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날밤 세월호 침몰 속보를 기사로 접하고 잠이 들었는데

어제 아침 일어나 뉴스보면서 정말 참담한 심정입니다.

오열하는 실종가족들, 특히 단원 고등학교 부모님들을

보면서 눈물을 참기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허망하게 아이를 먼저 보내야하는

부모의 마음을 예전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기에 그저 안타깝기만 했는데...

이젠 정말 참을 수 없이 화가나고 원통합니다.

6년전쯤 멕시코 크루즈를 다녀온 기억을 떠올립니다.

2천여명이 승선할 수 있는 여객선인데 탑승하자마자

전원이 몇차례에 걸쳐 대피하는 훈련을 받습니다.

비상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갑판으로 올라가 

작은 구명정들을 나누어타고 탈출하는 훈련을

굉장히 상세하게 안내하고 연습합니다.

또 꽤나 진지합니다.  

사람의 생명이란... 안전이란... 바로 그런것입니다.

만에 하나를 생각하고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직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나 대처 및 구조에 대한

상세한 내용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쩐지 억울하고 원통한 진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올 것만 같아 벌써 화가납니다.  

사람이 하는 일, 이 세상 일이라는 것이

뜻한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사고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고 발생시  

대처에 미흡한점과 실수가 계속되는점은

참으로 답답할 뿐입니다.  

특히 사람의 생사를 놓고 이렇게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것이 저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도

선실이 더 안전하다며 갑판으로 나오지말라고

잘못 안내한탓에 선실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정말 아무런 시도도 못해보고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나마 급한 마음에 안내를 따르지않고  

갑판으로 나오고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은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안내를 착실하게 따르며 선실에서 그 공포를

감당해야했을 어린 학생들을 떠올리니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어째서 선장은 배를 지키지 못하고 가장

먼저 구조대열에 합류했는지...

비상시에 당연히 사용되어야했을 구명정은

어째서 단 한대밖에 쓰이지 못했는지...

첫 침몰 신고가 어째서 선장이나 선원이

아닌 승객의 가족이었는지... 사고를 가장

빨리 파악했을 직원들은 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새로운 소식이 들려올때마다 온통 믿어지지

않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일들

뿐입니다.  

제발...

정말 단 한명이라도 더 살아있어주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이게 끝이 아니길...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