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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하의 초등영어

[답변] 귀국 후 스피킹 실력 유지하기 Kyungha Kim (lsummer) 2010-5-30  09:28:26

귀국 후에 아이들 영어에 대한 불안감은 대부분 다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특히 스피킹 부분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을 보실 때 많이들 불안해 하시죠.귀국 자녀들 뿐 아니라 영어유치원을 나온 아이들도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들면 스피킹 부분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유아기에 영어에 주력하느라 우리말이 부족해 할 것도 많고 마음은 바쁜데 아이 영어마져 뒷걸음치는 걸 보면 엄마 입장에서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가죠.

 

우선,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말하기 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세요. 말이란 기본적으로 쓰는 만큼 늘게 되어있는데, 우리나라에서의 환경은 읽기, 쓰기는 몰라도 듣고, 말하는 기회는 아무래도 적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두가지 언어는 어떠한 경우에도 똑같이 늘 수는 없어요. 어느 한쪽이 주력이 되면 다른 한쪽은 그만큼 노출이 적어질 수 밖에 없거든요. 이러한 현상은 오히려 언어적성이 뛰어난 아이들에게서 더 두드러져요. 새로운 환경에서 빨리 언어를 배우신 대신 그만큼 다른 한쪽을 잊는 것도 빠르죠.

 

아이들이 귀국 후 보여주는 모습에는 몇가지 공통된 부분들이 있어요.

우선, 처음 일년정도 발음에 혼동을 많이 겪습니다. 제가 예전에 칼럼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서울식 인토네이션이라고 해야할까... 우리나라에서 영어 잘하는 아이들의 독특한 억양을 아이들이 겪고 넘어갑니다. 영어를 우리말 억양에 넣는다고 할까 말로는 설명하기 힘드네요. ^^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제대로 된 억양으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영향은 남아있게 되죠.

또 한가지, 한국서 토종으로 영어를 배워 잘하는 아이들 앞에서 입을 다무는 경우 입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영어를 배운 목적이 그간 달랐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예요. 다시 말해, 한국식 영어영재는 영어를 과시하기 위해 배웠고, 미국서 배워온 아이들은 영어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배웠죠. 때문에 실제 의사소통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고서 수업시간에 과시를 위한 영어를 할 때 귀국 학생들은 심리적으로 심한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이유에서 아예 말을 안하려 들구요. 예를들어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귀국자녀 가정과 토종 영어 영재 가정이 외식을 나갔다가 옆테이블에 외국인들이 앉은 것을 발견합니다. 토종 영어영재 엄마가 "얘, 가서 뭐라고 말해봐" 그러면 아이는 외국인에게 다가가 유창하게 말을 겁니다. 영화배우 누구를 닮았다느니, 어디서 왔냐 등등 말을 합니다. 엄마는 기세 등등해지고, 한마디도 않고 밥만 먹는 귀국자녀의 엄마는 마음이 몹시 상합니다. 본토 영어를 보여줄 기회인데 아이가 입 다물고 있으니 말이죠. 실제로 제게 상담을 해오신 분의 이야기 입니다. 왜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보였을까요? 물론 개개인의 성격 때문일 수 도 있지만 대체로 사정은 이렇습니다. 영어를 미국서 배운 아이들에게 영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일 뿐 과시의 수단이 아닙니다. 남이 밥을 먹고 있는데 아무 이유없이 가서 말을 시키는 건 이상한 일일 뿐더러 예의에도 벗어난 일이니 이 아이들은 당연히 말을 걸지 않는 것이죠. 가령, 외국인이 한국 웨이터와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을 때 내가 도와줄까? 하고 물어본다거나 그쪽으로 물건이 떨어져 좀 집어줄래? 하고 묻는다면 그 아이는 영어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니까요. 수업시간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공부 내용을 배우는 데 필요한 질문과 답이 아니라 '영어'를 위한 영어를 하게될 때 아이들은 거부감을 가집니다. 말하고 싶지 않아지는 거죠.
 
이렇게 아이들이 겪고 있는 일들이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셔서 마음 편히 하셨으면 좋겠구요, 한국에서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실 수 있도록 몇가지 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말하는 부분은 아이들이 중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은 어쩔 수 없이 점점 잊게 됩니다. 형제 자매가 있다면 집에서 영어를 쓰시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고, 원어민과 대화할 기회를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이러한 방법에도 불구하고 말하기에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단순히 영어를 잊는 것뿐 아니라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새로이 주어지는 상황에 맞는 새로운 노출을 경험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축구를 배운덕에 축구에 필요한 어휘나 표현은 다 알지만, 한국서 와서 배운 바이올린에 관해서는 영어표현을 접해보지 못했으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죠. 때문에 학년이 올라갈 수록, 아이의 호기심의 영역이 넓어질 수록 그에 해당하는 영어 책이나 오디오를 통해 새 어휘를 늘려가도록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말하기 능력은 정체하거나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들의 영어는 읽기와 쓰기를 통해서 계속 자라고 있습니다. 충분히 읽고, 꾸준히 쓰는 훈련을 하면 나중에 말하기가 정말 필요해지는 시기에 약간의 노력만으로 유창해 질 수 있습니다.

 

3. 원어민과 과외를 하든, 전화영어를 하든, 말하기의 내용이 일상적인 생활영어가 아닌 내용을 다루는 것이 되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 뭐했니? 무슨 음식을 좋아하니? 하는 식의 영어가 아니라 책을 읽고 줄거리를 말하거나 시사적인 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4. 따로 낭독훈련을 하셔도 좋습니다. 고학년이라도 가끔씩은 오디오를 듣고 책을 소리내어 읽거나, 유명한 연설이나 인터뷰 내용을 받아적은 다음 그대로 따라 말해보는 훈련도 좋습니다. 이때 자신이 말하는 부분을 녹음해서 비교해 들어보도록 하면 아이들이 흥미도 느끼고 좋은 학습법도 됩니다. 어휘 자체 뿐 아니라 억양과 강세, 말의 빠르기, 몸짓까지 그대로 따라하는 것도 실제 훈련 방법 중의 하나 입니다.

 

저도 아이가 미국서 친구와 놀때처럼 영어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 나름 어린 나이에 맘 고생하며 배운 영언데 아쉽더라구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오히려 한국에 와서 읽기라든가 쓰기는 훨씬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특별히 열심히 해서라기 보다는 학년이 올라가고 생각이 자라면서 사고력이나 인지력도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자연히 그리 된 듯 합니다. 물론 미국서 많이 들었던 것의 영향도 분명히 있구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살아있는 영어를 보았던 기억이 아이의 뇌리 어딘가에 남아 꼭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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