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동안 말씀드렸던 '단어의 중요성'을 익히는데도움이 될 책 두 권을 소개할까 합니다.
1. 'EAT'는 '먹다'가 아니다/김지수, 문재승 공저
2. 단어의 배신/박산호 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우리의 영어 단어 암기 인생!
그게 지금의 우리 영어의 레벨을 결정짓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마다 영어가 힘든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나라마다 그게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영어 때문에 겪는 고충의 내용도,
그리고 영어가 힘든 이유도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 이유를 한 번 적어 보시는 것도
영어공부에 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자신이 왜 영어가 힘든지 말입니다.
1. 문법
2. 단어
3. 순발력
4. 응용력
5. 어순
등등,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세요.
아마, 적어보라고 하면 또 빨리빨리 생각안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제가 오프라인 강의를 하다보면 그런 경우를 많이 보거든요.
본인이 영어를 잘 못하는데,
어떤 부분이 약한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는 겁니다.
그냥 '다' 못한다고만 수줍게 웃으시곤 하죠.
그런데 한 번은 자리잡고 앉아서 '나의 영어'가 어디가 약한지,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때 공통적으로 '단어'가 언급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 본인이 영단어 정도는 좀 많이 안다고 해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영단어 외우는 덴 일가견이 있었다 하셨다해도 말입니다~.
그 이유가 저 두 권의 책에 잘 담겨 있습니다.
1번 책을 쓴 사람들은 '뜬금없이' 공학도입니다.
저는 오히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관심이 갔지요.
대학에서 공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한 사람들입니다.
영어를 인지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집필한 단어책인 셈이죠.
뭐가 달라도 좀 다를 거라는 촉이 발동하죠? ^^
[영어단어 + 인지과학 = 의미나무
영어단어 암기 학습의 문제, 인지과학을 만나 의미나무로 열리다!]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의미나무'란 뭘까요?
[의미나무의 출발은 ‘뿌리의미root meaning’로 뿌리의미는 곧 어원을 뜻한다. 뿌리의미는 대체로 현재 그 단어가 쓰이는 보편적 의미와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익히 ‘반지’를 뜻하는 영어단어로 알고 있는 ‘ring’은 ‘반지’ 말고도 ‘권투경기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원래 반지의 둥근 형태를 토대로 ‘원형경기장’을 일컫던 단어가 일반적인 경기장을 표현하는 데까지 쓰이면서 의미를 확장한 것이다. 그 결과 원형과 전혀 상관없는 사각의 ‘권투경기장’에도 ‘ring’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다. ‘사각의 링에서 펼치는 한판 승부’라는 말을 듣기에 이른 것이다. 과거에는 ‘권투경기장’이 사각형이 아닌 원형이었는데 사물의 형태가 바뀐 것과 달리 이를 지칭하는 단어가 바뀌지 않은 데서 생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단어가 가지는 여러 의미는 같은 뿌리의미에서 파생하고 분화해 나온 것이다. 뿌리의미는 말 그대로 단어의 ‘기원(origin)’을 알려주는 뿌리 자체로서 파생한 의미들에 영향을 주는 존재다. 이렇게 뿌리의미에서 단어의 의미가 확장해나가면 마치 나무의 가지나 이파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것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뿌리의미에서 확장한 부분을 ‘의미가지(meaning branch)’라고 한다면 단어가 마지막으로 안착한 의미는 ‘잎새의미(leaf meaning)’라고 할 수 있다. 뿌리의미와 의미가지와 잎새의미가 모여서 한 그루의 나무를 이루는 의미나무가 된다.]
이 책에서는 ‘의미나무 사례들’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하나의 뜻 해석에 얽매여 오해했던 대표 단어들의 어원을 찾아보고
뿌리의미에서 어떻게 가지의미와 잎새의미로 뻗어나가는지, 나무그림과 함께 보여줍니다.
이런 식으로요.(맨 아래로 가서 붙네요. 사진이..ㅠ)
인지과학과 영단어의 의미론을 잘 접목시켰고
단어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원리'를 파악하는덴 분명 도움이 되실 겁니다.
앞으로는 단어를 '파생의미', '가지의미'로만 보지 않고,
그 원형적인, 뿌리의미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는 거죠.
영단어를 그런 식으로 공부하신다면
한 단어의 뿌리를 알면 자연히 파생의미가 간파되는 테크닉이 길러질 것 같습니다.
저도 큰 도움 되었고요.
그 이후로 두꺼운 종이 사전을 뒤지며 찾아보는 재미도 생겼답니다~~.
2번책은 베테랑 번역가가 쓴 책인데,
흔히 우리가 '뿌리의미'를 알지 못하고
'가지의미'만 암기로 외웠기 때문에 보았던 낭패의 예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래서 이 두 책이 아주 세트처럼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함께 보신다면 더욱더 영단어를 제대로 아는 길이 탄탄해질 것 같아
추천합니다!
토종댁 컬럼을 사랑해주시고 늘 읽어주시는 여러분들,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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