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must
have to

가 무작정 같은 뜻이 아니라는 걸 아셨을 겁니다.

아직 잘 모르시겠다면 이전 컬럼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시간에는 '해야만 한다'에 must, have to와
더불어 또 빠지지 않는 게 있죠.

should

입니다.

shall의 과거형입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조동사 'shall'의 과거형일 뿐,
딱히 '과거시제'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것도 앞서 다 말씀드렸어요.

조동사들의 과거형들이 과거시제로만 쓰이지 않고
'추정'의 의미가 추가된다는 걸 잊지 마세요.

현재형에서도 버젓이 과거시제로 나타나갖고는 '추정'의 의미로,
현재 의미로 쓰인다니깐요.

그래서 우리 머리에 쥐나게 하죠.

그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토씨가 발달해서
각각 각각 각각에 맞는 디테일한 의미를 자유자재로 살릴 수 있어요.

시제는 '었/았', '겠' 등의 시제 선어말 어미로 어간에 붙여서 마구 바꿔주기만 하면 돼죠.

하지만 영어에는 그런 게 없어요.

기껏 변화한다는 게 '시제'를 표현하기 위해 'ed' 붙이는 거 정도.

미래는 조동사 'will'.

이렇게 어간에 붙어 변용을 하는 '토씨'들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단어'인
'동사'들을 주로 이용하죠.

그러다보니 우리 말처럼 활용이 다양하지 않고
한 녀석이 여러가지 기능을 복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말은 자기 역할이 제각각 확실히 정해져 있으므로,
이렇게 하나가 여러 역할을 하면 머리가 핑핑 돌아갑니다.

딱 떨어지는 맛이 없잖아요!

이해합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혹자는 영어가 우리말보다 우수하다고 하고
우리말이 영어보다 우수하다고 하는데요.

어느 나라 말을 어느 나라 말보다 더 낫다고 하는 건 실례일 것 같고요.

다만 우리말이 영어보다 체계가 더 디테일한 건 맞습니다.

영어가 더 단순해요.

그래서 단순한 것에 복잡한 걸 끼워맞추려 하니 어려운 겁니다.
복잡한 데다 단순한 걸 끼워맞추는 게 더 쉬울 것 같죠?

안 그렇습니다.

단순한 것을 기본으로 복잡한 걸 공부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미 복잡한 것을 단순한 것에 맞추려면 어려운 이유는............

복잡하다는 건 이미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저마다 맡은 역할이 있어 그것만 알면 되는데,
단순한 건 단순한 만큼 모자라는 부분은 1인 다역으로 해결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헛갈리게 하기 딱 좋다 이겁니다.

저, 토종댁은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가 그거라고 봅니다.

shall
should

이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should는 shall(의무 조동사)의 과거형이니
그 뜻이 '해야 했다'면 됩니다.

우리말 식이라면 그렇죠.

하지만 'should'는 현재형에서도 쓰여요.

You should eat it.

(넌 그걸 먹어야 한다)

그렇죠?

이건 과거 문장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말 잘하는 우리들은 짜증날 수 밖에요.

분명 과거형인 'should'가 왜 현재형으로 쓰이냐고요!!

하지만 이젠 이유 아셨지요?
'shall'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무언가가 딱히 없으니
과거형인 ' should'를 써서 어떻게든 채워보려는 의지같습니다.

아무튼 shall/should/must/have to

는 일차적으로는 '~를 해야만 한다'라는 의무/강제/명령 등등이 기본 톤입니다.

You should eat it.
You must eat it.

두 문장의 뜻은 같지만 뉘앙스의 차이가 있습니다.

"엄마, 이 시금치 먹어야 돼요?"

아이가 물을 때, 엄마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가 하는 겁니다.

1. 정말로 싫으면 안 먹어도 되겠지만 건강을 위해 야채를 먹는 게 옳은 거야.

(일반적으로 옳은 것이니 해야 한다-혹시 안하더라도 직접적으로 대단히 큰일 나는 건 아닙니다)

  (안 그러면 큰일나니 해야 한다)

should/must

의 차이만 설명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입에 붙어 몸에 배어야 하는 디테일한 뉘앙스는 정말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지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