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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하의 초등영어

[자료] 나는 어떤 엄마인가? (알파맘,베타맘,사커맘,슬래커맘... 엄마들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Kyungha Kim (lsummer) 2010-5-31  05:43:27

알파맘, 베타맘, 사커맘, 슬래커맘... 엄마들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얼마전 국내의 한 방송에서 알파맘과 베타맘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방송 이후 이야기는 엄마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많은 엄마들이 나는 과연 알파맘인가? 베타맘인가? 어느 쪽이 이상적인 엄마의 모습인가? 하는 왜곡되고 불필요한 논쟁 속에 말려들었다. 아이를 학원에 많이 보내는 엄마는 알파맘이고, 집에서 가르치는 엄마는 베타맘 이라든가, 베타맘이 이상적인 데 현실적으로 알파맘이 될 수 밖에 없다든가 하는 것이 대표적인 왜곡 사례다.

 

방송에 그려진 알파맘은 아이의 물건 하나 하나도 까다롭게 고르고, 인터넷을 통해 그 정보를 얻거나 나누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조기 유아 교육 시설에 아이를 보내는 적극적인 엄마이고, 베타맘은 그저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며 아이의 장래를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밀고나가지 않겠다는 요지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이 논란에 휘말릴 필요가 없는 몇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자.

 

우선 그리스식 알파벳에 mom을 붙인 이 신조어들은 미국의 방송과 광고 시장에서 흘러나온 말들이다. ‘알파맘 TV'라는 방송국이 일과 육아에서 모두 성공한 이상적인 엄마의 이미지를 ’알파맘‘으로 규정을 하면서 이를 육아용품의 판매와 연결시켰다. 미국의 자동차 브랜드 링컨 역시 자사의 신차 광고를 하면서 이 이미지를 사용했다. 섹시한 여성이 자동차에서 서핑보드를 들고 내린다. 뭇 남성들은 비키니 탑에 핫팬츠를 입은 이 여성에 눈이 꽂히지만 잠시후 자동차에서는 그녀의 딸 세명이 따라 내린다. 다분히 엄마들에게 완벽한 여성이란 이미지를 심어주고 여기에 엄마들을 동화시켜 세일즈에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농후하다. 알파맘 TV에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혹은 아이 셋을 데리고 서핑을 가는 살짝 정신이 온전치 못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좋은 엄마가 아닌 것도 아닌데 말이다. 게다가 이러한 알파맘 찬양은 정치쪽 까지 이어져 1999년 빌 클린턴이 선거에서 ’사커맘‘들에 어필해 재미를 보았던 것처럼 엄마들의 정치 참여, 구체적으로는 선거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트랜드를 선도해가는 알파맘이라면 꼭 선거를 해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말해, 이러한 다소 순수하지 못한(?) 의도로 엄마들에게 환상을 주려는 움직임에 동요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이 알파맘의 이미지가 너무나 왜곡된 의미로 퍼지고 있다. 미국의 ABC방송에서 정의내린 알파맘이란 대학교육 이상을 받은 여성들 중, 직장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육아에 사용하고, 일을 하는 것과 동일한 정도의 노력을 육아에 쏟아붓는 그룹의 엄마들을 말한다. 물론 이들이 시장에서 엄청난 소비자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내용도 빠지지 않는다. 말하자면 아이비리그 출신으로 월스트리트를 주름잡던 알파걸이 결혼을 해 아이를 낳고 이 아이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인식하면서 온갖 노력을 쏟아붓는 다면 그녀는 분명이 알파맘 그룹에 든다. 이들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물론 있다. 아이들 식단에서 GMA 농산물을 배제시키자든가, 납성분이 든 장난감을 리콜시킨다든가 하는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의미하는 알파맘들은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층들이 많다. 블로그를 통해 서로 의사소통하면서 의견을 전파시켜 나가는 가장 적극적인 소비자 계층이니 업체들에서도 이들의 의견을 무시 못한다. 우리나라에도 분명히 이런 그룹의 엄마들이 있다. 먼저 나서서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육아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인식하고 마치 직장생활을 하듯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이다. 하지만 이런 엄마들의 모습과 학원을 몇 개 다니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아이를 집에서 가르치면 베타맘, 학원에 보내면 알파맘 하는 식의 논리는 완전히 왜곡된 것이다. 집에서 아이와 책 한줄 읽지 않으면서 좋은 학원 알아보는 것으로 학습 매니저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알파맘이 아니다.

 

어차피 ‘선택’의 문제이다. 원조 엄마들의 전쟁이 직장맘과 주부들간의 이데올로기 싸움이었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알파맘-베타맘 논쟁은 개개인의 육아 스타일, 즉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일종의 우월성을 평가받고자 하는 데 있다. 용어 자체가 그렇다. 알파는 에이, 다시말해 알파벳 중 제일처럼 오는 글자로 다른 글자들이 알파 뒤를 따른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그 의미를 차용해 광고, 방송 쪽에서 알파맘이란 명칭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다면 베타맘은 그 뒤를 따라오는 의미이니 애초에 이 논쟁은 태생 자체가 알파맘이 우월하다는 논리를 저변에 깔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먼저 간다고 늘 좋은 것인가? 베타맘, 또는 슬래커맘을 지향하는 무리들은 다른 주장을 한다. 미국의 CBS 뉴스 앵커였던 르네 사일러는 알파맘들을 향해 “Our children are people-not projects (우리 아이들은 사람이지 프로젝트가 아니다.) 하며 ”Motherhood is not a contest (육아는 시합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베타맘 혹은 슬래커맘을 지향하는 무리들은 가끔은 학교에 준비물 보내는 것도 잊고, 아이들의 축구팀에 간식보내는 차례도 좀 까먹어 가면서 힘을 빼고 살자고 한다. 하지만 먼저 간다고 비난 받을 필요가 있는 것인가? 알파맘이냐 베타맘이냐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광고가 만들어낸 완벽한 엄마의 이미지를 쫓아 숨차게 뛸 필요도 없고, 내 모습이 그와 같지 않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내가 알파맘의 이미지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하고 틀렸다고 말할 필요 또한 없다.

 

이 논쟁 속에서 어느 형태가 우월한가의 문제가 무의미 한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엄마들의 육아 스타일은 자신의 성격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한다. 치열하게 직장생활을 하며 성공을 경험했던 엄마들이 육아에도 동일한 노력을 하고, 또 같은 성공을 기대하는 것이다. 때문에 자신이 알파맘을 지향하든 베타맘을 지향하든 그것은 능력의 문제도 최선/차선의 문제도 아닌 성격의 문제, 즉 다양성의 문제인 것이다.

 

나는 이 알파맘-베타맘 논쟁 속에서 한 가지 희망을 본다. 엄마의 역할 매김이 다양해 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엄마들은 아이를 아이비리그에 보내고 싶으면 어릴 때부터 포트폴리오를 구상해 한가지씩 준비해 가야한다는 것도 알고, 반대로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산촌 유학을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육아는 어차피 확률을 높여주는 데 지나지 않는다. 부모가 어떤 노력을 해도 아이는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그저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편하고 좋은 길로 아이들이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나씩 하나씩 확률을 높여주고 있는 것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엄마들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 더구나 그 속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선택에 대해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말고, 다양함 그 자체로 존중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점점 더 다양해지는 Parenting(육아)의 방법, 부모의 사고가 유연해져야 한다.

 

                        <"미국 8학군 페어팩스의 열성부모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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