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아버지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늘 마음이 편치 않은데, 한국에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는 분들은 먼 미국 땅에서 그 마음이 오죽하실까요. 

부모님 초청에 관한 상담을 하면서 점점 더 고령화가 되는 현 사회에서 부모님의 건강과 노후를 염려하시는 자녀분들의 마음과 노후를 자식들과 함께 하고자 하시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누구나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을텐데요. 

오늘은 제가 5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제 마음에 감사함과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계실 두 분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 나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서 그동안 서**님 (이하 '어머님'으로 칭하겠습니다)의 아드님이셨던 김사장님과 주고받았던 이메일의 내용과 서류 파일들을 뒤져보니 어머님께서 미국 영주권을 받으신 것이 벌써 4년하고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머님께서는 1930년에 출생하셨으니 올해로 만 91세, 곧 다음 달인 12월에 생신이셔서 만 92세가 되시는 마음도 외모도 매우 아름다우신 분으로 제가 감히 소개를 드리고 싶습니다. 

남편인 권변호사와 그동안 다니던 로펌을 떠나 독립하여 처음으로 LA에 얻었던 사무실이자 7년째 사용하고 있는 저희 사무실의 같은 층에 근무하셨던 회계사님께서 김사장님을 소개해 주셨었는데, 영주권 신청을 위한 상담과 서류 준비를 시작한 것이 2017년이니 벌써 5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여든이 넘으신 연세로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오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셨을텐데, ESTA로 미국에 입국하신지 얼마 되지 않아 김 사장님과 어머님께서 저희 사무실에 방문해 주셨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머님께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을 때의 따뜻했던 온기도 아직 기억이 나고,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니 원두커피보다는 믹스커피를 더 좋아하지 않으실까 해서 종이컵에 타서 가져다 드렸던 기억도 납니다. 

시민권자 자녀를 통한 부모 영주권 신청은 신청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미국 입국부터 인터뷰까지 제출하는 서류에 모든 질문에 대답 하나에도 신중 또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 때 준비했던 서류 하나하나, 인터뷰 예상 질문과 답변 하나하나, 그리고 인터뷰 마치신 후 사장님의 목소리까지도 모두 생생합니다. 

보통 시민권자 자녀를 통해 영주권을 신청하시는 분들은 많은 경우 인터뷰가 면제가 되지만, 이민국에 오래전 기록되어 있던 어떤 사소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여든이 넘는 연세로 이민국 인터뷰에 참석하셔야 하셨는데, 많은 질문들과 중압적인 인터뷰 과정 때문에 힘들지는 않으실지 걱정했던 기억도 다시 소환해 봅니다. 

여든이 넘는 연세로 인터뷰에 참석하시고, 또 아무 문제 없이 영주권을 받으시고 너무나 기뻐하셨던 우리 어머님. 

저는 그 분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지금까지 마음 뭉클하기도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시자마자 영주권 승인을 받으시고 보내주셨던 따뜻한 이메일의 기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