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약혼반지는 반지를 받은 사람의 잘못으로 파혼이 되거나 쌍방의 합의로 파혼이 이뤄지지 않는한 받은 사람의 재산이라고 글을 올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혼기간 중 부부가 서로에게 준 선물, 혹은 자신이 자신에게 준 선물은 이혼시 어떻게 구분이 될까요?

캘리포니아 가정법 760 조에서 혼인 기간중에 취득한 모든 재산은 공동재산이라고 (가정법 770조 a항에 나와있는 증여, 유산상속 등 법적으로 예외가 되는 재산은 제외) 규정이 되어 있는데요. 부부의 공동재산인 은행에 있는 돈을 써서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 상대방의 선물을 산다면, 이 선물의 성격은 여전히 공동재산이 됩니다.

가정법 760조의 공동재산 추정을 반박하는 예외의 대표적인 경우는 transmutation을 통해 재산의 성격이 공동에서 개인으로 바뀌거나 개인에서 상대방의 개인으로 바뀌거나 개인에서 공동으로 바뀌는 등 혼인기간 중에 재산의 성격이 바뀌는 경우입니다. (Transmutation 관련해 2009년 7월에 올려드린 글 있으니 찾아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일전에도 올려 드렸듯 1984년까지는 “결혼 전 내가 가지고 있던 이 집은 이제 우리 공동의 집이다.”라고 구두로만 약속을 했어도 재산의 성격이 변화되었다고 인정이 되었었는데요 (1980년 캘리포니아 대법원 사건인 In re Marriage of Lucas) 이 사건의 판결에 동의할 수 없었던 많은 돈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들을 로비해서 1984년에 가정법 852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1985년 1월 1일부터 시행)

이 법조항에 따라 부부사이에 선물을 주고 받고 하더라도 이런 거래?가 혼인기간 도중에 이루어졌다면 852조 a항에 따라 “A transmutation of real or personal property is not valid unless made in writing by an express declaration that is made, joined in, consented to, or accepted by the spouse whose interest in the property is adversely affected” 에 따라 이건 우리의 공동재산이 아니고 당신 개인의 재산이라고 콕 찝어서 재산의 성격을 바꾸는 서면상의 선언이 없다면 생색은 생색대로 냈으나 이 선물은 이혼시 어차피 가치를 따져서 나누게 되는 공동재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결혼기념일에 차를 사주며 타이틀에 이름을 한 사람만 올린 것은 가정법 852조 a 항의 express declaration 필수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고요. 집 구입시 grant deed에 한 사람 이름만 올리는 것은 필수요건을 충족한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물론 부당한 영향력을 통해 자기 이름만 올린 경우에 대한 판례가 아니고요, 선물로 집을 주겠다고 하고 집 문서에 그 배우자 이름만 올린 경우에 관한 판례입니다.)

혼인기간 중 재산의 성격을 바꾸기 위해 꼭 필요한 서면상의 선언 필수요건에 예외가 되는 경우는 가정법 852조 c 항에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This section does not apply to a gift between the spouses of clothing, wearing apparel, jewelry, or other tangible articles of a personal nature that is used solely or principally by the spouse to whom the gift is made and that is not substantial in value taking into account the circumstances of the marriage.”

우선 선물 자체가 옷, 장신구 등 개인적인 성격의 물건이어야 하고, 선물을 받은 사람이 거의 전적으로 사용을 하는 물건이어야 하고, 이 결혼의 경제사정을 전반적으로 감안해 가치가 그닥 크지 않은 물건이어야 합니다. 위에 말씀드렸듯 차는 아무리 한 사람이 운전을 하고 타이틀에 그 사람만 올려져 있어도 예외에 들어가지 않으며 서면상의 재산 성격 변경에 대한 선언이 필요한 물건이라는 판례가 있었고요.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받은 샤넬 가방이나 업그레이드 다이아 반지 등이 예외조항에 해당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게 되겠습니다.

만약 전재산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재산의 시장 가치에서 빚을 뺀 가치) 20만불인 부부가 이혼을 한다면 10주년 기념으로 아내에게 선물한 5만불짜리 다이아 반지가 예외조항에 해당될 수 없겠지만 전재산이 500만불인 부부일 경우 5만불짜리 다이아 반지는 그들의 경제사정을 전반적으로 감안할 때 그 가치가 대단찮을 수 있겠죠. 이럴 경우 반지는 아내의 개인재산으로, 이혼시 분할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뭔가 대단히 잘못을 하고 선물로 만회하려 하는 경우에 처한 분이 계시다면, 가정법 조항 852조 a항에 의거해 서면상으로 이 선물의 성격을 내 개인재산으로 확실히 변경해 놓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미안해. 용서해줘. 당신을 위해 샀어” 정도는 안 되고요. 인근 변호사 만나서 자세한 상담 받으시고 절차나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될 writing을 만들어 놓으시길.

벌써 여름 이네요.
캘리포니아는 덥다 춥다가 반복되며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무더위에 열병, 탈수, 여름감기, 모기 등등 다 조심하시길 빌며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