 둔 엄마들 진심 존경합니다

저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얘들은 결국 한국어를 하나도 못합니다.

근데 이게 오늘날 우리가족 앞길을 막을줄이야!

 

 

최근에 인천 송도의 국제대학중 하나에서 제 남편이 좋은 자리를 오퍼 받은거에요

어머 전 들떴었죠

한국가서 일이년 살면서 여행도 하고 못한 효도도 하고

틴에이져 딸래미 한국어와 문화도 제대로 가르치고…

근데 이게 왠일?

한국어 못하는 우리딸이 들어갈수있는 국제학교는 전부 일년에 몇천만원이더라구요

믿어지지가 않더라구요

남편도 우리딸도 너무 가고싶어하는 한국이지만

이 교육비용 때문에 좋은 기회를 포기할수밖에 없어요

아니 우리딸이 한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아니 제가 못가르쳤기 때문에 포기할수밖에 없는거죠.

우리딸한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영어를 한다는게 이렇게 비싼일이었나싶고

두나라 언어를 한다는게 이렇게 값진 것이었구나 새삼느꼈죠.

전 한국에 28년 미국에 22년 이렇게 살았어요

거의 반반이죠

전 두나라의 언어로 두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다 즐기는데

이걸원하는 아이에게 진작에 기회를 못준게 너무 미안하지만

어쩌겠어요.....

저도 사느라 넘 바빳어요

아모르파티 노래 전 넘 좋아해요

“모든걸 다 잘할순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