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aw her standing under the tree.
이런 말을 한다고 가정해 보죠.
I saw .....................
영어에서는 '나는 보았다'가 중요합니다.
'나'가 무엇을 했느냐....
이게 중요한 거죠.
그럼, 우리말은요?
나는 나무 밑에..................
'나'가 무엇을 했는지, '행동' 자체보다
그 행동을 한 '대상'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행동을 한 '대상'은 우리말에서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나와 너의 관계
나와 어떤 대상과의 관계요.
영어는 일단 '나'가 '무엇을 했는지' 지르고 봅니다.
I saw...............................
그러고 난 뒤, '무엇'을 보았는지, 그 '대상'이 나옵니다.
I saw her....................
'그녀'가 나왔죠.
그럼, 우리말은요?
나는 나무 밑에 서 있는..............
우리말로는 주어인 '나'를 포함해서 도대체 누가 누굴 대상으로 뭘 하려는지
이 정도만 해도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에 비해 영어는 많은 게 나왔죠.
I
saw
her
내가
보았다
그녀를
그렇죠?
우리말보다 훨씬 중요한 정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영어는
I saw her......................로 일단 결론을 다 내놓고,
그 다음에 디테일이 붙습니다.
I saw her standing.....................
나는 보았다 그녀를 (그런데 그녀는) 서 있다
우리말은요?
나는 나무 밑에 서 있는 그녀를.................
우리말은 아직도 '나'라는 주어가 '그녀'라는 대상으로 뭘 하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끝까지 가봐야 아는 거죠.
나는 나무 밑에 서 있는 그녀를 보았다.
드디어 나왔네요!
나는- -- -- -- -- -- --보았다.
이렇게 놓고 보니 영어는 말할 때 앞쪽에서 중요 정보를,
그러니까 결론을 다 내려놓는군요!
우리말은 중요 정보, 즉 결론을 뒤에 가서야 드러내는 거고요.
그래서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라는 말도 있는 거겠죠.
영어와 우리말을 놓고 어떤 언어가 더 훌륭한지 대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생각의 흐름'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중요 정보, 결론을 앞쪽에서 드러내기!
이런 생각의 전환이 하루 아침에 될 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생각대로 말을 하고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어순'이란 건 그렇게 쉽게 글자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결코, 그런 게 아닙니다.
그래서 단어를 다 아는데도,
모르는 단어가 없는데도,
영어가 너무 어려운 겁니다.
제가 보기엔 영어가 힘든 이유 중
바로 이 '생각의 흐름'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영어로 말할 때는 생각의 흐름을 영어식으로 바꾸려고 의식적으로 애써 보세요.
주어를 무조건 먼저 말하고,
우리말식으로 목적어부터 떠올리지 말고,
주어가 하는 행동을 먼저요.
I saw
I carry
I hold
I bring
이렇게 주어와 동작들을 자꾸 붙여서 연습하는 거죠.
그 뒤는 신경쓰지 마세요.
우선 이게 입에 익어야 합니다.
우리말식으로 하면
I her
I it
I you
이렇게 생각이 흘러요.
'주어' 다음에 '대상'을 먼저 떠올리는 거죠.
우리가 생각을 이렇게 하니까 말을 이렇게 하는 건지,
말을 이렇게 하니까 생각을 이렇게 하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우리말과 영어의 이런 차이를 "그걸 누가 모르나?"
하시겠지만,
진짜 이건 너무 중요합니다.
영어는
'주어'를 기준으로 하나씩 하나씩 짚어가면 됩니다.
영어가 '화살표'로 생각의 흐름을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말은 '그물형'으로 생각의 흐름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I saw her standing under the tree.
나는 - ->보았다 - ->그녀를- --> (그런데 그녀는) 서 있다- --> 나무 밑에
나는 나무 밑에 서 있는 그녀를 보았다.
아주 기본적인 것 같지만
새삼스럽더라도 이 화살표와 그물형의 차이를 한 번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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