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컬럼에서 영어단어의 'wait'와 '기다리다'가 '똑같다'고 생각을 묶어버리면

영어가 힘들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영어는 우리말 아닙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얼마나 멉니까?

지금이야 비행기가 있지만, 불과 100년 전만해도 미국인은 우리나라에서는

외계인이었습니다.

 

생긴 것도 다르고, 거리도 너무 멀고..........

 

우리말과 영어는 완전히 딴 세상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영어에 '기다리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있기는 하겠지요.

네. 있습니다. 그게 'wait'입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다리다'와 미국인이 생각하는 '기다리다'가 과연

풀빵 찍어내듯 똑같을까요?

 

결코 아닐 겁니다.

 

가장 쉬운 예로, 영어에서는 물건도 사람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물건이 사람을 기다린다고는 안하지요?

 

그 설명은 지난 시간에서 드렸으니, 생략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나 다른 영어단어는 도대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막막합니다.

 

사전을 볼까요?

 

그럼, 영영사전을 볼까요, 영한사전을 볼까요, 한영사전을 볼까요, 동의어사전을 볼까요?

 

영영사전을 봐야 도움이 된다해서 영영사전 사들였지만,

한 페이지도 제대로 못봅니다.

글자도 빽빽하고 졸립고 무슨 소린지 삘이 안옵니다.

 

영한사전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보면서 공부하면 졸음만 밀려듭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어떤 나라든 그 나라 말을 하려면 '단어' 빼고 무슨 공부를 합니까?

 

솔직히 말해서, 문법 하나도 모른다고 칩시다.

 

그런데 단어는 미국 사람 정도 안다고 칩시다.

 

그러면???

 

영어 됩니다!!!!!!!!

 

단어수를 많이 아는 게 아니라 영단어를 미국인이 사용하는 '바로 그뜻'으로 정확히 알고 있고

그 수가 생활영어 기본 수준...그러니까 미국아이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라고 칩시다.

 

문법은 하나도 모릅니다.

 

그래서 단어만 줄줄줄 나열합니다.

 

그러면?

 

영어됩니다!!!

 

미국인이 큰 무리없이 다 알아들을 겁니다.

 

그런데 우린 문법 잘합니다. 문법 공부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요. 안 그렇습니까?

 

영어단어요?

 

그것도 많이 알죠.

 

몇 만개 안될까요?

 

그런데 영어가 됩니까?

 

안 됩니다!!!!!!!

 

왜 그럴까요?

 

문법을 몰라서?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단어를 몰라서? 그 정도면 역시 충분합니다~~~~~

 

그런데 문법과 단어를 '제대로' 모릅니다.

 

그래서 안되는 겁니다.

 

영어단어는 책 한권으로 어떻게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절대로 안됩니다.

 

하지만 영단어 공부에 꽤 효과적인 책 한권 소개하려 합니다.

 

영단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지, 그 '기본'을 보여줄 겁니다.

 

기본입니다!

 

'본론'은 여러분이 채워가셔야 합니다.

 

제목은 '영어단어의 원리'.

출판사는 길벗 이지톡.

저자는 이정훈씨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문 몇 장을 보지요.

 

raise라는 단어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한 것도 이해가 쉽고, 내용 정리도 잘 되어 있습니다.

 

먼저, 그림 보기 전에, 여러분이 그동안 알고 있던 'raise'를 생각해보십시요.

 

그거 먼저 하시고 그림 보십시요.

그림 먼저 보시면 말짱 꽝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raise'는..........어떤 그림이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네. 그림으로 떠올려보세요. 뜻, 글자 말고요.

 

누군가 '팔 번쩍 든 그림' 아닌가요?

 

혹시 다른 그림 있으세요?

 

아마 '팔 번쩍'이 제일 먼저일 겁니다.

 

그 그림 그대로 머리에 새겨두세요.

왜요?

그게 'raise'의 '기본 이미지'니까요.

 

다른 뜻들은 그 그림에서 파생됩니다.

어떤 뜻들이 파생되는지 보시죠.

 

 

보셨습니까?

 

'팔번쩍' 든 이미지에서..................

 

감정을 들어올리고,

사람을 들어올리고,

동물을 들어올리고,

식물을 들어올리고,

돈을 들어올리고,

문제를 들어올립니다.

 

모두 'raise'라는 동사를 씁니다.

 

자, 어떻습니까?

 

우리말의 '들어올리다'와 그 쓰임이 사뭇 다르지요?

 

우린 들어올리다........라고 하면

'팔'만 들어올릴 수 있습니다.

 

감정을 들어올린다?

돈을 들어올린다?

문제를 들어올린다?

식물을 들어올린다?

 

무슨 말인지????????

 

그런데도 우리는 '팔번쩍'에 'raise'를 꽉꽉 묶어놓고, 우리말에 끼어 맞추려고만 하는 겁니다.

 

그러니 '자녀를 기르고, 모금을 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식물을 기르는데'

'raise'라는 단어가 떠오를 수가 없지요.

 

그래서 '자녀=children', '돈=money', '문제=problem', '식물=plant'라는 단어는 너무나 잘 알지만,

그 짝꿍 동사인 'raise'를 몰라서...아니,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 못하고 버벅이는 겁니다.

 

다른 단어 하나 더 볼까요?

 

deliever

 

너무나 잘 알죠? 배달하다.......입니다.

 

그런데 진짜 그럴까요?

 

 

 

물건을 배달하고,

말을 배달하고,

충격을 배달하고,

아이를 배달하네요?

 

'배달하는' 대상이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군요?

 

그렇죠?

 

아주 간단한 예를 들었지만,

그동안 영어공부를 얼마나 '우리말적'으로 했는지 느낌이 오신다면

무릎 탁!! 한 번 해보십시요.

 

여러분의 영어가 한 뼘은 자랐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