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초등 3학년 남자 아이의 영어가 영~ 눈에 띄게 늘지 않아 고민해오신 부모님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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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남자 아이들은 초등 저학년까지 언어 발달이 또래 여자 아이들 보다 늦다고 해요. 늦다기 보다는 두뇌가 발달 되는 순서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데요. 그 때문인지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보면 여자 아이들은 말도 또랑 또랑 잘 하고 적극적인 데 비해, 남자 아이들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눈에 띄는 결과가 적은 편이예요. 학원에서 아이들을 모아 가르치다 보면 그런 모습을 많이 보게 되죠. 하지만 지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또는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것도 쌓이지 않는 건 아니예요. 단지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뿐이죠. 특히, 고학년으로 올라갈 수록 과학이나 사회 분야 등 사실에 기반으로 한 영어 책, 지문 등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런 부분에는 남자 아이들이 강세를 보이기도 해요.

또 한 가지 생각 해 볼 수 있는 것은 아이의 성향이예요. 다른 언어를 받아들일 때는 '언어 자아' 즉 Language Ego 가 관여하게 되는 데 남자 아이들이 종종 강한 성향을 보이죠. 지방에서 올라와 20년간 서울 생활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여자들은 거의 서울 말씨를 따라 가는 데 비해 남자들은 대부분 강한 사투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구요. 미국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관찰해보면 유학이나 이민을 온 학생들 중 여자 아이들은 소리가 들리는 대로 따라하는 반면, 남자 아이들은 글자에 얽매이거나 본래 우리말 억양에서 쉽게 자유로워지지 못하더라구요. 이런 성향이 강한 아이들은 영어를 배울 때 마치 고집을 피우는 것처럼 주는 대로 받아들이질 못해요. 자연히 발달이 더뎌지구요.

또 한가지 가능성은 언어 적성이예요. 아이가 우리말을 배웠던 과정을 한번 돌이켜 보세요. 또래에 비해서 말을 천천히 시작했거나, 더디게 늘었다면 이런 현상은 영어를 배울 때도 거의 비슷하게 일어나거든요.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어요. 아이들이 주로 잘못된 학습 방법으로 영어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경우는요,

1. 파닉스 단계가 너무 늘어졌을 때 - 실제 책을 읽지 않고 파닉스만 오래하면 100% 아이들은 흥미를 잃어요.

2. 사이트워드 단계없이 바로 책읽기로 들어갔을 때 -파닉스만으로 읽을 수 있는 영어단어는 많지 않아요. 빈출단어인 사이트워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고 바로 책읽기로 넘어갔을 경우 아이들은 많이 좌절하죠.

3. 아이의 학습 스타일에 맞지 않는 학습 방법을 강요 받았을 때- 분석적 스타일의 아이가 동화책 읽기나 비디오 시청 위주의 수업을 받았거나, 통합적으로 정보 인식을 하는 아이가 문법, 파닉스 위주의 수업을 받았을 때 불필요한 좌절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학습 단계에 따라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3학년이라고 하니 이 정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3학년이면 지금 시작하기에도 늦지 않은 때예요. 영어에 대한 안좋은 인상은 오히려 호기심을 안고 처음 시작하는 것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미 영어에 노출을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답니다. 아이를 잘 관찰하시고 말씀드린 원인들 중 해당되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봐 주세요. 남자아이들은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것을 발견했을 때 깊게 몰두하기 때문에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 자동차나 동물, 로봇, 우주 등등 과학을 소재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의 인내심이구요. ^^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